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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이 떠난 자리에 초여름이 펼쳐 있다. 우리의 마음은 마치 온 집안을 꽉 채웠던 초대 손님들이 다 떠났어도 잔치마당의 흥겨움이 여전히 남은 듯 모처럼 가뭄을 이긴 남가주 땅, 동서남북으로 산과 들을 풍성하게 장식했던 수퍼볼룸, 꽃잔치의 화려함을 쉽게 잊질 못하고 있다. 허나 자연의 순환은 어김없이 진행되고 계절의 여왕이라는 오월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싱그러운 오월을 좋아한다.
  “오월은 사람을 사랑하고 싶은 달, 병풍에 그려있던 난초가 꽃피는 달”,“오월처럼만 숭고해져라 오월처럼만 사랑스러워라,”며 시인들은 노래했다. 오월처럼만 싱그러운 기운이 자연의 숨결이 가슴속으로 파고들어 마음 속 꽃씨로 심겨진 기도가 한 송이 장미로 피어나기를 바라는 달이다.

   오월은 가정의 달, 사랑과 감사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이 있고, 스승의 날도 있다. 일반 사람들에겐 가정의 행복과 가족들의 평안이 무엇보다 소중한 바람이요 희망이다. 전에는 가정마다 가훈이 있었고,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란 가훈을 액자에 넣어 많이 걸어 놓았다. 무엇보다 가족이 서로 보살피고 형제간에 우애하여 한 몸과 같이 서로 사랑하므로 가정이 화목하기를 집안의 어른들은 가훈으로 삼았다.
   개인의 지위, 명성, 부가 있을지라도 가정의 평화와 안녕이 없을 때 가정 밖의 일터나 직장에 까지 영향을 끼침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마치 작은 손가락 하나가 아프거나 몸에 상처를 입으면 온 몸이 아프고 불편함과 같이 가족 중 한 사람 한 사람의 안녕이 전 가족에게 영향을 준다. 가정의 평안을 유지하는 데는 가족 누구나 자신에게 주어진 소중한 임무를 알아야 한다. 가정은 지역사회와 국가와 나아가 세계를 이루는 근간이며 삶의 근원지요 출발점이다.
 
풀꽃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시인으로 사랑받고 있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시 전문)


