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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행복을 찾는 사람들

 

장 소 현

극작가, 시인

 

봄입니다. 싱그러운 초록색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우리네 삶도 그렇게 늘 푸르르고 싱그러웠으면 좋겠습니다. 봄은 왔는데 봄 같지 않은(春來不似春) 요즈음이라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드는 모양입니다.

휘게(hygge), 욜로(YOLO)이런 낱말 들어보셨죠? 어지러운 현실에서 평화와 행복을 찾고 싶은 사람들이 바라는 삶의 방식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흐름들입니다.

휘게(hygge)는 덴마크 사람들의 삶의 태도인 슬로 라이프를 뜻하는데, 웰빙이 개인 중심이라면 휘게는 누군가 함께하는 소박한 행복 누리는 것입니다. 영국 사전출판사 콜린스가 2016년의 단어로 브렉시트, 트럼피즘(트럼프 열풍)에 이어 휘게를 3위로 꼽았을 정도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트렌드 분석 전문가들도 휘게를 올해의 중요한 키워드로 꼽는다는군요.

욜로(YOLO)‘You Only Live Once’라는 문장을 줄인 약자로한 번뿐인 인생이란 뜻으로, 2017년 트렌드에서 가장 중요하게 언급되는 키워드 중 하나라고 합니다. 한동안 유행했던 카르페 디엠(Carpe Diem, 지금 살고 있는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뜻의 라틴어)이 삶의 태도라면, 욜로는 소비적 라이프스타일의 구체적인 실천이라고 하는군요.

한국에서도 내 집 마련이나 노후 준비보다 지금 당장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취미, 자기계발 등에 돈을 아낌없이 쓰는 욜로족 젊은이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세상이 바뀌고 있는 겁니다.

 

휘게, 새로운 삶의 기준

휘게가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으는 것은 불황과 저성장의 기조가 만연한 현실에서 현대인들에게 새로운숨 쉴 곳을 제안하기 때문입니다.

휘게란 덴마크어로 편안함, 따뜻함, 안락함을 뜻하는 단어로, 함께한다는 느낌, 평등, 화목, 따스함을 포함하여,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또는 혼자서 보내는 소박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의미한답니다.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만족하는 마음, 물질에 얽매이지 않고 단순하게 사는 기쁨, 이런 것들이 다 휘게에 포함된다고 하는군요.

따뜻한 차를 마시는 것, 촛불을 켜고 그 순간의 아늑함을 만끽하는 것 같은 구체적인 장면이 휘게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때론 사람들과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밥을 먹는 것 자체가 휘게가 되기도 한다는 설명입니다.

가장 행복한 나라로 꼽히는 덴마크 사람들의 생각이라니, 구체적으로 자세히 살펴볼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늘 팍팍하고 시간에 쫓기는 이민생활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좋은 지혜가 될 수도 있겠지요.

<덴마크 행복연구소>가 추천하는 <휘게 10계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분위기: 조명을 낮추고 양초 등으로 부드러운 분위기를 형성한다.

2) 지금 이 순간: 휴대전화를 끄고 현재에 충실한다.

3) 달콤한 음식: 초콜릿, 쿠키, 케이크는 마음을 여유롭게 한다.

4) 평등: 나보다는우리가 우선이 돼서 무언가를 함께 한다.

5) 감사: 만끽하라. 오늘이 인생 최고의 날일지도 모른다.

6) 조화: 우리는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 당신이 무엇을 성취했든 뽐낼 필요 없다.

7) 편안함: 휴식을 취하고 편안함을 느낀다. 긴장을 풀고 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8) 휴전: 감정 소모는 그만. 논쟁은 다음으로 미뤄보자.

9) 화목: 추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관계를 다져보자.

10) 보금자리: 보금자리는 당신의 세계이자 평화롭고 안전한 장소임을 인식한다.

 

따지고 보면 전혀 새로운 것도 아니고, 실천하기 어려운 것도 아니네요. 이미 잘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한 것들이네요.

그런데, 이처럼 뻔한 생활방식이 새삼스럽게 관심을 모으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그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건강과 먹고사는 일에 초점을 맞췄던 웰빙, 최근까지 큰 인기를 끌었던 미니멀 라이프가 실용적인 일상생활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쪽이었다면, 휘게 열풍은 좀 더 철학적입니다.

<휘게 라이프, 편안하게 함께 따뜻하게>의 저자이자 <덴마크 행복연구소> CEO 마이크 비킹은 휘게 열풍의 원인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국내총생산(GDP)으로만 사회 수준과 삶의 질을 평가하는 자본주의적 패러다임에 대한 불만이 역으로 터져나온 것이다.

