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밤 라스베가스의 패리스 호텔 디어터. NBC-TV의 최고 인기쇼 ‘아메리카 갓 탤런트’ 시즌 14의 최종 결승 생방송의 화려한 무대에 시각 장애와 자폐증을 딛고 천상의 목소리로 전 국민의 마음을 울린 한인 청년 코디 이(23.한국명 이태현)가 ‘아메리카 갓 탤런트(AGT)’ 시즌 14의 최종 우승을 차지하며 상금 100만 달러의 주인공이 됐다.
사랑을 노래하는 그의 절절한 목소리와 혼신을 담은 피아노 선율은 또 한번 심사위원과 관중들의 심금을 울렸다. 3분 남짓한 공연이 막바지에 치닫자 관중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날 이씨와 그의 어머니는 다른 최종 후보인‘디트로이트 청소년 합창단(Detroit Youth Choir)’과 함께 최종 우승자를 가리기 위해 무대에 섰다. 이윽고 우승자에 이씨의 이름이 호명되자 그는 무대를 방방 뛰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의 어머니는 그를 부둥켜 앉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를 지켜보던 심사위원과 관중들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우승 소감을 묻자 이씨는 흥분된 목소리로“믿을 수가 없다. 지금 너무 기쁘다”라고 감격했다. 이어 그는 상금을 어디에 쓸 거냐는 사회자의 질문에“그랜드 피아노를 색깔별로 사겠다”는 재치있는 답변을 하기도 했다.
코디 이씨는 아메리카 갓 탤런트에 출연한 최초의 자폐증 참가자이자 결승에 진출한 최초의 시각장애인 참가자다. 무엇보다도 무대 위에 선 그에게 시각장애와 자폐증은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시청자들은 코디 이씨가 역대 아메리카 갓 탤런트 경연서 최고의 감동을 선사했다고 평가했다.
코디 이씨는 한인 아버지 에릭 태현 이와 미국인 어머니 티나 레니 이씨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다. 시각장애를 지녔고 4세에 자폐증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이 장애도 코디의 음악에 대한 강한 애정과 열정 앞에서는 아무런 방해물이 되지 못했다.
어려서 피아노를 치고 노래하는 아들을 보며 ‘타고난 엔터테이너’라는 생각을 했다는 어머니 티나씨는 아들이 시각 장애로 인해 청각과 촉각에 민감하고, 어떤 곡이든 한번 들으면 그대로 연주해내는 능력이 있어 늘 음악과 함께 했다.
남가주 한인사회와도 인연이 깊은 코디 이씨는 일곱 살이던 2004년 9월 밀알선교단과 한미특수교육센터가 마련한 콘서트에 이지선 자매, 하덕규 목사와 함께 참가해‘조이 투 더 월드’등의 연주와 찬양을 했다. 또, 아홉 살 때는 한국 KBS 1TV‘사랑의 리퀘스트’에 출연해 모아진 성금으로 그랜드 피아노를 선물받으며 천재 피아니스트로 알려졌다. 이씨는 오는 11월 7~10일 라스베이거스 파리스 호텔에서 우승자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