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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군가 대화에 끼고 싶어하는 것을 쉽게 알아챌 수 있다.”

“나는 내가 쉽게 이해하는 것을 다른 사람이 즉시 이해하지 못할 때, 그 사람에게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나는 다른 사람을 돌보는 것을 정말로 좋아한다.”

“나는 사람들과 함께해야 하는 상황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사람들은 내가 무엇인가 논의할 때 자기 주장이 너무 지나치다고 종종 이야기한다.”

   위의 질문들은 영국의 임상심리학자인 사이먼 배런코언(Simon Baron-Cohen) 케임브리지대 정신병리학 교수가 개발한 ‘공감지수(Empathy Quotient, EQ)’ 측정 문항들이다. 배런코인은 성인용 공감지수 측정을 위해 40개 문항을 개발하였는데 위 질문은 그 중 다섯 개의 문항이다. 일반적으로 공감지수는 여성이 남성보다 5점 정도 높다고 하는데, 여성의 평균 공감지수는 47점, 남성의 평균공감지수는 42점이다.

   이런 공감지수는 자폐증(자폐장애, Autism)의 진단 과정에서 개발되기 시작했다. 자폐증의 중요한 증상 중 하나가 공감능력 결여이기 때문이다. 배런코언은 자폐증 아동은 마음 이론(Theory of Mind) 상의 발달이 늦다는 걸 학계에 최초로 보고했다. 이를 바탕으로 자폐증 아동들이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게끔 가르치는 교육용 소프트웨어와 책자를 개발하기도 했다.

   그는 영국 캠브리지대 자폐연구센터에 근무하는 동료들과 함께 자폐증 스펙트럼 지수 (Autism Spectrum Quotient, AQ)도 개발했다. AQ는 평균 지능의 성인들이 자폐 스펙트럼 증상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것으로 목표로 하는데, 모두 50개의 문항으로 이뤄져 있다. 최근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AQ 버전도 출판되었다. 이 질문들은 자폐증 스펙트럼과 관련된 5가지 영역을 다룬다. 사회적 기술, 의사소통 기술, 상상력, 주의력, 변화에 대한 대응이 그것이다. 점수가 높을수록 자폐증 성향이 많다는 것이 된다.

   AQ는 진단검사는 아니지만 그 결과를 보면 상당히 흥미 있는 부분들이 있다. 정상대조군의 평균 점수는 16.4였으며, 남성(17점)이 여성(15점)보다 약간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런데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진단받은 성인의 80%가 32점 이상을 얻었고 대조군은 2%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32점 이상의 점수를 “임상적으로 유의한 수준의 자폐적 특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인용했다. 이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자가진단에 많이 쓰이지만 진단용은 아니다. 그는 높은 점수를 받고 일상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은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배런코언은 이런 자신의 연구들을 바탕으로 아이작 뉴턴과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자폐증적 특성을 보였다는 견해를 제시한 바 있다.

   AQ를 연구한 학자들 중에서 영국 리즈베켓 (Leeds Beckett)대 문화학 강사인 제임스 맥그래스 (James McGrath)의 분석이 독특하다. 그는 자폐증 스펙트럼 지수를 비판적 시각으로 접근하면서도 수학에 관심을 보이면 점수가 오르고 문학이나 예술에 관심을 보이면 점수가 떨어진다고 했다.

   아무튼 자폐증에서는 수학, 과학에 재능을 보이는 경우들이 많다. 실제로 영국 케임브리지대 학생들과 영국 수학올림피아드 수상자 16명을 대상으로 수학 및 과학 분야의 재능과 자폐증 스펙트럼과 관련된 특성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AQ가 시행됐다. 수학, 이과 및 공대생은 평균 21.8점, 컴퓨터 과학자는 평균 21.4점 등 상당히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국 수학 올림피아드 우승자들의 평균 점수는 24점으로서 학생들보다 AQ 점수가 더 높았다.

   자폐증을 지닌 사람들의 특출한 재능을 보여주는 영화나 TV 드라마의 내용이 꼭 허구만은 아닌 것 같다. 0.5-10%의 아동 또는 성인이 미술적 감각이나 특출한 신체적 능력, 비범한 암기력을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자폐증과 같이 정신적, 발달적 장애를 지닌 사람들이 일반인 이상의 비범한 능력을 나타내는 것을 서번트 증후군(Savant syndrome)이라고 부른다.

   미국영화 ‘레인맨’에서 천재적인 기억력을 지닌 레이먼드(더스틴 호프만 역),‘포레스트 검프’에서 달리기를 사랑하는 포레스트(톰 행크스 역)가 자폐증을 가진 주인공으로 나왔다. 우리나라 영화 ‘굿닥터’에도 천재 자폐증 의사가 나오며 최근 드라마‘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도 천재 변호사가 등장한다. 이런 영화들을 계기로 자폐증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최근 자폐증의 진단기준을 온전히 만족하지 않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ASD)와의 구분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자폐증은 개인의 특성이 아닌 자폐증을 바라보는 방식과 사고에 의하여 장애로 규정됐다. 이 접근방식은 여타 장애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과 다르지 않다. 이 시각이 바뀌면 좋겠다. 자폐증과 자폐스펙트럼 장애의 차이에 대하여 논의가 이루어 지고 있다는 것은 사회적 시각으로 정상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어느 정도 자폐증의 증상을 적어도 한두 개는 가지고 있다는 뜻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 스스로 위의 다섯 개 공감지수 항목에 대한 답변을 한번 해보자. 우리는 과연 완전한 정상인인가?<*>

 

우영우 변호사.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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