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레 - 레퀴엠 (Gabriel-Urbain Faure - Requim in D-minor, Op.48)

by Valley_News posted Nov 0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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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레 - 레퀴엠  

(Gabriel-Urbain Faure - Requim in D-minor, Op.48)

 
윤 종 화  
<밸리 클래식음악 동호회> 회장
 
모차르트(Mozart), 베르디(Verdi)와 함께 3대 레퀴엠으로 불리는 포레의 레퀴엠은, 다른 작곡가의 레퀴엠과 달리, 아주 부드럽고 아름다우며 심판과 저주가 아니라 용서와 희망에 차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개성 때문에, 그의 레퀴엠은 오히려 비성경적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는데, 포레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합니다. “나의 레퀴엠은, 죽음의 두려움을 표현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되어 왔다. 오히려 죽음의 자장가라고 불리었다. 내가 죽음에 대해서 느낀 것은 서글픈 쓰러짐이 아니라 행복한 구원이며, 영원한 행복에의 도달인 것이다”.
   베르디의 레퀴엠은 아주 무겁고, 장엄합니다. 곡 전체가 하나님의 진노 아래 심판을 받는 장엄한 분위기라, 듣고 있노라면 죽음과 심판의 그림자가 자신에게로 걸어오는 듯한 두려움마저 느끼게 해 줍니다. 
   그리고 모차르트의 레퀴엠은 죽음을 진정으로 슬퍼하는 인간적인 면이 배여있는, 한국의 상여 행렬의 소리와 비슷한 분위기를 느끼게 해 줍니다. 말러가 작곡한 “대지의 노래” 중 마지막 곡 ‘고별’ 같이, 가기 싫지만 가야만 하는 죽은자의 안타까움을 위한 음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듯 대부분의 레퀴엠 시작은 단조의 슬픈 음조로 시작되는데 반해, 포레의 레퀴엠은 마치 잠을 청하는 듯이 평안한 장조의 멜로디로 시작합니다. 죽음에 대한 애통함을 호소하기보다는 죽음을 초월한 세계로 향하는 아름다운 시정이 돋보입니다. 
   이 곡은 아버지의 죽음에 바쳐진 곡인데, 아버지의 죽음을 기리며 천국에서 평안한 안식을 바라는 아들 포레의 사랑을 느끼게 해 줍니다. 
    포레는(1845-1924) 프랑스를 대표하는 뛰어난 작곡가 중 한 사람으로서, 서정적이고 밝고, 섬세한 아름다움을 지닌 작품을 많이 썼습니다. 오르간 주자와 교사였던 그는 생상스(Saint-Saens)에게서 작곡을 공부하였으며, 프랑스 인상파 음악의 기초를 세운 선구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포레의 레퀴엠은 그의 부친이 사망한 1885년에 착수하여 1887년에 완성되었으며, 레퀴엠 가운데서 가장 아름다운 레퀴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곡의 멜로디는 그레고리오 성가와 같이 종교적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가곡처럼 아름답고 서정적이기 때문입니다. 이 곡은 교회음악의 전통적인 기법을 따라 작곡하였지만, ‘진노의 날(Dies irae)’은 생략되었습니다. 사실 레퀴엠 (진혼곡)은, 라틴어로 ‘휴식 (requies)’에서 유래한 말로, 죽은 사람을 위한 미사곡을 뜻합니다. 원래의 어원대로라면 레퀴엠이 어둡지 않아야 하는데 … 흔히 어둡고 무거운 곡들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포레의 레퀴엠은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 나중 제2곡과 제6곡을 추가해 7곡이 된 곡으로 소개합니다.
   포레의 레퀴엠은 초저음이 잘 재생되는 하이파이 스테레오로 감상하실 것을 권합니다. 일찍이 오르가니스트로서 파이프 오르간의 특징과 아름다움을 너무나 잘 알았던 포레는, 이 레퀴엠에서 오르간의 장엄함과 섬세함 그리고 아름다움을 극대화하였습니다. 전 곡을 감상하는 동안, 방 안이 흔들릴 정도의 부드러운, 오직 파이프 오르간만이 낼 수 있는, 초저음이, 포근한 엄마의 품처럼 전곡을 부드럽게 감싸 안는 듯합니다. 성당에서 연주될 때에는, 온 성당 안이 흔들리는 부드럽고 아름다운 초저음의 파이프 오르간 음으로 인해, 온몸에 전율을 느끼는 감동이 있습니다. 하이파이 스테레오가 없는 분들은 110 데시벌 이상을 재생할 수 있는 좋은 헤드폰 (Headphone)으로 감상하실 것을 권합니다. 파이프 오르간의 초저음을 느낄 수 없는 포레의 레퀴엠은, 너무나 무미건조하며, 마치 간이 빠진 요리를 먹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머리가 복잡할 때 포레의 러퀴엠을 가끔 듣는데, 욕심으로부터 마음을 정화해 주고, 평안을 되찾게 해 주는 신비한 능력이 있습니다. 
   제 1곡. 입당송, 불쌍히 여기소서(Introitus - Kyrie),
   제 2곡. 봉헌송(Offertorium)
   제 3곡. 거룩하시다(Santus), 
   제 4곡. 자비로우신 주 예수여(Pie Jesu)  
   제 5곡. 하나님의 어린 양(Agnus Dei), 
   제 6곡.구원하여 주소서(Libera me) 
   제 7곡. 천국에서(In Paradisu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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