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미대륙을 종단하는 3대 장거리 트레일인 서부의 PCT(2650마일), 중부의 AT(2181마일), 동부의 CDT(3100마일)를 모두 완주한 초인적인 6명의 한국인 트리플크라우너. 그들의 후일담을 들어보면 한국에선 경험하지 못한, 미국만의 감동적인 선진 하이킹 문화체험을 한결같이 얘기한다. 거대한 미대륙과 작은 반도국가의 전혀 다른 자연환경의 차이는 차치하고라도 이타적인 배려가 몸에 밴 그들의 조용한 봉사에서 미국의 힘을 느꼈다고 한다. 

   길 위에선 가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진다. 하이커들은 이런 경험을 트레일 매직(Trail Magic)이라 부르고 이러한 Trail Magic을 행하는 사람들을 트레일 엔젤(Trail Angel)이라 부른다. 장거리 트레일에서 반년 동안 먹을 식량을 모두 지고 가는 건 불가능하다. 출발 전에 5~7일 정도 거리 계산을 하여 보급품을 보급지 우체국으로 미리 보내 분배하는 방법을 활용하니 배낭의 무게는 최소화 할 수 밖에 없고 맛있는 식사는 기대하기 어렵다.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여 일정이 지체되면 물과 식량이 바닥날 수밖에. 

     어느 한국인 하이커. 그늘 한점 없는 사막 구간을 걷는 동안 물 한 모금이 너무 간절했다. 그러던 중 하얀 박스 두 개를 발견한다. 얼음으로 채워진 박스 안에는 탄산음료와 귤이 한가득 들어있었다. 말 그대로 사막의 오아시스. 재보급을 받지 못한 채 10일이 넘어 식량이 바닥을 드러냈을 때 따끈한 핫도그와 감자를 들고 하이커를 기다리고 있던 트레일 엔젤을 만난다. 또 어느 하이커는 뙤약볕에 헉헉대며 걷고 있는데 길가에 자동차 한 대가 서 있다. 가까이 가니, 나이 지긋한 트레일 엔젤이 자동차 트렁크에 샌드위치, 물, 과일, 맥주 등을 잔뜩 넣어두고는 마음껏 먹고 배낭에 채워가라고 하더란다. 어떤 이는 마을과 트레일을 왕복하며 하이커를 태워주고, 자기 집을 개방하여 목욕과 음식, 잠자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필자 또한 몇 년 전 남가주 최고난도 트레일로 꼽히는 Iron Mountain 에서 물이 떨어져 악전고투 하산길 도중 바위 아래 놓여 있던 몇 병의 물과 에너지바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한 고마운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지금도 멋진 매직을 선물하고 있을 모든 트레일 엔젤에게 신의 축복이 함께하기를.

    LA의 아름다운 명소 중 하나로 꼽히는 BBT(Backbone Trail)은 서쪽 끝 포인트무구 주립공원에서 동쪽 끝 윌로저스 주립공원까지, 산타모니카산맥을 가로질러 68마일에 이르는 장거리 트레일인데 예전에는 트레일 중간에 사유지가 몇 곳 포함돼있어 등산객들의 발걸음을 막았었는데 국립공원국이 2016년 매입하여 BBT가 완성되며, 산타모니카와 말리부를 끼고 있는 태평양 연안 절경을 눈 아래로 조망하며 걸을 수 있는 명소로 거듭난다. 주차장 뒤쪽 야트막한 잡목 숲 사이 입구로 들어서서 아침이슬로 촉촉한 등산로로 20분 걸으면 소방도로를 만난다. 짙은 안개 서늘한 등산로로 경쾌한 걸음 한 시간 후 왼쪽 큰 바위 있는 고개에서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바다 쪽에서 작은 케년을 타고 올라오는 안개가 굴곡진 능선을 가로질러 산 쪽으로 달아난다. 3마일 여 지점에서 삼거리를 만나고 오른쪽 트레일로 들어간다. 그리고 10여 분 후 완만한 내리막길로 내려가며 이어지는 멋진 능선길. 엔젤리스 포레스트와는 사뭇 다른 전경이 펼쳐진다. 수십만 년 전, 이곳이 바다였음을 알려주는 샌드스톤 지역 특성으로 사암으로 이루어진 웅장하고 기묘한 바위들이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인디언들의 왕래가 잦았을 것 같은 넓고 아늑한 능선길 끝에 조형물 같은 온통 바위산, Mesa Peak이 멋진 자태로 우리를 반겨준다.

