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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안토니아 브리코(Antonia_Brico, 1902-1989)는 클래식 음악사 최초로 뉴욕필, 베를린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를 지휘한 첫 여성 지휘자다. 1938년 뉴욕필을 최초로 지휘했다. 당시의 모든 청중들은 뉴욕필을 진두지휘한 안토니아 브리코의 모습에 찬사를 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평생 뉴욕필의 정규직 지휘자로 채용되거나 정기적으로 초청받는 지휘자로 인연을 잇지 못했다. 뉴욕필 이외의 어떤 교향악단에서도 그런 제안을 하지 않았다. 그저 이벤트성 무대만 전전하다 세상을 떠났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지휘자의 삶을 제대로 살지 못한 것이다. 왜냐? 그때는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지휘자의 자리에 여성이 오른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 

  그의 전기를 잔잔하게 풀어낸 클래식 음악영화 <더 컨덕터>에 이런 장면이 나온다. 역경을 딛고 뉴욕에서의 데뷔를 준비하던 브리코는 자신의 지휘를 따르지 않던 남성 연주자와 한 판 승부를 가린다. 바로 악장의 스트라디바리우스를 빼앗아 부시려고 위협한 것이다. 인류의 문화유산 중 하나이고, 굉장히 비싸고 대단한 악기인 스트라디바리우스를 공중에 든 채 남성 악장에게 경고하고 공연장을 빠져나간다. 

  “나의 악기는 남성 연주자들입니다. 그런데 당신들이 내 말을 듣지 않으니 나는 연주할 수가 없습니다.”

  그는 음악을 사랑했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남성은 겪지 않아도 될 많은 시련을 겪은 것이죠.

  네덜란드 출신이지만 미국에서 자란 브리코는 1910년 즈음 네덜란드의 한 성당에서 슈바이처 박사가 오르간을 연주하던 날 음악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미국에서 불우한 환경을 딛고 음악 학교입학에 성공하고, 지휘자의 꿈을 꾸기 시작한다. 그리고 엄청난 노력 끝에 성공적인 데뷔를 이룬다.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죽을 때까지 제대로 된 교향악단의 정식 채용을 받지 못했던 브리코… 그가 요즘 세상에 태어났다면? 

   ■ 1904년 미국의 음악가 노조, 여성 가입 절대 불가!

  20세기 초 클래식 음악계는 남성 주도적인 경향이 지배적이었다. 불과 백 년 전만 해도 클래식 음악계는 여성의 진입 자체가 굉장히 어려웠다. 미국의 음악가 노조는 1904년까지 여성 음악가의 가입을 막았다. 20년 후 샌프란시스코 심포니가 5명의 여성 단원을 고용하면서 이러한 분위기가 누그러들기 시작했다. 

  또 1913년 런던에서 최초로 여성 음악가가 오케스트라에 취직했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우리가 익히 잘 아는 뉴욕필의 경우 무려 1966년까지 여성 단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BBC 심포니는 단원의 1/4을 여성 연주자로 채용했는데, 여성 첼리스트의 포즈가 선정적일 수 있다는 이유로 꽤 오랜 세월 동안 남성 첼리스트를 고집했다.

  유명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도 지금까지도 중요한 공연의 경우 여성 연주자의 지명을 하지 않거나 아주 미미하게 하고 있다. 수많은 여성 단체의 항의에“우리는 여성 연주자를 특별히 차별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내놓을 뿐이다. 

   ■ 교향곡은 양보 못 해! 

  남성 지휘자의 강력한 차별에도 불구하고, 지휘자가 되고 싶었던 여성들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다. 

  최초의 여성 지휘자로 기록된 엘프리다 앙드레(1841년 ~1929년)를 선두로 안토니아 브리코, 주디스 소모기, 알마 로제, 잔느 에브라르, 마거릿 힐리스, 나디아 불랑제, 세라 콜드웰, 시안 에드워즈 등 적지 않은 여성 지휘자들이 등장했고,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통해 지휘봉을 잡았다. 

  그러나 그녀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오케스트라와 함께 교향곡을 지휘할 수 없었다. 어렵게 얻은 지휘봉으로 작은 편성의 연주회나 합창 심지어 여성 연주자만으로 구성된 단체를 지휘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무대를 만든 남성들은  이런 심보였을 것이다. 합창이든 실내악이든 지휘하고 싶다면 한 번 해보세요. 그러나 교향곡만큼은 절대로 안 됩니다. 그곳은 오직 남성만의 영역이라고요! 

  안토니아 브리코가 뉴욕필과의 데뷔 무대에서 연주한 작품은 차이콥스키 <로미오와 줄리엣>, 리스트 <메피스토 왈츠> 등이었다. 그녀는 말러의 교향곡을 지휘하고 싶었을 텐데…

  20세기부터 여성 연주자들이 천천히 포디엄에 오르는 데 성공했지만, 원하는 작품을 연주할 수 있는 기회는 여전히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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