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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밸리 한인들의 단결된 정치적 힘을 제대로 보여줘야 할 때가 왔습니다.
  LA시 12지구 보궐선거 개표 최종집계 결과, 존 이 후보가 2위로 8월13일에 실시되는 결선 진출이 확정됐습니다.
  지난 6월5일 잠정집계에서는 당당히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발표돼, 크게 기뻐했었는데, 6월15일 우편투표와 미개표 투표용지를 최종 개표 집계한 결과 462표 차이로 역전된 것입니다.
  보수성향의 공화당 지지 유권자들은 우편투표를 일찍 끝내는 반면, 민주당을 지지하는 젊은 유권자들은 우편투표를 늦게 발송해 개표 막판에 집계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런 역전 현상이 생겼다는군요.
  존 이 후보는 40년간 이 지역에서 거주해온 토박이로, 전임 시의원의 수석보좌관을 지낸 경력을 앞세우며, 선거 기간 내내 14명 후보의 공격에 맞서, 결국 최종 결선에 진출하게 됐습니다만, 8월 결선에서는 1위를 차지한 로레인 린드키스트 후보와 힘든 싸움을 벌여야 하게 된 겁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존 이 후보와 1위 후보의 표 격차가 500표도 되지 않기 때문에 8월 결선투표에서 한인 유권자들이 힘을 모으면, 제2의 한인 시의원 탄생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합니다. 한인사회의 단결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이야기죠.
  정치적으로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결이라는 측면도 있지요. 실제로 예비선거에서 분산됐던 민주당 표가 결선에서 린드키스트 후보에게 집중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공화당인 존 이 후보가 당선되기 위해서는 한인 유권자들의 표 결집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는 겁니다.
  참고로 린드키스트 후보는 <LA 타임스>의 공식 지지를 받은 막강한 경쟁자입니다. 

  한인 밀집지역인 노스리지, 그라나다힐스, 포터랜치, 체스워스 등이 포함된 12지구는 LA시의회 지역구 중에서 가장 넓은 지역으로, 전체 유권자는 16만 8000명, 이중 아시안은 2만 여명, 한인 유권자는 약 3%에 해당하는 4887명으로 집계됩니다.
  존 이 후보의 당선을 돕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요. 경제적으로 후원할 수도 있고, 자원봉사로 도울 수도 있겠고… 무엇보다도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은 투표를 하는 겁니다. 마음만 먹으면 쉽게 할 수 있는 간단한 일이지요.
  한인 표 4887표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당선을 결정지을 만한 숫자지요. 그러니……
  존 이 후보는 한 인터뷰에서 승리의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며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12지구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홈리스 문제와 개스 유출 등 복잡한 현안으로부터 커뮤니티를 안전하게 만들고 지켜내는 것입니다. 결국 지난 40년 동안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수석보좌관으로 현안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후보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으며, 적임자가 바로 저라고 확신합니다.”

  존 이 후보가 당선되어 LA 시의회에 한인 시의원 2명 시대가 열린다면, LA 한인사회 뿐 아니라 미주 한인 정치사에서도 기념비적 사건이 될 것입니다. 밸리 한인사회와 우리 2세들에게 미치는 긍정적 영향도 대단히 크겠지요.
  아무쪼록, 8월13일 본 선거에서 우리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당선 소식이 전해진다면, 우연의 일치입니다만, 8월15일 광복절과 이어지면서 기쁨은 몇 배로 커지겠지요. 
  물론 꿈은 그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지요. 그리고 투표 참여는 민주시민의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나의 한 표가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겠지요. 정치력 신장은 우리 스스로 쟁취해야 하는 것입니다.