 

  ▶ 왕복: 11 마일, 등반고도: 1450 피트, 난이도: 3(최고 5), 등급: 4(최고 5)

  ▶ 가는길: Ventura 방면 101(N)- Malibu Canyon 방면 Los virgenes Rd 에서 내려 좌회전-5마일 Drive- Piuma Trail head Parking Lot.산행1.jpg

 

산행2.jpg

 


  1. Kelly Camp -<밸리산악회> 김찬호-

    잉글랜드, 스코틀랜드,웨일즈의 최고봉을 24시간 안에 등정하는, 영국 산악인들의 통과의례, 3 피크 챌린지를 한국의 산하에 반한 영국인 탐험가, 제임스 후퍼가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당일 산행 등정으로 지난해 최초 시도하고 성공하면서 한국산악계에 신...
    Date2022.06.30 ByValley_News
    Read More
  2. San Gorgonio Dry Lake -<밸리산악회>김찬호-

    에베레스트에는 정상을 향한 등반 루트가 20개가량 된다. 히말라야 고봉들의 전체 등반 루트역시 셀 수 조차 없이 많은 건 당연한데 그 많은 루트 중, 에베레스트 남서벽, 로체 남벽, 안나푸르나 남벽, 이 세 곳이 가장 어려운 3대 난벽이라고 불리운다. 그 중...
    Date2022.06.02 ByValley_News
    Read More
  3. Mugu Peak, LaJolla Valley-<밸리산악회>김 찬 호 -

    영국인 탐험가 제임스 후퍼(36세). 그의 경력이 예사롭지 않다. 영국에서는 모험을 꿈꾸는 청년들의 버킷리스트이자 통과의례로 여긴다는 3 피크 챌린지가 있다. 오랜 전통의 이 챌린지는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웨일스에 있는 가장 높은 봉우리 3개를 24시간 ...
    Date2022.04.29 ByValley_News
    Read More
  4. Mt Pacifico Via Three Points –PCT -<밸리산악회>김 찬 호 -

    위대한 등반가 중에서도 우뚝 서 있는 두 거인이 있다. 살아있는 전설이며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최초 완등자인 이탈리아의 “라인홀트 매스너"와 두 번째 완등자인 폴란드의 "예지 쿠쿠츠카". 라인홀트 매스너는 1970년 낭가파르바트에서 시작, 1986년...
    Date2022.03.31 ByValley_News
    Read More
  5. Hasting Peak -<밸리산악회>김 찬 호 -

    히 말라야 8,000m의 산소농도는 평지의 1/3로 제자리에서 숨 쉬는 것만으로도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죽음의 지대라고 불린다. 지금은 장비가 발달하고 등반 루트가 개척되면서 수많은 상업 등반대가 히말라야 등정에 나서지만, 장비가 미비했던 1990년대 이전에...
    Date2022.03.03 ByValley_News
    Read More
  6. Fox Mountain -<밸리산악회> 김찬호-

    팬데믹의 혼란 중에 또 하나의 큰 별이 졌다. 영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산악인 "더그 스콧"이 2020년 12월 79세를 일기로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20세기 등반사에 획을 긋는 모험과 고산 거벽 등반에 평생을 바쳐왔다.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
    Date2022.02.01 ByValley_News
    Read More
  7. 산타모니카 백본트레일-<밸리산악회>김찬호-

    미대륙을 종단하는 3대 장거리 트레일인 서부의 PCT(2650마일), 중부의 AT(2181마일), 동부의 CDT(3100마일)를 모두 완주한 초인적인 6명의 한국인 트리플크라우너. 그들의 후일담을 들어보면 한국에선 경험하지 못한, 미국만의 감동적인 선진 하이킹 문화체험...
    Date2022.01.06 ByValley_News
    Read More
  8. 언제나 설레이는 정상의 경치 San Gabriel Peak. Mt Lowe_김 찬 호 <밸리산악회>

    팬데믹이 가져다준 전 지구적인 일상의 변화 속에, 산악인이나 하이커들의 도전 트랜드 역시 많이 변하고 있다. 인원과 비용이 많이 드는 에베레스트 등정같이 규모와 스케일이 큰 목표에서 경제적이며 혼자서도 가능한 장거리 트레일 하이킹에 도전하는 사람...
    Date2021.12.01 ByValley_News
    Read More
  9. 비를 기다리는, 그래서 고마운 숲속 청량함 Tom Sloan Saddle-<밸리산악회>김찬호

    미 서부 태평양 연안 등산로인 PCT(2,663마일), 미국 중서부 5개 주에 걸쳐 록키 산맥을 따라있는 CDT(3,100마일)와 함께 미국 3대 트레일로 꼽히는 장거리 하이킹의 시초인 AT(애팔래치안 트레일 2,181마일, 3,510Km)는 미 동부 14개 주에 걸쳐 애팔래치아산...
    Date2021.10.05 ByValley_News
    Read More
  10. 비를 기다리는, 그래서 고마운 숲속 청량함 Tom Sloan Saddle-<밸리산악회>김찬호

    미 서부 태평양 연안 등산로인 PCT(2,663마일), 미국 중서부 5개 주에 걸쳐 록키 산맥을 따라있는 CDT(3,100마일)와 함께 미국 3대 트레일로 꼽히는 장거리 하이킹의 시초인 AT(애팔래치안 트레일 2,181마일, 3,510Km)는 미 동부 14개 주에 걸쳐 애팔래치아산...
    Date2021.10.05 ByValley_News
    Read More
  11. Mt. Pinos -<밸리산악회>김찬호 대원-

