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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러 교향곡 1 번 D 장조 “거인” 

 

명곡해설_Gustav-Mahler-Kohut.jpg

 

 

 

 

 

 

 

 

 

 

 

 

 

   2000년 무렵, 세기 말의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클  래식 음악의 레퍼토리에 거대한 물갈이가 이루어졌습니다. 이전까지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던 레퍼토리를 가진 베토벤이 왕좌의 자리를, 드디어 구스타프 말러(1860~1911)에게 내어주게 되었습니다.

LosAngeles Philharmonic Orchestra(LAPO)는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Walt Disney Concert Hall(WDCH)) 로 새 둥지를 옮긴 첫 시즌(2003-2004)에 말러 교향곡 6번을 SFSO의 음악 감독인 마이클 틸슨 토마스를 객원 지휘자로 초빙 연주했습니다. 2009년 10월 8일, LAPO의 새 음악 감독으로 부임한 구스타보 두다멜이 공식 지휘한 첫 교향곡은 말러 교향곡 1번이었습니다. 두다멜은 2004년 독일 밤베르크 오케스트라 주최 구스타프 말러 지휘자 콩쿨에서 일등으로 선정될 때도 같은 곡을 지휘했다고 합니다. 2012년 1월 10일, 뉴욕 링컨 센터 에이브리 피셔 홀에서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공연 도중 휴대전화가 울려서 음악당이 생기고 처음으로 공연이 중단된 적이 있었는데, 이 때 연주된 곡은 말러 교향곡(9번)이었습니다. 2012년 1월과 2월 LAPO는“Mahler Project”라는 이름 아래, 교향곡 1번부터 10번까지의 전곡을 연주한 적이 있습니다. 

   2000년을 기점으로, 이렇게 말러 교향곡들이 고전 음악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게 되면서“내 시대가 올 것”이라던 말러의 예견은 사후 100여 년이 흘러서 마침내 이루어 졌습니다. 말러는 그가 살았을 때 이미 거의 죽어가고 있던 교향곡이라는 장르(형식)를, 20세기가 될 때까지 다시 불타오르게 하면서 후기 낭만주의의 끝을 화려하게 장식해 주었습니다.

   말러의 음악 세계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를 능가할 만큼 오케스트레이션의 기교와 정교한 작곡 기술, 격정적인 격렬함, 그리고 신비로운 화음으로 장식된 피안에서 피어나는 음. 행복, 슬픔, 분노, 체념, 좌절, 사랑 등 이 모든 감정들이 얽히고 얽혀서 심연으로 꺼져 내려갔다가 하늘로 치솟으며 폭발하기를 반복하는 동안, 말러의 음악세계는 저를 얼마나 전율시키고, 끓어오르는 눈물을 흘리게 했는지 모릅니다. 

   행복과 슬픔, 희망과 절망,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그래서인지 거의 모든 교향곡 안에는 장송곡이 있는가 하면 밝은 부활과 같은 희망이 담긴 악장도 공존합니다. 사람이 만든 것에는 완전한 것이 없기에 저는 믿지 않지만, 말러야 말로 형이상학적인 음악을 작곡했던, 이 시대의 마지막 낭만파 작곡가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토록 듣고 또 들었지만 아직도 그의 음악 세계의 깊이를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1884년부터 시작해서 수년간의 준비 작업 끝에 28세였던 해인 1888년 1월 6주간에 걸쳐 말러의 표현에 따르면 미친 듯이 작곡했다고 하는 말러 교향곡 1번은 장 파울의 장대한 소설“거인”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전해집니다. 1889년 11월 20일, 2부 5개 악장으로 된 교향시로 소개하면서 직접 지휘한 부다페스트 초연에서 참담한 실패를 맛보았다고 합니다. 이후, 여러 차례 공연을 거치면서 수정을 거듭하게 됩니다. 그 결과, 1896년 베를린 공연에서는 초연 당시의 2악장인“블루미네”악장과  각 악장의 표제들을 모두 삭제한 다음, 4악장으로 된 교향곡 형태로 개편한 악보로 연주되었다고 합니다.

   “타이탄”교향곡은 탐미적이라고 해야 할 만큼 아름답고 화려한 멜로디, 불규칙하면서도 치밀한 음악적 전개, 괴기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화성 구조를 지녔습니다. 대편성의 관현악 구성에도 불구하고 실내악 같은 정갈함을 주는 독특한 음색의 목관악기와 바그네리안의 맥을 잇는 금관악기의 아름다움이 말러다움을 돋보이게 합니다.

   선술집 아들로 자란 유년 시절의 기억, 늘 그의 귀에 들려왔던 선술집과 거리에서의 음악들, 그가 즐겨 찾았다는 숲속에서의 뻐꾸기 소리, 어려서부터 찾아 왔던 형제들의 죽음, 지휘자로서의 삶을 위해 여러 곳을 전전하면서 말러가 겪었을 베르테르의 슬픔 등을 담은 젊은 날의 초상이기도 합니다. 다른 작곡가들, 리스트와 바그너의 동기 또한 담겨 있습니다.

   많은 교향곡 작곡가들 가운데 자신의 첫 교향곡에서 말러만큼 전 생애의 지표를 제시한 사람은 참으로 드뭅니다. 또한, 첫 교향곡에서 말러와 같은 완성도를 보여준 작곡가도 찾기 쉽지 않습니다. 굳이 견줄만한 작곡가가 있다면 아마도 브람스일 것입니다. 그런데, 브람스가 그의 교향곡 1번 C단조를 완성할 당시 그는 이미 40대의 중년이었습니다.

   말러의 교향곡은 퍼내고 또 퍼내어도 다시 솟아나는 샘물 같은 생명력이 있습니다. 클래식 음악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1번 교향곡에서 말러가 보여준 젊음의 싱싱한 생명력과 꿈, 좌절과 고뇌, 사랑의 기쁨과 실연의 아픔을 느껴보시겠습니까? 이 곡을 통하여 한 차원 높은 클래식 음악의 진수를 느낄 수 있으리라 자신합니다.

   2000년 이전까지 가장 많이 연주되었던 그 중에도 클래식 음악중의 음악 베토벤 교향곡 5번과 2000년 이후 가장 많이 연주되고 있는 말러 교향곡 1번을 비교하며 함께 들어 보십시오. 예. 이 곡은 무겁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그래서 깊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한적한 주말을 택해 마음을 비우고 4악장 모두를 여러 번 감상해 보십시오. 왜 이 곡이 이토록 자주 연주되는지를… 인생의 희노애락을 마음으로 느낄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문의 : chesonghw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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