2015.02.08 18:17

분노와 용서 - 최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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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와 용서

 

 

최 청 원

내과 전문의

 

 

바하 캘리포니아 12시간의 장거리 운전 후는 몸이 지친다. 전에는 다음날의 달콤한 휴식으로 피로가 항상 회복되었으나 요번은 아니, 어떻게 두 번씩이나 생명의 위험까지?’하는 분노에 피로가 풀릴 줄을 모른다. 부당한 피해와 생명의 위험성까지 있었던 것이 억울하고 분했던 것이다.

 

항상 해온 출발 전날 차량 점검시 트럭의 미세한 흔들리는 승차감에 김 선생님의 단골 차량 정비소를 찾아갔다.

그는 의료봉사에 쓰이는 차량의 점검, 기구 수리 등을 16년간 무료로 말없이 맡아 주었다. 내가 못하는 커다란 짐을 걸머지었던 봉사의 공로자이다.

금년 은퇴는 했으나 그간의 인연으로 지금도 좋은 이웃으로 신실하고 과묵한 사람이다.

 

그의 직원 칼로스에게 자세한 점검을 부탁했다. 점검 결과는 장거리 운전에 아무 이상 없을 것이란다.

아침에 재차 확인 후 405 고속도로에서 달린지 한시간만에 뒷바퀴가 찢어져 나갔다. 다행이 뒤에 달린 무거운 트레일러 덕분에 차량 전복은 면했다.

 

스페어타이어로 갈고 다시 달리는 도중 30분만에 앞바퀴가 또 찢어져 나갔다. 이제는 스페어타이어도 없다. 특수 토잉 트럭에 끌려 특수 트럭 타이어를 파는 가게를 우여곡절 끝에 겨우 찾아 바퀴 4개를 동일종으로 다 바꾸어야만 했다.

 

원인은 승용차와는 달리 트럭 타이어 교체 시엔 전기 드릴로 나사를 조인 후, 팔힘으로 재차 꼭 조여야한다는 원칙을 모른 것이다. 덜 조여진 나사로 인한 타이어의 흔들림이 찢어지는 이유였다.

 

일전의 다른 사고건과 같이 떠올라 분노를 가중시키고 있었다.

일전에 용접에 대한 경험 부족으로, 힛치(트레일러와 트럭을 연결시키는 쇠붙이)에 나사를 박은 후 용접을 해야 하는 것을 그냥 용접만 해서 트럭 본체와 트레일러가 복잡한 저녁 405 고속도로 선상에서 달리는 도중 떨어져나가 불꽃을 튀기며 각각 질주를 계속하여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 하였었다.

 

다음날, 정비공장 앞에서는 밸리 몇몇 사람들이 김선생님을 세워놓고 너의 경험 부족으로 용접을 제대로 못해 사고가 나 Dr. 최가 파산당할 뻔 하고 생명도 위험할 뻔 했다라는 말에 김선생님은 고개만 떨구고 있었다.

이들에게 당돌하게 말을 꺼냈다. “우리 주위에는 한번도 도움은커녕 눈길도 안주던 사람들은 아무 말도 안 듣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었던 사람은 도와주는 과정 중에 전부는 만족을 다는 시켜줄 수 없는 속성상 결국은 비난을 받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누가 진실한 나의 이웃입니까?”에 주위 사람들은 입을 다물었다.

 

그런데 요번은 분노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첫 번 사고 때와는 달리 계속되는 분노 속에 마크 트웨인의 말이 떠올랐다. “분노란 산(acid)과 같아서 쏟아부은 곳보다 담아둔 그릇에 더 큰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라는 말과 이에 용서라는 해결책이 있다는 것을 기억한다.

이를 위해서는 나의 내면과 대화부터 시작하여야 한다. 무료로 아까운 시간을 내어 도와주는 선한 사마리아인으로만 기억하자.

 

씨앗을 골라 물주기라는 말에서 우리 마음을 밭에 비유한다. 그 밭에는 기쁨, 사랑, 즐거움, 감사 같은 긍정적인 씨앗과 부정적인 씨앗의 미움, 부정, 짜증, 분노 같은 것이 있다. 골라서 긍정의 씨앗에 물을 주기 위하여서는 마음의 정지 작업으로 자기 암시와 명상을 통해 분노를 해체시킬 우리의 에고(ego)를 제거하는 것이다. 그 후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도움될 행동부터 시작한다.

 

칼로스에게 만나자고 전화를 했다. 유명했던 밴나이스 도넛 한 상자를 사들었다. 죄송한 마음에 고개를 떨구고 있는 칼로스에게

사고는 터졌으나 큰 피해는 없었다. 앞으로 차량 점검에 더욱 신경을 써주기를 바란다. 너는 최선을 다한 것을 알고 있다. 이 감사의 도넛 한 상자를 맛있게 먹고 도넛이 다 없어질 때부터 새로운 다시 시작이다.”

 

고개를 든 그의 얼굴엔 환한 미소가 퍼졌다.

놀라운 일은 그 순간, 나의 분노가 동시에 눈 녹듯이 녹고 마음이 한없이 자유로워짐을 느꼈다. 그 후, 수년간 칼로스는 변함없이 철두철미하게 차량 점검과 수리를 해주었다.

 

큰 교훈을 터득했다. 용서로 치유 받는 최초의, 유일한 사람은 바로 용서하는 자이고, 용서에는 치유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한해가 저물고 있다. 한해의 수레바퀴를 또 돌렸다. 어찌 흙탕물을 한 방울도 우리 몸과 주위에 튀기지 않을 수 있을까? 흙탕물이 한해가 가기 전 용서로 다 씻겨질 수 있다면, 우리 마음의 창고 속에는 아름다운 추억과 정겨운 사람들만 남게 될 것이다.

 

용서는 신과 사랑과 행복에 이르는 징검다리라고 했다. 이 연말에 서로의 용서로 내년의 사랑과 행복과 신에 연결될 힛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 속에 금년 12월의 달력을 떼어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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