    치명적인 사고를 겪고도 다시 산을 오르는, 등산 병에 빠진 이들의 사고회로는 정말 불가사의다. 불굴의 산악인 김홍빈 씨(55세). 1991년 북미 최고봉 맥킨리 등정에 나섰다가 조난을 당하고 죽음 직전에서 구조되나 동상으로 10개 손가락을 모두 잃는다. 귀...
    Date2021.08.26 ByValley_News
    Read More
  12. Mt. Baden Powell -<밸리산악회> 김 찬 호 대원-

    팬데믹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와 접촉을 꺼리는 분위기 탓에 각종 모임과 실내운동이 제한을 받으면서, 그 대안으로 등산에 초보 입문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음을 산행할 때마다 실감한다. 그러나 의욕적으로 시작은 하였으나 등산 장비와 기본 지식 등의 준...
    Date2021.07.24 ByValley_News
    Read More
  13. 그 바람 또한 그대로였다 Mt. Waterman -<밸리산악회>김 찬 호 대원-

    살아있는 전설, 이탈리아의 등반가 “라인홀트 메스너"가 1978년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무산소로 등정한 이후, 무산소 여부는 산악인들의 등반을 평가하는 하나의 척도로 자리매김했다. 고산 등반 최대의 난적인 산소 결핍은 기구를 통해 해결하면 ...
    Date2021.06.23 ByValley_News
    Read More
  14. Colby Canyon - <밸리산악회> 김 찬 호 대원-

    미증유의 코로나 사태로 전 지구인이 힘들어할 때, 친구의 꿈을 이뤄주려고 아름다운 도전에 나선 청년이 있다. 그리스의 울트라마라톤선수 “마리오스 지아누크”(28세). 그는 두바이의 알마르모움 사막횡단 270Km를 완주하고, 남극 150Km 마라톤...
    Date2021.05.25 ByValley_News
    Read More
  15. 고산준령의 웅혼함 Mt, Baldy West Route -<밸리산악회> 김찬호대원-

    해발 8000m의 세계. 그곳은 죽음의 지대라 불린다. 산소가 지상의 ⅓로 한걸음 내딛으려면 두세 번은 숨을 몰아쉬어야 한다. 1953년 낭가파르바트(8126m)를 단독 초등한 “헤르만 불"은 하산이 늦어져 8000m 지점에서 벼랑에 기대어 밤을 새고 난 뒤, 28...
    Date2021.01.04 ByValley_News
    Read More
  16. 깊은 계곡, 푸른 바다, 그리고 비상 Santa Yenez Canyon, Eagle Rock - <밸리산악회> 김 찬 호 대원-

    요절한 가수 김광석의 노래 중에“어느 60대 노부부이야기”가 있다. 정감있는 곡과 애잔한 가사로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리는 명곡이다. 근데 이 노래가사를 뜯어보면 나이 60에 인생이 허무하게 끝나는 것 같아 마음이 언짢았는데, 이 노래의 작곡...
    Date2020.11.23 ByValley_News
    Read More
  17. 바다 안개와 물든 계곡에서 만나는 가을 Mishe Mokwa Trail -김찬호 <밸리산악회>대원 -

    평소 시청률이 꽤 높은 TV 건강프로그램이 어느 날 걷기와 등산을 주제로 방송을 했는데 시청률이 곤두박질쳤단다. 이상했다. 간판프로의 시청률이 바닥을? 하지만 바로 답을 얻었다. 그동안 녹용, 가시오가피, 차가버섯 등 몸에 좋다는 먹거리방송으로 쉽게 ...
    Date2020.10.31 ByValley_News
    Read More
  18. 숲과 암벽의 조화가 만든 운치있는 계곡. Millard Canyon - <밸리산악회>김찬호-

    매년 천여 명의 등반객이 찾는 에베레스트 산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등반 성수기에는 30여 개의 그룹이 5,300m 베이스캠프에서 두 달 정도 머무는 데 그들이 쓰고 버린 각종 식량의 포장지와 플라스틱 물병, 찢어진 텐트와 산소통 같은 등산 장비와 ...
    Date2020.08.25 ByValley_News
    Read More
  19. 코로나와 등산 Blue Ridge Trail - <밸리산악회> 김찬호 -

    미증유의 코로나 19사태가 장기화 되면서,오랜 집콕 생활에 지쳐갈 때쯤, 폐쇄되었던 캠핑장과 등산 트레일이 개방되면서 야외활동이 조금씩 기지개를 켠다. 바이러스를 피한다는 이유로 지나치게 집 안에만 머물 경우에 자칫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전문가들 ...
    Date2020.07.25 ByValley_News
    Read More
  20. Devils Punch Bowl -<밸리산악회>김찬호 대원

    세계 최초의 히말라야 8000m 14좌 완등은 현존하는 전설의 산악인, 이탈리아의 라인홀트 매스너가 16년의 등정 끝에 1986년 완성한다. 그와 각축을 벌였던 천재 산악인 폴란드의 예지 쿠크츠카는 1987년 세계 두 번째로 14좌 등정을 성공하며 매스너가 16년간 ...
    Date2020.02.22 ByValley_News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Next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