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 - 현악 4중주곡 제13번 A단조 “로자문데” -<밸리클래식음악 동호회> 윤종화 회장-

by Valley_News posted Jul 0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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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베르트는 현악 4중주곡 제13번(로자문데)을 1824년 2월고 3월 사이에 작곡했습니다. 이즈음에 현악 4중주곡“죽음과 소녀”도 작곡되었다고 합니다.

   슈베르트는 1824년을 시작으로 실내악곡을 작곡하였는데, 현악 4중주곡 A, D 단조, 8중주곡, Grand Duo 및 우리 귀에 익은 알르페지오네 Arpeggione 소나타 등을 작곡하였습니다

      슈베르트는, 이 현악 4중주곡 작곡 1년 전인“미완성교향곡”을 발표한 이듬해, 즉 26세가 되는 1823년에 희곡 "키프로스의 여왕 Princess of Cyprus 로자문데"에 곡을 붙여 작곡하였습니다. 

   꿈을 꾸게 하는 듯이 로맨틱하고 아름다움이 넘치는 이 곡은, 슈베르트 작품 중에서도 서정성에 있어서는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됩니다. 

   그러나 불과 5일 동안 작곡하여 초연된 이 작품이 실패로 끝나게 되자, 슈베르트는 이 곡의 악보를 깊숙한 곳에 놓아둔 채 연주를 꺼렸다고 전해집니다. 슈베르트가 세상을 떠나고, 40여 년쯤 후에 슈만 Schumann이 악보를 발견하여 1867년 그로보아와 설리반 George Grove and Arthur Sullivan에 의해 온 세상에 이 곡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슈베르트는 “로자문데”를 위해 간주곡과 발레곡을 포함해서 총 10곡을 작곡하였습니다.

   이중에도 서곡, 간주곡, 합창곡 및 무용곡이 유명하며 특히 제2막 간주곡 3번은 주선율이 너무나 아름다워서인지 슈베르트는 나중에, 오늘 소개해 드리는, 현악 4중주곡 A단조“로자문데”에 2악장으로 그리고 피노 즉흥곡 142번의 3악장에 이 선율을 사용하였습니다.   

   슈베르트가 이 곡을 작곡할 즈음에도 악화한 건강으로 고통 속에서 비관적인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1824년 친구인 화가 쿠펠바이저 Leopold Kupelwieser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의 심정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 편지에서는 슈베르트 자신의 건강이 회복될 조짐이 부이지 않아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며, 희망과 꿈이 사라져가고 있다고 그의 절망에 가득 찬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작곡에 대한 열정은 꺼지지 않았으며, 여러 곡의 실내악곡을 작곡하는 길을 통해 규모가 큰 교향곡을 작곡하고 싶은 열망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로자문데 4중주곡은 이 곡을 작곡할 때의 슈베르트 마음을 잘 나타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멜로디에서 흐르는 서정적인 아름다움의 극치는, 건강을 회복하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슈베르트의 간절한 소망으로 느껴집니다. 그러나 그 서정적인 아름다운 속에서 처절한 슬픔이 느껴짐은, 나날로 나빠지는 건강으로 인해 가혹한 운명 앞에서 선 슈베르트의 모습이“성냥팔이 소녀”의 환상같이 느껴집니다. 

   죽음을 예견하였는지는 몰라도 같은 시기에 작곡한 현악 4중주곡“죽음과 소녀”(죽음의 사지가 병상에 있는 소녀를 달래서 데려가는 내용)을 작곡한 슈베르트의 마음에서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음속에 긴 여운을 남기는, 이 곡은, 몇 번 듣기만 하여도 자신도 모르게 멜로디를 읊게 되는 따뜻하고 서정적인 아름다운 현악 4중주곡입니다.

     수은주가 99도를 가리키네요. 만약 제가 “옆집 아들은 네 나이에 좋은 대학 들어갔는데, 너는 이렇게 공부 안 하면 어떡하냐”고 아들에게 핀잔을 주면, 아들은 “슈베르트는 20대에 벌써 수많은 불후의 명곡을 작곡했는데, 아빠는 20대에 무엇을. . .“. 이런 일이 벌어지면 안 되겠지요.

   불과 30대의 생애에 클래식 음악의 큰 획을 그은 천재 음악가 슈베르트 음악을 감사한 마음으로 듣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 나이에, 이런 곡을 작곡할 수 있었는지,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냉커피 한잔과 더불어 정말 때가 묻지 않은, 그러나 악보를 손으로 짜면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슈베르트 마음을 가슴 깊이 느껴보시기를…

 

슈베르트.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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