▲꿈을 펼칠 바탕, 저력이 필요하다.
  우리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은 정치적으로 성공한 사람만이 아닙니다.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는 각 분야의 인재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자랑스럽지요. 꿈을 이룬 사람들, 그래서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방탄소년단, 류현진, 손흥민, 김연아, 박항서 감독, 이름을 하나하나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여자골프선수들… 그리고 지휘자 정명훈, 피아니스트 조성진, 소설가 한강, 미술가 이우환… 거기에 더해서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기생충>으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감독 봉준호… 이런 사람들이야 말로 대한민국 국위 선양에 앞장선 애국자들입니다. 
  특히 봉준호 감독의 수상은 한국영화 100주년을 축하하는 뜻깊은 선물로 여겨집니다. 그리고,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만, 작년에 일본 영화가 최고상을 받는 바람에 매우 아쉬웠는데, 그 섭섭함을 날려버렸다는 점에서도 반가웠습니다.
  봉 감독의 작품 <기생충>은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전원 만장일치로 예술성을 인정받은 데다가, 한국에서의 흥행기록도 성공적이니 겹경사를 맞은 셈이지요. 작품성과 흥행 두 가지를 함께 이루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축하할 일입니다.
  영화 <기생충>은 칸 영화제에 이어 6월16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제66회 시드니 영화제에서도 최고상을 받아 기쁨이 더했습니다.
  이제는 흥분된 축하 분위기가 좀 가라앉은 것 같군요. 봉준호 감독은 칸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도 다음 작품 시나리오를 썼다지요.
  진심을 담은 축하는 당연한 것이지만, 그와 함께 차근차근 따져봐야 할 것도  많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흔히들 이런 사람들을 깜짝 선물처럼 등장한 천재라고 여기지요.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타고난 능력과 피나는 노력으로 꿈을 이룬 것은 분명하지만, 이런 천재들이 불쑥 솟아난 것은 결코 아닙니다. 하늘에서 떨어진 것도 아니죠.
  오랜 전통의 바탕, 사회적 분위기,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 그런 것이 없이는 아무리 뛰어난 천재도 빛을 발할 수 없습니다. 아주 중요한 일이지요.
  가령 손흥민 선수 앞에는 차범근, 박지성 같은 걸출한 선수들의 활약과 <붉은 악마>라는 거대한 힘이 있었고, 류현진 앞에는 박찬호 선수가 있었지요. 방탄소년단에 앞서 싸이를 비롯한 여러 K-팝 스타들이 길을 닦았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경우도 100주년을 맞는 한국영화의 전통, 해마다 <천만 관객 영화>를 탄생시키는 관객들이 있었기에 세계 정상의 꿈을 이룰 수 있었던 겁니다. 현재 한국 영화산업의 규모는 세계 5위라고 합니다. 나라의 크기를 생각하면 대단한 사랑인 셈이죠. 이런 여러 가지가 영광의 바탕에 있는 겁니다.
  그리고 칸 영화제에서도 여러 차례의 도전 끝에 마침내 정상에 오른 것입니다. 참고로 역대 칸 영화제에서 본상을 수상한 한국영화를 꼽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Δ취화선 (임권택 감독), 2002년 제55회 감독상
  Δ올드보이 (박찬욱 감독), 2004년 제57회 심사위원대상
  Δ밀양 (이창동 감독), 2007년 제60회 여우주연상(전도연)
  Δ박쥐 (박찬욱 감독), 2009년 제62회 심사위원상
  Δ시 (이창동 감독), 2010년 제63회 각본상
  Δ기생충 (봉준호 감독), 2019년 제72회 황금종려상
  그밖에 수상은 못했지만 본선에 초청된 작품이나 비공식 상을 받은 작품은 훨씬 많지요. 이와 같은 기반이 있었기에 세계 정상에 오를 수 있은 겁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빛나는 영광 뒤에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는 법이고, 그러기에 주인공에게 박수를 치는 것에 그치지 말고, 그 뒤에 있는 버팀목에도 관심을 가지고 감사를 보내야겠다는 말입니다.
  그걸 국력이라고 해도 좋고, 정신적 뚝심이나 문화적 저력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요, 그런 전통은 돈으로 살 수 있거나 급하게 날조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미주 한인사회에서도 세계무대에 우뚝 서는 빛나는 영웅이 나올 수 있을 겁니다. 그럴 가능성은 충분하지요. 문제는 우리가, 우리 사회가 든든한 버팀목이 될 준비를 하고 있는지가 아닐까요? 과연 우리 사회의 문화적 저력은 어느 정도인지 짚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2세, 3세들이 딛고 도약하여 날아오를 든든한 기반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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