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주에 가면 유명한 에밀레종이 있습니다. 1989년 한국 정부는 에밀레종의 타종을 금지 시켰습니다. 오래된 에밀레종을 보호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가야금에 심취하여 일평생을 국악에 바친 황병기 선생이라는 분이 계신데, 그분이 마지막 타종을 듣기 위해서 경주로 내려갔다고 합니다. 마침 타종을 위해 종각 위로 올라선 박물관장이 군중들 제일 앞에 서 있는 황 선생을 발견하고는 같이 올라와서 타종을 하자고 청하였습니다. 황 선생은 영광스럽게 생각하면서 올라갔고, 긴 통나무를 잡고 열두 시 정각에 첫 번째 타종을 했습니다. 그런데 황 교수는 두 번 정도 치고는 그냥 밑으로 내려왔다고 합니다. 종소리를 들으려고 간 것이었는데 타종을 하면 사람들이 지르는 환호성에 종소리를 들을 수가 없어서 그냥 내려와 버린 것입니다.
내려오자 한 사람이 물었다고 합니다.“왜 내려오십니까?”그래서 사정을 이야기했더니 그 사람이 대답하기를 “교수님, 맞은편에 있는 반월성 언덕으로 올라가십시오. 그러면 종소리가 들립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황 교수는 반신반의 했습니다.‘앞에서도 안 들리는 종소리가 어떻게 그곳에서 과연 들릴까?’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언덕으로 올라갔는데 신기하게도 사람들의 소리는 그곳에서 들리지 않았는데, 사람들의 함성을 뚫고 에밀레종의 신비스러운 종소리가 들렸다고 합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현대인들은 많은 이야기와 소리를 들으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정작 필요한 소리는 듣지 못하는 가운데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메마른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말 들어야 하는 아름다운 소리가 있는데, 수많은 다른 소리 때문에 그 소리를 듣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볼 때 참 안타까울 때가 많이 있습니다. 때때로 일상의 분주함에서 멀찌감치 떨어져서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여 보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우리 마음에 울리던 소리를 뚫고 들리는 하나님의 음성이 우리 마음과 영혼에 참 안식을 줄 것입니다.<*>
2019.02.04 22:45
하나님의 음성 - 유경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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