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최고의 전망 샌버나디노픽
김 찬 호
<밸리산악회> 대원
한청년이 빛을 잃었다. 스물 두 살, 그 푸른 나이에 눈부신 태양, 푸른 하늘, 꽃과 나무, 사랑하는 사람들, 세상 모든 것들이 그의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송경태. 그는 82년 7월 군에 입대한지 40일 만에 수류탄폭발 사고로 두 눈을 잃었다. 여섯 달 동안 치료를 받고 의병제대를 했다. 그의 생이 끝날 때까지 이어질 암흑 속으로의 출발이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절망감은 여섯 번의 자살 시도로 이어진다. 그를 일으켜 세운 건 눈물겨운 부모님의 사랑이었다. 부모님의 가슴에 못을 박을 순 없다는 걸 깨달으며 지팡이를 짚고 걸음마를 시작한다. 그렇게 지난한 자기 극복의 길을 걷던 그는 1999년 큰 발걸음을 내딛는다. 미국 동부 필라델피아에서 서부 LA 까지 4000Km를 석 달 동안 걸으며 대륙횡단을 성공한다. 그리고 그 대장정에서 사막마라톤 대회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또 하나의 한계를 극복하고 싶었던 그는 사하라 사막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에 도전장을 내민다. 2005년 9월 일반인도 해내기 힘든 극한의 사하라 사막 250Km를 6박 7일간, 봉사자로 참가한 아들의 안내를 받으며 정해진 시간 안에 완주한다. 그러나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달린다. 그리하여 중국 고비 사막, 칠레 아타카마사막, 남극마라톤 대회를 참가해 모두 완주하며 장애인 세계 최초 4대 극한마라톤 그랜드슬램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한다. 이후 그의 도전은 산으로도 이어져 캐나다 로키산맥 스쿼머시치프봉 등정, 히말라야 아일랜드피크(6189m)등정, 아프리카 킬리만자로(5895m)등정, 그리고 2015년 드디어 꿈에 그리던 에베레스트 등정에 도전하나 6400m 지점에서 네팔 대지진이 발생, 죽을 고비를 넘기고 철수한다. 다음 도전을 계획하고 있다는, 인간한계를 뛰어 넘는 그의 도전은, 환갑을 앞에 두고도 멈출 생각이 없다. 그는 아직 청춘이다.
샌버나디노픽은 샌골고니오 야생구역 내의 1만피트를 오르내리는 11개의 픽을 한눈에 바라보는 아름다운 전망, 넓은 초원지대와 파인트리 숲 속에서 맛보는 청량함이 환상적인, 추천 등급 5Star 최고의 코스이며 150여년전 남가주가 개발되기 전 남가주를 측량하기위해 미육군 측량팀이 Inital Point (측량기준점)을 찾으려고 한 달여 동안 샌버나디노 산맥을 탐험하던 중, 빅베어레익과 빅베어밸리, 리버사이드와 샌버나디노카운티가 한 눈에 바라보이는 샌버나디노픽 정상 부근에 Inital Point (측량기준점)을 정하였고 이 곳을 기준으로 남가주의 땅을 측량하였다고 한다. 트레일헤드를 출발, 오크나무와 파인트리 숲 사이 스위치백을 오르며 서서 히고 산의 풍광을 만끽한다. 거리와 등반고도가 상당한 곳이나 등산로 관리가 잘되어 있어 그리 힘들진 않은 곳이다. 샌골고니오 야생구역 표지판을 지나고 4마일지점에서 Manzanita Spring을 만나고 왼쪽 Limber Pine 방향으로 향한다. 다시 2마일여 땀을 뿌리다 Limber Pine 캠프장을 만난다.여기서 보는 조망도 정말 훌륭하다. 목을 축이고 잠깐의 휴식으로 얻은 생기로 배낭끈을 조인다. 표지판은 다시 왼쪽으로 가란다. 트레일 중간마다 이웃한 샌골고니오, 빅베어레익의 멋진 경치로 위로받으며 7마일 지점에서 다시 왼쪽으로 들어선다. 항상느끼지만 정상직전이 제일 가파른 법. 우리의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가장 힘이 들 때 희망도 슬며시 들어서듯이. 거친숨을 내뱉으며 바위더미, 샌버나디노픽 정상에 올라선다.
▶가는길: 높이 10624 피트(3245m). 왕복 16마일. 등반고도4600 피트. 난이도 5(최고5) 등급5(최고5)
가는길118(E)- 210(E)-10(E)-Orange St Exit-2번째에서 레프턴-Lugonia Ave(38 Hwy)에서 라이턴-오른쪽 성조기있는 스테이션-Fire Station 뒷편
(213) 445-1280, www.valleyhiker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