덴마크는 물가가 높고 날씨도 궂지만, 늘 가장 살기 좋고 행복한 나라로 꼽힌다. 그 이유는 바로 삶의 행복의 기준을 관계, 따스함, 친밀함, 평등함에서 찾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최근 몇 세대에 걸쳐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뤄왔지만, 일과 생활의 균형이 맞지 않고, 삶의 질이 낮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제 삶의 질에 집중해야 할 때다.”

그러니까, 물질만능주의, 우리에게 닥친 불황의 깊은 골,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젊은 층들이 휘게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우리는 보통 더 좋은 것을 보고, 더 맛있는 것을 먹을 때 즐거움을 느낀다고 생각하지만, 휘게는 이와 정반대의 것을 추구합니다. 일상의 행복을 추구하면서 편안함을 얻고, 타인과 공존하는 것을 제1의 목표로 삼는 것이죠.

실제로 덴마크의 <행복연구소>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일반인 약 4000명을 대상으로 전날 행한 각각의 활동으로부터 느낀 행복함의 정도를 점수로 매기도록 한 결과, 사람들은 아이들과 놀거나, 스포츠 경기를 보는 것, 음악을 듣는 등의 일상적인 상황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휘게족이 추구하는 행복은 밝고 경쾌한 기쁨보다는 편안한 상태를 뜻하는 안녕(安寧)에 가깝습니다. 우리 삶이 지쳐갈수록 휘게 라이프는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합니다.

 

욜로, 한 번뿐인 인생

디플레이션 시대로 접어들며 새로운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는 욜로는 한 번뿐인 인생이니 현재를 충분히 즐기면서 후회 없이 잘 살자는 의미입니다.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사고 싶은 물건 지금 사세요와 같은 단순히 충동적인 의미가 아니라, 후회 없이 즐기고 사랑하고 배우라는 삶의 철학이자, 본인의 이상향을 향한 실천을 중시하는 트렌드라는 말입니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 행복한 내일을 기대하며 장밋빛 미래를 고대하던 시기는 지났다고 생각하며, 무한 경쟁의 시대에서 미래를 향한 기대를 접은 현대인들이 부르짖는 절망의 외침인 동시에,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려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담은 희망의 주문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서, 욜로 라이프를 현실이 어렵고 미래도 불투명하다 보니 그냥 오늘만 즐기며 흥청망청 사는 것으로 단정 짓는 것은 심각한 오해라는 겁니다. 막 살자는 것도 아니고, 미래 대비 없이 오늘을 흥청망청하자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죠.

욜로 라이프를 누리는 이들을 <투데이(Today)>이라 부르기도 한답니다. 투데이족은 하루하루에 충실하며, 최선을 다해 하루를 살며 그날 누릴 행복을 그날 채웁니다. 막연히 미래에 행복이 올 거란 뜬구름 같은 생각 대신, 구체적인 행복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인 겁니다.

물론, 기성세대들이 보기에는 욜로 라이프나 투데이족이 어쩐지 불안하게 느껴집니다. 기성세대는 현재보다는 미래만 보며, 미래를 위해 오늘의 즐거움이나 행복은 잠시 포기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며 살아왔지요. 돈 많이 벌어 부자가 되는 걸 행복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기도 했고, 그러는 동안 물질만능주의가 자리 잡았고, 빈부격차가 커졌습니다. 그러는 동안 과연 이게 행복한 삶일까? 라는 의문이 생긴 겁니다.

우리가 욜로 라이프와 투데이족에 주목하는 건 물질만능주의에서 벗어나, 오늘의 행복이자 사람과의 관계에서의 즐거움을 찾자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좀 덜 벌더라도 좀 더 잘 살자는 것이죠.

<날카로운 상상력연구소> 김용섭 소장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오늘을 충실히 살다 보면 내일도 충실해질 수 있다. 오늘의 행복을 찾으면 내일도 행복할 수 있다. 내일이 막연한 미래라면, 눈앞의 오늘은 구체적 현실이다.

작은 것에서 행복을 찾고, 일상에서 즐거움을 찾는 게 바로 욜로의 출발이다. 단 한 번뿐인 인생, 각자 자신만의 인생을 살 필요가 있다는 자각이 바로 욜로다. 그동안 남들과 비슷하게 살아왔다면 이젠 각자의 관심사에 시간도 쏟고, 각자의 인생관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다. 남과의 비교를 통해 스스로 불행을 자처하지 말고, 자기만의 인생을 살자는 것이다.”

 

진정한 행복이란 과연 어떤 것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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