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에서 가장 자주 막히는 공간 중 하나가 바로 욕실이나 싱크대 배수구다. 머리카락, 음식물 찌꺼기, 비누 찌꺼기 등 다양한 이물질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배관 안쪽에 들러붙고 굳어지면서 물이 잘 내려가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럴 때마다 강한 화학 세제를 사용하는데, 자주 쓰면 배관 손상이나 냄새, 독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데 의외로‘뜨거운 물 한 주전자’와‘소금 한 컵’만으로도 막힌 배수구를 뚫는 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특별한 장비 없이 가능한 간단한 해결법이 왜 효과를 내는 걸까?
소금이 배수구에 작용하는 물리적 원리
소금은 단순한 조미료가 아니라 물리·화학적으로 다양한 역할을 한다. 먼저 결정형 소금은 미세한 마찰력을 가지고 있어, 배수구 안쪽에 들러붙은 기름기나 점액질 찌꺼기를 긁어내는 역할을 한다. 단순히 물만 흘려보냈을 때보다, 소금을 뿌리고 뜨거운 물을 부었을 때 배수관 내 이물질이 분리되고 흘러내릴 확률이 높아진다.
특히 굵은 입자의 천일염은 표면적이 넓고 결정이 거칠기 때문에, 기름기와 때를 물리적으로 분해하는 데 더 효과적이다. 소금이 물과 함께 흘러가면서 생기는 약한 마찰이 기름막을 느슨하게 만들고, 단단히 굳어 있던 찌꺼기들을 하나씩 분리시킨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배관 속 문제를 가장 단순한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이유다.
뜨거운 물이 찌꺼기를 녹여주는 구조
소금만으로는 찌꺼기를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운데, 여기에 뜨거운 물이 더해지면 그 효과는 확실히 배가된다. 뜨거운 물은 배수구 안에 굳은 기름이나 비누 찌꺼기를 녹이는 역할을 한다. 기름 성분은 온도에 따라 끈적임 정도가 달라지는데, 고온일수록 유화되면서 물에 잘 섞이게 된다.
특히 요리 후 싱크대에 쌓인 식용유 잔여물이나 배수관 안쪽에 굳은 유기물은 찬물로는 잘 제거되지 않는다. 반면 80도 이상의 뜨거운 물을 일정량 부으면 단단히 굳은 찌꺼기들이 녹아내리고, 소금과 함께 흘러가면서 물길을 다시 확보하게 된다. 화학 제품 없이도 가능한 이유는 바로 이 온도 차의 원리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소금과 뜨거운 물의‘순서’가 중요하다
효과를 제대로 보기 위해선 단순히 두 재료를 섞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는 순서와 방식이 중요하다. 먼저 배수구 주변에 고인 물이 있다면 최대한 제거한 뒤, 마른 상태에서 굵은 소금 한 컵 정도를 배수구 안으로 고루 뿌려준다. 이 상태에서 최소 10~15분 정도 그대로 두는 것이 핵심이다. 이 시간 동안 소금이 표면의 수분을 흡수하고, 기름기와의 접착력을 약화시킨다.
그다음 뜨거운 물을 천천히 부어야 한다. 한꺼번에 부으면 넘칠 수 있기 때문에 주전자나 국자로 나눠서 조금씩 붓는 게 안전하다. 이 과정에서 김이 올라오면서 특유의 세척 반응이 일어나고, 막혀 있던 배수구에서‘콸콸’ 물이 빠지기 시작한다면 성공이다. 너무 심하게 막힌 경우라면 베이킹소다와 식초를 추가해 2차로 시도해도 된다.
예방용으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
이 방법은 막혔을 때뿐 아니라 평소 예방용으로도 매우 효과적이다. 배수구는 한 번 막히고 나면 다시 자주 막히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주 1~2회 정도 소금과 뜨거운 물로 관리해주는 것만으로도 배관 내부를 청결하게 유지할 수 있다. 별도의 세제나 화학제품 없이도 충분히 위생적인 관리가 가능한 것이다.
특히 날씨가 추워지는 계절엔 기름 성분이 더 빠르게 굳기 때문에, 온도가 떨어지는 시기엔 더 자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사용 후 남은 소금을 활용할 수 있는 점,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점, 냄새 제거 효과까지 있다는 점에서 이 방법은 생활 속에서 꾸준히 적용할 수 있는 유용한 관리법이라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