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완 견
정병규 / 광고디자이너 , 소설가
개만큼 사람을 잘 따르고 지능이 높은 동물은 없다. 사람으로 태어났어야 하는데 전생에 무슨 나쁜 짓을 해서 개로 태어 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주인을 낳아준 어미로 여기고 배신을 하지 않으며 죽을 때까지 충성을 다 한다. 사람들이 남을 욕할 때 개 같은 놈이라 하지만 그 말은 오히려 칭찬이지 욕이 아니다. 개의 본능인지는 모르지만 그 충직한 삶은 우리 인간들이 배워야 할 점이다.
우리가 어릴 때는 아파트가 아니고 마당있는 집이여서 집집마다 개를 키웠다. 그때에는 똥개라 불리는 한국 토종개와 진돗개뿐 이었다. 온 동네를 친구 개들과 놀러 다니면서 먹고 자는 것은 꼭 자기 집에서 해결을 한다. 그래서 개 팔자가 상팔자라는 말이 나왔다. 창피스런 사실이지만 그 시대는 애완견이 아니라 못살아서 식용이나 팔려고 키웠다.
요즈음 한국에는 지구상의 있는 모든 개들이 다 모여 살고 있는 것
같다. 어떤 연유에서든지 사람들이 외국에서 데리고 들어 왔으니 타국살이를 하는 개들이다. 동물들은 털이 옷인데도 옷을 입히고 장식을 달고 잘 먹여서 비만으로도 만든다. 자기만족을 위해 개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는다. 숫놈은 거세를 시키고 암놈은 임신을 못하는 수술을 시킨다. 사람들이 어떤 짓을 해도 개들은 순순히 받아드리고 복종을 한다. 개 입장에서 보면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불가항력이다.
개들도 그들의 삶이 있을 진대 자연의 섭리를 그르치며 사는 것이 행복할까? 마음대로 뛰어다니며 동족들과 친구가 되어 새끼를 낳고 살기를 원하는 것은 아닐까. 개들에게 물어 볼 수도 여론 조사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외로운 인간 생활의 좋은 동반자인 것은 확실하지만 동물은 동물답게 살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개들은 바깥에서 뛰어 노는 것을 좋아하는데 더러워진다고 못나가게 하고 외출시에는 자동차 앞좌석에 턱하니 앉힌다. 어떤 여자들은 데이트 할 때도 핸드백처럼 안고 다닌다.
개 카페도 생겼고 개 미용실, 애견삽도 많다. 그 만큼 애견 인구가 늘었다는 이야기다. 개들도 현대에 살아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지 동물병원도 잘된다고 한다.
우리가 어릴 적에는 학교가 끝나면 개와 함께 산과 들로 뛰어 다니며 즐겁게 놀았다. 잘은 모르지만 자연과 인간, 개들이 서로 어울려 살았기에 개들도 건강했다고 생각된다. 자녀들에게 공부하라고 잔소리하며 과잉보호 하듯이 개까지 인간적인 사고로 너무 구속을 하는 것이 아닌지 한번 쯤 생각해 보아야 할 일 이다.
이제는 개들이 죽으면 묻어주는 묘소까지 있어 개들의 생도 추모한다고 하니까 개도 인간 못지않다. 방안에 갇혀 사람에게 안겨서만 살았던 삶이 과연 행복했을까? 혹시, 총각 처녀로 죽은 것을 후회는 안 하는지. 인간적인 잣대로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지만 개 아니질 않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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