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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벤추라에 있는 바닷가에서 하늘을 붉게 물들인 석양을 보았습니다. 저무는 한 해의 길목에서 석양을 바라보니 참 아름답고 마음은 뭉클했습니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이렇게 저무는구나... 석양을 보고 돌아오는 길은 어두웠지만 내일이면 또 다시 힘차게 떠오르는 태양이 있음을 알기에 발걸음은 가벼웠습니다. 
   2020년이 시작되었습니다. 2019년은 이미 집필이 완료된 책이기에, ‘이렇게 되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과거지향적인 생각으로 미래를 향한 의욕을 상실시키지 말아야 합니다. 어제의 해는 졌습니다. 과거는 지나갔기에 과거의 일들에 의미를 부여하며 교훈을 삼으면 됩니다. 특히 과거의 상처와 아픔과 슬픔이 기록된 페이지에 더 이상 시선을 고정시키지 말아야 합니다.
   새로운 교회에서 새로운 사역을 시작하면서 성도들의 가정을 심방(pastoral visiting)하였습니다. 과거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대화가 많았습니다. 공감했습니다. 저 역시도 지난 사역 속에서 사역의 기쁨과 고통을 맛보았고, 고통의 맛은 더 쓰고 오래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과거입니다. 지나간 시간에 너무 오래 갇혀 있으면, 미래의 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과거의 문을 닫고 미래의 문을 여는 열쇠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용서>입니다. 나에게 상처와 고통을 가져다 준 사람들을 용서함으로써 분노와 적개심을 제거할 때 미래의 문이 활짝 열립니다. 그러나 가정에서, 교회에서, 직장에서 용서하는 일이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용서하지 못하는 이유와 변명이 가득합니다. 용서 없이 분노와 적개심에 묶인 삶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C. S. Lewis라는 기독교 최대의 변증가요 영성신학자는 말하기를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을 용서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용서할 수 없는 우리를 용서했기 때문이다”라고 했습니다. 용서하는 마음을 갖기 위해 무조건적인, 무제한적인 용서를 말씀하신 주님의 도우심을 구해야 합니다(신약, 마태복음 18:21-22). 용서는 의지이며 결심이며 행동입니다.
   석양이 아름답지만 석양에서 눈을 떼어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새 일을 기대해야 합니다. 구약성경의 이사야 선지자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이렇게 전합니다. “너희는 이전 일을 기억하지 말며 옛날 일을 생각하지 말라.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 반드시 내가 광야에 길을 사막에 강을 내리니 장차 들짐승 곧 승냥이와 타조도 나를 존경할 것은 내가 광야에 물을, 사막에 강들을 내어 내 백성, 내가 택한 자에게 마시게 할 것임이라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나를 찬송하게 하려 함이니라”(이사야 43:18-21). 새 일을 행하실 하나님을 신뢰하고, 인도하심을 구하며 희망찬 새해를 향해 힘차게 전진하지 않으시겠습니까? 2020년에도 하나님의 은혜가 모든 분들에게 함께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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