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금리 인상과 경기 조정기를 지나면서, 부동산 시장은 다시 한 번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치열했던 복수 오퍼 경쟁이 지금은 한풀 꺾였고, 중소형 주택까지도 10% 이상 가격 조정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 집만 유독 안 팔린다’고 느끼는 셀러들의 고민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시장의 흐름과 조정 주기
가격 조정의 주기는 통상 2~3년에 걸쳐 이루어집니다. 2026년 상반기까지는 보합세가 이어지고, 그 이후에는 점진적인 회복세가 예상됩니다. 따라서 셀러는 조급하게 행동하기보다는 계획적인 판단이 필요합니다.
단기 매도를 원한다면 늦어도 내년 봄 이전에는 시장에 내놓는 것이 유리하며, 장기 보유를 선택한다면 최소 3년 이상을 내다보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반면, 바이어 입장에서는 지금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경쟁이 줄어든 시장에서 여유 있게 좋은 집을 선택할 수 있고, 금리가 하락할 경우 재융자를 고려할 수도 있습니다.
내 집이 안 팔리는 이유는 ‘가격’이다
집이 팔리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여전히 리스팅 가격입니다. 통계적으로 70~80%의 미판매 매물이‘잘못된 가격 설정’때문입니다. 시장은 냉정합니다. 1~2주 내에 문의나 오퍼가 없다면, 다른 원인보다 가격 재조정을 먼저 고려해야 합니다.
요즘 바이어들은 각종 부동산 플랫폼과 정보에 익숙해 감정가와 대출 한도까지 빠르게 계산합니다. 비슷한 조건의 매물보다 3~5%만 높아도‘볼 필요 없는 집’으로 분류됩니다. 또한, 높은 가격으로 내놓았다가 감정가가 맞지 않아 거래가 취소되는 경우도 잦습니다.
첫인상이 거래를 좌우한다
가격이 적절하더라도 집의 첫인상이 좋지 않으면 거래는 어렵습니다. 바이어가 가장 먼저 보는 곳은 바닥, 벽, 주방, 화장실 순입니다. 가구나 소품이 많아 공간이 좁아 보이거나, 냄새가 나는 집은 구매 의욕을 떨어뜨립니다.
매매를 계획한다면“이사 갈 준비”를 하는 마음으로 불필요한 물건을 정리하세요. 특히 주방과 욕실은 가능한 한 깨끗하고 단순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방향제를 적절히 사용해 쾌적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불리한 조건은 가격에 솔직하게 반영하라
경쟁 매물과 비슷한 가격인데, 방 배치가 비효율적이거나 프라이버시가 부족하거나 HOA·Mello-Roos 부담이 높은 경우는 반드시 가격에 반영해야 합니다. 이를 고려하지 않으면 오퍼를 받기 어렵습니다. 또한 HOA 예비금(Reserve)이 부족하거나 렌트 비율이 높으면 대출이 어려워지므로, 처음부터 합리적인 가격으로 매물을 내놓는 것이 현명합니다.
고압선, 교통 소음, 뷰 차단 등 명확한 단점이 있는 경우에도 이를 숨기기보다는 가격에 솔직하게 반영하고, 장점을 강조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바이어는 더 이상‘모르는 소비자’가 아닙니다. 투명하고 정직한 정보 제공이 오히려 신뢰를 높입니다.
리스팅 에이전트와의 협업이 핵심
셀러가 자주 하는 실수는 리스팅 에이전트의 CMA(Comparative Market Analysis, 주변 시세 분석)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CMA상 80만 달러로 평가된 집을 85만에 내놓으면, 85만 이상 매물과 경쟁해야 하므로 오퍼를 받기 어려워집니다.
리스팅 에이전트는 셀러의 이익을 함께 고민하는 파트너입니다.‘에이전트가 싸게 팔려고 한다’는 불신보다는, 시장 데이터를 근거로 한 전문가의 조언에 귀 기울이는 것이 빠른 거래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현명한 셀러의 자세
결국 집이 팔리지 않는 이유는 시장이 아니라 준비의 차이입니다. 현명한 셀러는 현실을 인정하고, 집의 단점을 보완하며,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합니다. 아끼던 주택이라도 시장의 눈높이에 맞춰야 새로운 주인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2026년의 부동산 시장은 느리지만 확실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를 고려해 셀러와 바이어 모두 자신에게 맞는 계획을 세우고,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