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하는 곡은 바그너의 오페라“로엔그린” 제3막 서곡과 바로 이어지는‘신부의 합창’입니다.

3막 서곡은 2008년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평양에 가서 연주했던 곡 중의 한 곡입니다. 축혼곡인 이 서곡은 힘 있고, 화려하고, 밝고, 폭발할 것 같은 기쁨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신부의 합창’은 바그너 특유의 금관 선율이 웅장하게 감싼, 그 선율 자체만으로도 장엄하고 화려하며, 환상적이며 낭만적입니다. 이 합창은 기악곡으로 편곡되어 우리에게 너무나 귀에 익은 ‘신부행진곡 Bridal March’로 결혼식에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스럽고 아름다운 ‘신부의 합창’은, 엘사의 비극적인 종말로 인해, 축복해야 할 두 사람의 결혼식에 연주되어야 하는지는 각자의 견해에 맡겨야 할 것 같습니다. 

 

   바그너는 젊은 시절부터 중세 전설에 대해 큰 관심이 있었는데, 특히 볼프람 폰 에센바흐 Wolfram von Eschenbach가 중세 전설을 바탕으로 쓴 파르지팔 Parzival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바그너는 파르지팔의 아들인 로엔그린 전설에도 관심이 있었는데, 1845년 괴린 의 로엔그린 garin le Lohengrin을 읽고 마침내 이 작품의 대본에 착수합니다. 집필 과정에서 바그너는 원래는 별개의 이야기였던 기사 텔라문트 Telramund와 부인 오르트루트 Ortrud의 전설을 여기에 포함시켰습니다

 

  “로엔그린”은 1848년에 완성되었는데, 바그너는 1849년 5월 드레스덴 Dresden에 봉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바람에 당국으로부터 수배당하게 되었습니다. 바그너는 단속을 피해 취리히로 피신했으며 “로엔그린”의 공연도 무기한 연기되었습니다. 이때 바그너의 친구이자 후원자였던 리스트 Franz Liszt가 바그너 대신 로엔그린의 공연을 맡게 되었으며, 리스트에 의해 이듬해(1850년) 8월 바이마르 Staatskapelle Weimar에서 초연되었습니다. 당시 바그너는 수배된 상황이라 초연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초연은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바그너가 “로엔그린” 공연을 직접 본 것은 초연 후 무려 12년이나 지난 1862년 빈의 가극장이었습니다. 이때는 벌써 “로엔그린”이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었기 때문에, 극장에 참석한 작곡가를  관객들은 열렬하게 환호했다고 합니다. 

 

   오페라 "로엔그린"의 간략한 줄거리는 10세기 전반 브라반트 Brabant의 왕녀 엘사 Elsa는 남동생 고트프리트 Gottfried을 죽였다 하여 텔라문트 Telramund 백작에게 고소를 당합니다. 이 원죄로부터 그녀를 구하기 위하여 성배의 기사 로엔그린이 나타나 텔라문트를 무찌릅니다. 결백한 몸이 된 엘사는 로엔그린과 결혼하게 되는데 (3막 서곡으로 축혼곡이 연주되고 이어 신부의 합창이 연주됩니다) 로엔그린은 그녀에게 자신의 신원을 묻지 말 것을 조건으로 합니다. 그러나 결혼식 날, 오르트루트 Ortrud의 꼬임에 빠져,  엘사는 금단의 질문을 로엔그린에 하고 맙니다. 로엔그린은 자기는 몬살바트 Munsalvasche의 탑에 모셔 놓은 성배를 수호하는 기사의 한 사람으로, 성배의 왕 파르지팔의 아들 로엔그린 임을 왕과 모든 사람 앞에서 밝히고, 신분이 노출된 이상, 이제는 성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합니다. 타고 온 백조는 마법에서 풀려 엘사의 동생은 다시 사람이 되어 돌아오고, 로엔그린은 비둘기의 인도를 받아 작은 배를 타고 떠납니다. 떠나는 로엔그린을 보며 엘사는 크게 실망하여 죽게 됩니다. 

엘사는 욕심에서 비롯된 한마디 실수로 인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들의 욕심과 연약함을 보는 것 같습니다.

 

   바그너는 “로엔그린”으로 인해 가장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준 루트비히 Ludwig 2세와 만납니다. 어린 시절부터 백조의 기사 이야기에 매료되었던 루트비히 2세는, 백조의 기사 설화를 탁월하게 구현한 바그너의 ‘”로엔그린”에 감동하여, 이후 바그너의 열열한 후원자가 되었습니다. 루트비히 2세는 바그너의 무조건 지지해 주었으며, 반대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바그너를 지원해주어, 바그너는 꿈에 그리던 바이로이트 축제극장 Bayreuth Festival Theatre를 건축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매년 이곳에서 바그너의 음악이 공연되고 있습니다. 

 <*>   문의 chesonghw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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