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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작곡가에 의해 작곡된 ‘아베 마리아’는 성경에서 천사가 처녀의 몸으로 임신한 마리아에게 나타나 입을 열어“아베 마리아!”라고 인사를 건넵니다. 라틴어로‘아베 (ave)’는‘안녕’이라는 뜻의 인사말입니다. 

   이“아베마리아”에는 처녀인 채로 구세주를 잉태하게 된 당혹감, 자신의 몸으로 낳은 외아들의 참혹한 십자가 고통을 지켜봐야 했던 인간적인 고뇌를 짊어져야만 했던 어머니, 그리고 가브리엘 천사가“은총을 가득히 받은 자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누가 1, 28) 하고 말했을 때 마리아는 몹시 당황하며 도대체 그 인사말이 무슨 뜻일까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지만, 인류를 죄에서 구원하실 예수님을 잉태하신, 이 세상에서 가장 영광스러운 어머니였습니다.

   이런 연유에서인지, 16세기 작곡가인 아르카덜트나 카치니의 ‘아베 마리아’도 유명하지만,  특히 19세기 낭만주의 음악가 중, 리스트, 슈베르트, 구노, 브루크너, 생상스 등의 작곡가들이‘아베마리아’를 작곡하였습니다. 

   그중 구노와 슈베르트 곡이 가장 유명한데, 슈베르트의‘아베 마리아’는 오늘날 구노의‘아베 마리아’와 같은 라틴어 성모송 가사로 불리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나 1825년에 슈베르트가 이 곡을 작곡했을 때 가사로 택한 것은 성모송이 아닌, 스코틀랜드 작가 월터 스콧의 1810년 작 장편 서사시 ‘호수의 아가씨(The Lady of the Lake)’에 나오는‘엘렌의 세 번째 노래’를 독일어로 번역한 가사였습니다.

 “아베 마리아! 자애로우신 성처녀여! 소녀의 기도를 들어 주소서! 당신은 이 험한 땅에서 바치는 기도를 들으시고 절망의 한복판에서 저희를 구해 주실 수 있겠지요. 쫓겨나고 버려지고 모욕당한 저희지만  두려움 없이 잠잘 수 있도록 당신께서 지켜 주소서. 성처녀이신 마리아여, 소녀의 기도를 들어 주소서! 어머니시여, 당신께 간절히 애원하는 자녀의 기도를 들으소서! 아베 마리아!”

   ‘월터 스콧은 이 작품에서, 호수의 작은 섬에 은거 중인 스코틀랜드 공작의 딸 엘렌이, 아버지와 연인의 목숨을 살리려 성모께 간절한 기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이 노래는 슈베르트가 세상을 떠나기 3년 전, 어느 때보다도 가난과 병마에 처절하게 시달리던 스물여덟 살 때 작곡한 것으로, 그 우울하고 절망적인 상황에서 피어난 희망의 선율이 더욱 우리들의 가슴을 저리게 합니다.

   소프라노 조수미씨는 국제무대에 데뷔한 지 20주년을 맞아, 프랑스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독창회 공연이 있었습니다. 그녀에게 이 독창회가 특별했던 것은, 이 공연 날이 그녀의 부친 장례식이 있는  당일이었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티켓은 매진되었고, TV 방영 및 DVD를 위한 녹화가 예정되어 있어 공연을 취소하기에 곤란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녀는 부친의 장례식이 있는 그 시간, 그 어느 때보다도 아름다운 고음의 목소리로 공연을 끝낸 후, 앙코르곡으로 슈베르트의‘아베 마리아’를 부르기 전 “오늘 서울에서는 아버지의 장례식이 있었습니다. 제가 여러분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 옳은 일인지 잘 모르겠지만, 이 곡을 아버지께 바치고 싶습니다. 아버지도 제 노래를 듣고 기뻐하시며, 또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라고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이 노래가 끝난 후 청중들은 모두 일어나 오랫동안 기립박수를 보내며 그녀를 위로했다고 합니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한 사부곡이 되어버린 '아베마리아'의 노래 속에는, 아버지를 구하려는 소녀의 간절한 기도가 곁들어 있어서 조수미가 아버지의 영전에 올려드리는 이 '아베마리아' 는, 평소에 준비하고 있었던 듯 진한 감동을 줍니다. 

   영혼을 울리는 이 아름다운 노래가 어려움 가운데 있는 많은 이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유튜브에서 볼 수 있습니다. <*>    

   문의 chesonghw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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