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러셀 크로우 주연의‘뷰티풀 마인드’라는 헐리우드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거머쥐며 히트를 한 적이 있다. 게임이론의 대가인 수학자 존 내쉬의 전기적 영화였다.
그 후, 게임 이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수학뿐만 아니라 경제학, 정치학, 법학 등 사회 과학으로 널리 응용되었기 때문이다. 경제 행동 분석에 아주 유용한 이론으로 여러 영역에서 적용되었다. 게임 이론으로 부동산 상황을 설명할 수 있고 또 미래도 예측을 할 수 있으니 대단한 이론이다.
게임 이론이란 서로의 경쟁 주체가 상대의 대처 행동을 살피면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효과적이며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행동을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이론이다. 즉 다른 사람이 어떤 전략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좌우되기에 상대방의 전략 선택에 따라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결정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부동산 매매 과정을 한 예로 들어보자. 만약 복수 오퍼를 받았다면, 셀러는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여러 바이어를 대상으로 복수 오퍼를 선택한다. 이때 복수 오퍼의 내용과 방법에 따라 바이어 또한 자기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을 선택한다. 이런 경제 행동이 마치 게임을 하는 것과 같다. 잘못된 전략 선택으로 바이어를 놓칠 수 있고 반면 적정한 선택으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셀러/바이어의 관계는 종종 제로섬(zero sum) 관계로 설명한다. 셀러가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팔면 그 내린 가격만큼 바이어가 이익을 보고 반대로 셀러가 높은 가격으로 팔면 그만큼 바이어가 손해를 본다는 이론이다. 하지만 이런 적용은 매우 단편적이다. 바이어와 셀러 각자가 갖고 있는 우선순위가 서로 다를 수 있고 복잡하다. 셀러가 낮은 가격으로 팔더라도 빨리 팔려 타주로 이사로 가는 것이 원하는 전략이고 그에게 이익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바이어가 시세보다 약간 높은 가격이라도 다른 요인으로 구매를 선택할 수 있다. 즉 제로섬 관계로 온전히 설명할 수 없는 것이 부동산 매매 과정이다. 그러므로 상대방과의 소통으로 서로의 이익을 위해 협동할 수 있는 윈윈(win-win) 게임을 선택할 수 있다. 그래서 셀러든 바이어든 에이전트를 고용하여 양 주체가 서로 소통을 하면서 제로섬 게임이 아닌 서로 이익이 되는 전략을 펼쳐나가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불확실성이 높아져 경제 및 주택 시장이 붕괴하여 가격 폭락이 일어날 것이라는 근거가 부족한 예측도 있다. 이로 인해 여러 바이어가 너무 낮은 오퍼를 넣는 잘못된 전략을 선택한다. 게임 이론으로 보면 셀러는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을 선택하므로 위와 같은 생각을 하는 바이어와의 딜이 성사될 수 없다.
그러므로 서로의 경쟁 주체가 시장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셀러는 코로나 시대에 어떻게 창의적 마케팅을 할 것인가를 연구하고 바이어는 현재 시장의 상황에 맞게 억측이 아닌 이성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우리는 지난 몇 달 동안 제로섬 사회의 민낯을 보았다. 소비자 자신(나)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휴지나 소독제 같은 물품을 사재기하였다. 그 사재기한 만큼 다른 소비자(나의 이웃)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공동 협력의 희망을 보았다. 여기저기에서 창의적인 젊은이들이 웹사이트를 통해 서로 필요한 물품들을 공유하고 교환하는 앱을 만들어 협력을 하였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이익을 극대화함으로 사회 전체가 무너질 수 있었다. 하지만 사회가 더욱 복잡하고 전문화되고 상호 의존적이 되어 감에 따라 사회는 점점 더 非제로섬 게임이 필요해진다. 서로의 이익을 위해 협력하는 비제로섬 사회가 우리 모두 희망이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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