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전통적으로 주택 가격이나 주택 시장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유지해 왔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주택시장을 직접 구제하기보다는, 전체 연방 예산의 약 14%에 해당하는 4,260억 달러를 투입하여 TARP(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를 통해 금융기관의 부실 채권을 정리하는 방식을 선택하였습니다. 이는 주택시장이 바이어와 셀러, 금융기관을 거쳐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이른바 Bottom-up 구조를 전제로 한 결정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주택시장은 과거와 다른 국면에 진입해 있습니다. 급격한 금리 상승, 왜곡된 공급 구조, 그리고 각종 규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시장이 지나치게 경직되었고, 기존의 Bottom-up 방식만으로는 해법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상태에서의 단기간 정상화될 방법 찾기는 어려울 것이고,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혼란스러운 시점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히 알고 향후의 움직임을 파악하여 슬기롭게 대처하는 것이 제일 좋을 것입니다.
2026년 트럼프 정부의 주택정책
2026년 기준 트럼프 정부의 주택정책은 다수의 구조적 변화와 비교적 공격적인 개혁 구상을 포함하고 있으며, 주택 비용·주택 공급·주거 안정성 문제에 대해 기존 연방 정책과는 다른 접근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첫째, 50년 만기 장기 모기지 도입 구상입니다. 이는 당장은 월 상환 부담을 낮춰 주택 구매자의 진입 장벽을 완화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총 이자 부담이 크게 증가하는 구조적 한계를 함께 안고 있습니다.
둘째, 정부의 대규모 MBS(모기지담보증권) 매입 정책입니다. 약 2,000억 달러 규모의 매입을 통해 모기지 금리를 완화하려는 시도로, 단기적으로는 30년 고정 금리를 6%대 초반으로 낮추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다만 이는 근본적인 시장 활성화 방안이라기보다는 일시적인 완화책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셋째, 기관 투자자의 단독주택 매입 제한 추진입니다.“사람은 기업이 아니라 집에 살아야 한다”는 정책적 명분은 공감을 얻을 수 있으나, 이미 바이어 수요가 충분하지 않은 시장에서 추가적인 수요 위축을 초래하여 가격 하락 압력을 키울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종합적으로 볼 때, 2026년 트럼프 정부의 주택정책은 단기 처방의 성격이 강하며, 장기적으로는 일부 역효과를 동반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됩니다.
2026년 LA 시·카운티의 주택정책
LA 시와 카운티의 주택정책 방향은 분명합니다. 시장 활성화보다는 임대 안정과 세입자 보호에 정책의 무게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임대료 인상률을 연 4%로 고정한 점은 주목할 만한 변화입니다. 이는 과거 CPI 연동 방식에서 벗어나, 실질 경제 상황이 공식 통계인 CPI보다 더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한 퇴거 규정이 대폭 강화되면서, LA의 주택정책은 시장을 움직이기보다는 시장의 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하고, 주택과 아파트 가격의 하락에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향후 3년, 주택시장 조용한 시나리오
향후 3년간의 주택시장은 폭등이나 폭락과 같은 극단적인 변동 없이 조용히 점진적으로 정리되어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2026년 초 기준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약 6.06% 수준이며, Fannie Mae는 2026년 말 금리를 약 5.9%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거래량은 바닥을 통과하겠지만 회복 속도는 매우 완만할 것으로 보이며, 주택 가격 역시 정체 내지 1% 내외의 소폭 상승세가 예상됩니다.
2026년 하반기 이후에는 금리가 조금 내려가고 거래가 조금 늘며 가격이 조금 오르는, 이른바‘조용한 해빙’국면이 나타날 수 있으나 체감도는 크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과거처럼 시장 전체가 함께 움직이기보다는 학군, 입지, Non-RSO 지역, 주거 환경 등에 따라 4~8%까지 상승하는 선행 지역과 침체 지역으로 차별화된 상승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렌트 시장은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하되 급격한 상승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셀러스 마켓으로의 전환 가능성
결론적으로 올해는 전반적인 시장 상황이 좋다고 보기는 어렵겠습니다. 다만 급격한 하락보다는 소폭의 조정과 답보 국면이 이어지며, 눈에 띄는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차압 매물은 많지 않지만 숏세일이 점차 나타날 가능성은 있으며, 지역별로는 주택의 컨디션에 따라 가격 차별화가 더욱 뚜렷해질 것입니다. 그 결과, 잘 준비된 주택은 빠르게 거래되는 반면 그렇지 못한 주택은 시장에 장기간 남게 되는 전형적인 침체기 시장의 모습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2027년은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습니다. 금리가 5%대 중반 이하로 안정되고, 과거 3%대 금리를 보유한 주택 소유자들이 점차 시장에 나오기 시작할 경우, 지역과 조건에 따라 선택적으로 형성되는 이른바 조용한 셀러스 마켓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기 지역이나 학군이 우수한 지역, 그리고 렌트 수요가 탄탄한 지역부터 이러한 조용한 셀러스 마켓이 먼저 형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2020~2021년과 같은 과열 국면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앞으로의 셀러스 마켓은 다중 오퍼가 난무하는 시장이 아니라, 준비가 잘된 주택이 조용하지만 빠르게 거래되는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