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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이 되면 왠지 모르게 슈베르트 음악이 듣고 싶어집니다. 슈베르트는 많은 작곡가 중에도 제가 특별히 좋아하는 이유는 지극히 맑고, 때 묻지 않은 청순함을 느낄 수 있으며, 슬픔을 머금은 아름다운 선율로 가득 차 있기 때문입니다. 이달에는 제가 아껴두었던 교향곡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미완성 교향곡 (교향곡 8번, 요즘에는 교향곡 7번으로 분류되기도 함)은 슈베르트가 25세 되던 1822년에 작곡이 시작되었지만, 언제 작곡이 중단되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8번 교향곡이 "미완성"이라는 제목을 가지게 된 것은, 고전 교향곡은 4악장으로 구성되어있는데, 2악장으로 끝났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학자가 미완성이 된 것에 대해 여러 가지 학설을 제기하고 있지만, 1822년 슈베르트가 치명적인 병을 앓기 시작하면서 의욕을 잃게 되었고, 또한, 그해에 작곡한 방랑자 환상곡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곡이지만, 찬 바람이 부는 추운 겨울에 거리로 내어 몰린 병들고 의지할 곳 없는 한 나그네의 서러움과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오는 …)의 영감으로 인한 좌절감으로 인해 마무리 짓지 못했다는 학설이 가장 설득력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브람스는 "이 곡은 양식적으로는 분명히 미완성이지만 내용으로는 결코 미완성이 아니다. 이 두 개의 악장은 어느 것이나 내용이 충실하며, 그 아름다운 선율은 사람의 영혼을 끝없는 사랑으로써 휘어잡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라도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온화하고 친근한 사랑의 말로써 다정히 속삭이는 매력을 지닌 교향곡을 나는 일찍이 들은 적이 없다."라고 격찬을 했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이 곡은 슈베르트가 1828년에 31세로 사망할 때까지 발표되지 못했습니다. 1823년, 슈베르트는 명예 회원으로의 자격을 부여한 슈타리언 음악협회 Styrian Musical Society in Graz에 악보를 증정코자, 안젤름 휘넨브레너 Anselm Huttenbrenner에게 악보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안젤름은 40년이 넘게 이 악보를 보관해 오다가 주위의 권유에 할 수 없이  42년이 지난 1865년에야 빈의 지휘자 요한 헬베크 Johann von Herbeck에게 이 악보를 넘겼으며, 그해 12월에 비로소 초연되었습니다. 

   그날 밤 연주회에 참석했던 한 평론가 한스릭 Eduard Hanslick은 알레그로의 악장이 시작되고 도입부 뒤에 바이올린의 조용한 선율에 곁들여서 오보에와 클라리넷이 감미로운 멜로디를 연주하자, 객석에서는 사람들이 저마다‘슈베르트다’하며 속삭였다고 합니다. 슬픈 노래와 감미로우면서도 유연한 선율이 마음을 흔들고 지나가자, 청중들의 가슴에는 마치 슈베르트가 오랜 여행에서 돌아와 우리 사이에 서 있는 듯한 기쁨이 충만했다”라고 당시 연주회의 분위기를 기술하고 있습니다.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이었던 슈베르트는 거의 베토벤을 숭배할 만큼 존경했으며, 베토벤이 죽기 1주일 전인 1827년 3월에 베토벤 집을 방문하였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이 만남에, 슈베르트가 가지고 온 악보를 본 베토벤은 감탄을 금치 못했으며, 슈베르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자네를 조금만 더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 것을 … 내 명은 이제 다 되었네. 슈베르트, 자네는 분명 세상을 빛낼 수 있는 훌륭한 음악가가 될 것이네. 그러니 부디 용기를 잃지 말게”… 슈베르트는 일주일 후, 베토벤의 장례식에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1년 후, 1828년 11월에는 슈베르트 자신도 평소 존경하던 베토벤의 묘 옆에 묻혔습니다. 그 후 1888년 이 두 작곡가는 다시 중앙 묘지 음악가들의 무덤으로 이장되었습니다.

   4대 교향곡은, 베토벤 5번“운명”, 드보르작 9번“신세계로부터”, 차이콥스키 6번“비창”그리고 슈베르트 8번“미완성”이라고 분류한 평론가의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저도 이 평론에 적극적으로 동의합니다.<*>    문의 chesonghw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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