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여정을 통해 배우는 인내와 성장 -<밸리주하나교회> 이태훈 목사 -

by Valley_News posted Jul 0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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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 최초의 범죄는 가인이 자신의 동생 아벨을 죽이면서 일어난 살인입니다. 가인이 살인죄를 저지른 결정적 동기는 바로 질투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벨만 칭찬하시는 것을 보고, 자신의 잘못을 돌아보기도 전에 질투심에 눈이 멀어 동생을 죽이고 말았습니다.

   제가 과거에 교회를 개척했을 때 몇몇 사람들이 저를 미워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당시에는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그들은 교회를 개척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제가 교회를 세운 것이 그들에게 시기와 질투를 유발했다고 합니다. 질투하는 당사자만이 그 마음을 알기 때문에,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사울과 다윗의 관계도 이와 같은 질투의 관계였습니다. 사울은 열등감에서 시작된 마음이 시기와 질투로 발전하고, 그것이 강한 미움이 되어 마침내 다윗을 죽이려는 마음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로 인해 다윗은 왕이자 장인인 사울로부터 정확한 이유도 모른 채 험난한 도망자의 세월을 보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 시련의 기간 동안 다윗은 오히려 정금과 같은 신앙의 훈련을 받게 됩니다. 다윗은 쫓기는 생활을 하면서 인생의 동역자들을 만나게 되었고, 나중에 통일 왕국 이스라엘의 기둥이 될 인재들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 괴롭고 힘든 시간이 있었기에 위대한 왕 다윗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반면 사울은 충분한 훈련 기간 없이 급하게 왕이 되었기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타락하고 말았습니다. 다윗은 인생의 황금과도 같은 시기를 도망자로 지냈지만, 그와 동시에 하나님과 항상 동행하셨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인도하심은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습니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상황이 아니라 그 환경 너머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믿고 신뢰하며 나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윗이 도망자 신세로 놉 땅 제사장 아히멜렉에게 갔습니다. 다윗도 쫓기는 신세가 되니 자신도 모르게 점점 무너지면서 아히멜렉에게 사울이 자신을 보냈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원래 다윗은 늘 하나님과 동행하며 아름다운 삶을 살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도망자가 되어 쫓기는 상황이 되니 너무나 급한 나머지 거짓말을 한 것입니다. 극한 상황이 닥치면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라도 어려운 일은 어렵습니다. 이런 때에 안타까운 것은, 그런 상황에 처음부터 하나님께 믿음으로 나아가 위로와 치유를 경험할 수 있는 데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보통은 하나님을 원망하며 불평합니다.

   하나님께 서운하고 불평한 적이 저를 포함해 누구나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 우리가 본받을 사람은 바로 다윗입니다. 다윗은 우리보다 훨씬 더 힘든 상황, 즉 누군가가 자신을 죽이려고 쫓아오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는 수많은 위기를 넘기며 쫓기는 삶을 살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파괴되거나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순간적으로 넘어진 적은 있었지만, 결국 그는 더욱 성숙해졌고 그의 삶은 풍성해졌습니다.

   다윗이 하나님께 서운해하고 낙심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그는 모든 것을 하나님께 가지고 나아갔습니다. 시편을 보면 다윗이 하나님께 울부짖는 기도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어려움을 당했을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한 가지입니다. 아무리 괴로워도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우리의 괴로움을 울부짖어야 합니다. 보통은 주변 사람에게 내 어려움을 토로하지만, 그것이 궁극적인 해결책은 아닙니다. 결정적으로 우리는 하나님 앞에 나아가 우리의 괴로움을 쏟아내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결코 패배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숙해질 수 있고, 다윗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다윗은 놀라며 물어보는 아히멜렉에게 먹을 것을 요청하고, 거룩한 떡을 얻어먹으면서 “여기 성소에 창이나 칼은 없습니까?”라고 묻습니다. 다윗은 성소에서 말도 안 되는 물건을 찾고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히멜렉이 칼 한 자루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 칼은 다름 아닌 다윗이 싸워 이겼던 골리앗의 칼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골리앗의 칼이라면 어린 다윗이 전리품으로 가져와 왕궁에 전시할 법한 물건인데, 성소에 있었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입니다. 다윗이 아히멜렉으로부터 골리앗의 칼을 받으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다윗은 그 칼을 보면서 하나님을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 옛날 무시무시한 골리앗 앞에 담대히 나아갔고, 그 큰 칼을 가지고 나아오던 골리앗을 물맷돌 하나로 간단히 쓰러뜨렸던 그 순간을 떠올렸을 것입니다. 다윗은 그 승리가 자신의 힘이 아닌 하나님의 역사였음을 누구보다 잘 알았습니다. 바로 지금 하나님께서 다윗의 손에 그 칼을 쥐여주신 것입니다. 그 칼을 주시면서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다윗아, 내가 너를 버린 것이 아니다. 내가 너와 함께하고 있다. 네가 골리앗을 물리쳤을 때 내가 함께 했던 것처럼, 지금도 나는 너와 함께 있다.” 그러한 하나님의 음성을 다윗이 골리앗의 칼을 통해 받게 된 것입니다.

   우리도 쫓기듯 힘들게 살아가는 삶 속에서, 이전에 우리에게 의미 있었던 물건을 보게 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우연히 보게 된 것이 아닙니다. 그때 함께 하셨던 하나님께서 지금도 나와 함께 하고 계신다는 증거를 보여주시는 것입니다. 그것이 물건일 수도 있고, 기억일 수도 있지만, 그것을 다시 보게 될 때 ‘하나님이 그때 나와 함께 해주셨던 것처럼 지금도 함께 하고 계시는구나’라고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다윗처럼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당하는 억울한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더 큰 일을 맡기시기 위해 우리를 훈련시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가 꼭 해야 할 일은 하나님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예배와 기도와 말씀을 포기하지 않으며 지금도 나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느끼며 훈련을 통해 성장하는 그리스도인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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