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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김인경

 

 

           < 잎새의 물길 씩씩한 실핏줄> 

 

                                               - 시  장소현-

 

생명 살리는 물줄기는 

땅속 잔뿌리 끝에서

가는 가지 끝까지 잎맥 구석구석까지

멀고 먼 길 

한 마디 불평도 없이

 

비 한 방울 안 내리는 사막에서도

푸르른 삶 이어가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사람 핏줄의 총 길이는 3만리, 지구 둘레를

3바퀴나 도는 머나먼 거리, 엄마 찾아 삼만리.

그 길고 긴 핏줄을 따라 피가

몸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46초.

 

나무의 핏줄은 얼마나 길까?

물은 얼마나 긴 여행을 하는 걸까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팍팍한 세월

내 마음 바싹 말라 바스라질 때

어디서 물 길어올려야 하는 걸까

어디서…?

 

따스한 눈길로 자세히 보면

작은 잎사귀 구석구석 촘촘히

실핏줄 실핏줄 씩씩한 실핏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