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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종 화   <밸리 클래식음악 동호회> 회장

 

   이“아름다운 물방앗간 처녀”는 시인 뮐러의 시에 곡을 붙인 것으로 전부 20곡으로 되어있으며, 슈베르트가 처음 작곡한 가곡집이지만 낭만파 시대에 처음 출판된 기념비적인 가곡집이기도 합니다.
   이외의 연가곡집은“겨울 나그네 Winterreise” 와“백조의 노래 Schwaengesang”이 있습니다.
“겨울 나그네”,아름다운 물방앗간 처녀” 등의 시를 펴낸 뭘러는 33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 많은 작품을 남기진 못했지만, 독일인들에게 가장 많은 사람을 받아온 가장 독일적인 독일 시인입니다. 슈베르트와 비슷한 시대에 살았던 뮐러는, 가곡집“겨울 나그네”가 나온 1927년 세상을 떠났고, 슈베르트는 그다음 해인 31세의 나이로 세상에서의 나그네 삶을 마쳤습니다.
   이 가곡집은, 물방앗간의 주인집 처녀와 이 방앗간에 일하게 된 젊은이와의 사랑을 주제로 한 것으로, 처녀의 아버지와 사랑의 적수인 사냥꾼과, 시냇물과 물방아, 등에 대하여 지은 소박한 전원의 소품집입니다. 이 연가곡집“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 는“겨울 나그네”와 다르게 일관된 줄거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떠돌이 생활을 하는 한 젊은이가 어떤 봄날에 바위 사이로 흘러내리는 시냇물을 따라 헤매다가, 시냇가에 있는 물방앗간에 일꾼으로 취직을 하게 되고 그는 이 물방앗간의 아름다운 딸에게 사랑의 불길을 태우기 시작합니다. 그는 이 처녀의 마음을 사기 위하여 온 정성을 다 바쳐 짝사랑하지만, 이 처녀의 속마음을 몰라 안타깝기만 합니다. 이 청년의 마음을 알고 처녀의 호의를 알게 된 청년은 그녀가 좋아하는 녹색 리본을 만들어 놓고 너무나 기뻐합니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깐, 어느 날 잘생긴 젊은 사냥꾼이 나타나 처녀의 마음을 사로잡자, 젊은이의 사랑은 무참히 깨어지고 맙니다. 실연당한 그는, 지금까지 보이던 모든 아름다운 광경은 삭막하게 변해버립니다. 결국 절망 끝에 그의 마음의 벗이었던 시냇물에 자신의 몸을 던져 죽음으로 영원한 안식을 찾습니다.”
   이 가곡집은 1823년에 작곡되었는데 슈베르트의 친구이자 미성의 테너인 카를 센슈타인 남작에게 헌정되었습니다. 그러나 33년이 지난 1856년 후에야 전곡이 콜리우스 슈톡하우젠에 의해 초연되었습니다.
   일화에 의하면, 슈베르트는 그의 친구‘란트 하르팅거’의 집을 방문하였을 때, 친구를 기다리며 책상 위 뮐러의 시집“숲속에서 호른 연주자가 남긴 시”를 보게 되었고, 소박하고 정이 넘치는 내용이 마음에 들어 이 시집을 집으로 가지고 왔습니다. 친구가 다음날 슈베르트를 찾았을 때 이미 3곡을 작곡하였습니다. 그러나 곡을 빨리 쓰기로 소문나있는 슈베르트이지만, 봄에 작곡을 시작하여 가을이 되어서야 마칠만큼 정성을 많이 들인 작품이 되었습니다.

   01. 방랑(Das Wandern), 02. 어디로?(Wohin?), 03. 멎어라(Halt!),  04. 시냇물에 감사(Danksagung an den Bach), 05. 하루 일을 끝내며(am feierabend), 06. 알고자 하는 마음(Der Neugierige), 07. 초조(Ungeduld), 08. 아침인사(Morgengruss), 09. 방아장이의 꽃(Des Mullers Blumen), 10. 눈물의 비(Tranenregen), 11. 나의 것(Mein), 12. 휴식(Pause), 13. 녹색 리본으로(Mit dem grunen Lautenbande), 14. 사냥꾼(Der Jager), 15. 질투와 자존심(Eifersucht und Stolz), 16. 사랑하는 빛깔(Die liebe Farbe), 17. 나쁜 빛깔(Die bose Farbe), 18. 시든 꽃(Trockne Blumen), 19. 물레방아와 시냇물(Der Muller und der Bach), 20. 시냇물의 자장가(Des Baches Wiegenlied)

   지극히 내성적이었던 슈베르트의 성격처럼, 모든 아픔을 자신의 마음속에 삼키고 조용히 시냇물에 몸을 던져 안식을 구하는 이 연가곡을 통해 그의 마음이 전해짐과 동시에 강한 연민의 정이 느껴집니다.
   남가주에도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추운 겨울을 재촉하듯 쌀쌀한 날씨와 함께 촉촉이 비가 내리는 날이면, 더더욱 슈베르트의 음악이 그리워집니다. 쓸쓸함, 슬픔, 눈물, 실연, 방랑자, 겨울, 죽음, … 이 촉촉이 젖어있는“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처녀”,“방랑자 환상곡”, “ 겨울 나그네”를 들으며 위로받고픈 마음이 저뿐인가요? 끊어질 듯 또 이어지는 처마 끝 낙수는, 물레방앗간의 처녀를 향한 젊은이(슈베르트)의 눈물이 되어 저의 가슴을 적십니다. <*> 
문의 chesonghw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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