   이 시는 25년 동안 광화문 광장 교보생명 본사 건물에 걸렸던 ‘광화문글판’가운데 사람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글이다. 소박하고 작은 풀꽃이 주는 기쁨과 사랑스럼도 유심히 보아야 알아차릴 수 있음을 표현했다.
   시는 그 시인의 삶을 그대로 말한다.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과 공주문화원장을 오래 역임하신 온화하고 겸손하고 맑고 따뜻한 시인, 나태주 시인은 이 세상에서 소중하지 않은 존재는 없다고, 사랑과 관심을 갖고 보았을 때만 그 가치가 발견됨을 조용히 주장한다. 아주 간결하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세 문장으로 된 시 ‘풀꽃’에서 일반 소시민들은 진솔한 삶의 메시지에 감동하고, 위로받고 따라서 많은 공감을 일으키고 있다.
   길가에 피어난 작은 꽃에만 적용되는 뜻이 아니다. 우리는 너무 가까이 있기에 또는 스스럼없이 느끼기에 또는 나이가 어리다고 쉽게 여기거나 너무 작다고 그를 무시하거나 알아채지 못하고, 그 존재의 의미를 지나쳐 버리는 잘못을 범하기 쉽다. 가정이나 우리 주변에서 보통 사람들이 별생각 없이 행하기 쉬운 잘못을 조용히 일깨워 주고 있다.
   여기서 “자세히 보아야 한다.”는 의미는 관심을 갖고 유심히 살핌을 뜻한다. 무슨 흠집이나 잘못을 발견하려는 냉소적인 관찰이 아니고 따뜻한 마음으로 섬세하게 바라보는 모습을 말하며,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에서 오래의 시간적 관점은 슬쩍 스침이 아니고 인내심을 갖고 전체를 세심히 살펴봄을 뜻한다. 자세히 보고 오래 보아야 함은 왜 예쁘고 왜 사랑스런가에 대한 증거를 발견하여 충분한 답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작은 일에도 불편을 견디고 참는 자기희생을 치룰 때 작은 행복도 기쁨도 얻을 수 있다. 우린 가까이에서 지혜를 얻는다.
   이 시대는 모두가 너무 바쁘게 살고 있고 특별한 존재가 아니면 건성으로 지나치며 뛰어난 재주나 직위, 부요함이 없고 또는 금수저를 지니고 태어나지 않고는 무시당하고 관심과 사랑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 꽃을 자세히 그리고 오래 바라보면 예쁘고 사랑스럽듯 사람도 그렇다면 평범한 보통 사람, 너도 나도 사랑의 존재로 확인되는 것이다. 가족 간에도 더 자주 바라보며 사랑의 말을 아끼지 말고 화목을 쌓는 그래서 가정의 평화가 이웃을 따뜻이 하고 속한 사회를 밝게 하는 5월이 되면 좋겠다.
   5월은 가정의 달이며, 가정을 이루는 달이기도 하다. 봄을 수놓았던 꽃이 진 자리와 또 싱그럽게 펼쳐진 나무들 이파리 사이엔 어느새 자그만 열매들이 조롱조롱 매달려있다.
   5월 14일는 Rose day, 장미의 날이다. 연인들끼리 달콤한 키스와 함께 장미 꽃다발을 주고받는 날 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오월이 되면 그 동안 사랑을 키워온 많은 젊은이들이 그 열매를 맺듯 혼례를 치루고 새 가정을 이룬다.
   처음 맺은 열매가 자라고 익을 때까지 항상 온화하고 좋은 기후에서 순탄하게 자라기만을 기대할 수 없듯, 우리의 가정도 많은 고난의 시기를 당하며 또는 세대차이로 내적 갈등을 격을 수 있다. 그럼에도 그 순간들이 있어 서로의 성장이 이루어지는 아름다운 여정이 되며 새로운 발전을 이루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가족들의 이해와 협력이 필요하다. 이는 곧 가족이 주는 “사랑의 힘”이라면 아무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가족 간의 신뢰로 뭉치고 서로 칭찬하기를 좋아하고 되도록 식사를 같이 하라고 한다. 부모 된 자와 자녀가 된 자들 모두 오월이 가기 전에 사랑을 많이 연습하면 좋겠다.
   오월의 싱그러움과 맑은 햇살이 온 세상 작은 틈새까지 감싸듯 개인마다 가정마다 이웃들에게 사랑과 웃음이 널리 번지기를 바란다. 좋은 생각, 웃음을 서로 나누고, 자연과 자주 접촉하며, 사랑하는 사람을 많이 생각하고 찾아가라 한다.
   우리는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라며 인생의 여러 가지 진리와 교훈을 배우게 된다. 스위스 교육자 페스탈로치는“가정은 도덕의 학교이다.” 라 말했다.
   사랑하는 가족도 언젠가는 헤어져야 한다. 오래 전부터 어머니날이 되어 노모께 ‘어머니날 카드’를 쓸 때마다, 나는 앞으로 “몇 번이나 어머니께 이 카드를 쓸 수 있을 가?” 안타까워했는데, 올 오월엔 예쁜 어머니날 카드를 사서“사랑합니다.”고 써서 드리고 싶어도 어머니가 이젠 내 옆에 아니 계시다. 오늘이, 바로 현재의 하루하루가 소중하다.<*>
 < 약력>
■ 재미시인협회 회장역임, 미주문인협회, 재미수필가협회 회원,
■ 수상: 재외동포문학상, <현대시조>작품상, 한국평론가협회 해외문학상, 해외풀꽃시인상
■ 시집:<여름에 온 가을엽서>,<내 삶의 절정을 만지고 싶다>,수필집: <부부>(부부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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