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시> 사진 김인경/ 시 장소현
2025.11.01 11:17

사진 김인경
< 잎새의 물길 씩씩한 실핏줄>
- 시 장소현-
생명 살리는 물줄기는
땅속 잔뿌리 끝에서
가는 가지 끝까지 잎맥 구석구석까지
멀고 먼 길
한 마디 불평도 없이
비 한 방울 안 내리는 사막에서도
푸르른 삶 이어가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사람 핏줄의 총 길이는 3만리, 지구 둘레를
3바퀴나 도는 머나먼 거리, 엄마 찾아 삼만리.
그 길고 긴 핏줄을 따라 피가
몸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46초.
나무의 핏줄은 얼마나 길까?
물은 얼마나 긴 여행을 하는 걸까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팍팍한 세월
내 마음 바싹 말라 바스라질 때
어디서 물 길어올려야 하는 걸까
어디서…?
따스한 눈길로 자세히 보면
작은 잎사귀 구석구석 촘촘히
실핏줄 실핏줄 씩씩한 실핏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