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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베르트 즉흥곡 작품90, 3번             윤 종 화 <밸리 클래식음악 동호회> 회장

 
     명곡해설_슈베르트.jpg

    2005년 12월 24일 토요일 오후, 제가 다니는 교회에서 청소를 맡아 하시는 분이 발을 다쳐서 돕던 중, 평소 클래식 음악의 단짝이셨던 김 집사님으로부터 지금 무얼 하고 있느냐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김 집사님은 제가 교회에 있음을 듣고는 연휴로 뉴욕에서 돌아온 아들 Hyun과 함께 와서 청소를 돕겠다며 교회로 왔습니다. 
   함께 본당을 청소하던 중, 현이 피아노를 잘 친다는 기억이 나서, 제가 Hyun에게 슈베르트 즉흥곡 작품 90의 3번을 연주할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드디어 아르페지오로 시작되는 아름다운 선율이 본당 가득히 울려 퍼졌습니다. 
   김 집사님과 저는 아름다운 음악에 취하고, 훌륭한 피아노 연주에 취한 감동의 시간이었으며, 아들의 연주를 바라보는 아버지의 눈빛은 어느 화가도 그려 낼 수 없는 아들을 향한 사랑과 대견함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피아노곡이 집사님과 제가 감상하게 될 마지막 연주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고 김 집사님은 지병인 심장병으로, 7일 후인 1월 1일에 하나님 품에 안겼습니다.
   음악으로 서로의 속마음을 나누던 사이여서 인지, 형제를 잃는 이상의 아픔을 느꼈었습니다. 현이 저에게 장례식 때 마지막으로 아버지 영전에 피아노 연주를 해드리고 싶다 했습니다. 무슨 곡을 연주하려고 하느냐는 저의 물음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 You know what I like to play” ….. 결국 이 곡이 고 김 집사님의 장송곡이 되었습니다.
 
   슈베르트의 즉흥곡 작품 90과 142의 8곡 모두가 가슴을 적셔주는 아름다운 곡들이지만, 그 중에도 작품90의 3번째 곡은 너무나 슈베르트 적이며 수정같이 깨끗하고 맑아서 나 자신의 탁한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마음의 거울 같은 곡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우수가 서려 있고 꿈꾸는 듯한 이 아름다운 곡은 어지러운 세상으로부터 순수한 나 자신의 모습을 되찾아줄 수 있을 것입니다. 
   슈베르트는 내성적인 성격이었으며, 가난했으며, 살아생전에 자신의 작품을 연주할 변변한 기회를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거스르기보다는 순한 양같이 불우했던 자신의 삶을 눈물을 삼키며 순응했던 그래서 조금도 가식 없이 자신의 감정에 솔직했기에 모든 슈베르트 작품은 눈가를 젖게 하는 슬픔이 베어 있는듯합니다. 그래서 저는 슈베르트를 좋아합니다.
   고 김 집사님 장례식 후 현에게 내 장례식 때에도 연주해 줄 수 있겠느냐는 물음에, 현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Sure. I love to…”.
   슈베르트의 즉흥곡은 작품90은 4곡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은 슈베르트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인 1827년에 작곡된 작품으로 ‘악흥의 순간’과 함께 가장 널리 알려진 피아노 음악입니다. 
   오래전부터 이 곡을 연주하고픈 욕심에, 1980년 이민 온 후 몇 년 지나지 않아, 아내의 반대를 무릅쓰고, 애들을 가르친다는 핑계로, 6피트가 넘는 그랜드 피아노를 산 적이 있습니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 피아노 연습곡도 마치지 못한 채, 마음만이 간절했던 지난날을 뒤로하고, 가슴속에는 아쉬움만 가득 남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귀에 익은 Alfred Brendel 연주의 즉흥곡을 눈을 감고들을 때면, 나도 모르게 영롱하고 수정같이 맑은 슈베르트의 영감 속으로 빠져들게 되어, 나 자신조차 잊게 해 줍니다.<*>     
문의 chesonghw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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