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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음악에서 대포를 쏘는 소리가 들어가 있는 관현악곡은 차이코프스키가 작곡한, 잘 알려진, “1812년 서곡”과, 베토벤이 작곡한, 잘 알려지지 않은,  “웰링턴의 승리”가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전자는 소련과 프랑스가 싸워서 소련이 승리를 기념하는 곡이고, 후자는 영국이 주도한 연합군이 프랑스와 싸워서 영국 연합군의 승리를 기념하는 곡입니다. 즉 두 곡 모두 나폴레옹이 이끄는 프랑스가 패하는 곡입니다.
   베토벤이“전쟁 교향곡”이라고 명명한 이 곡은 1813년 6월 영국의 Duke Wellington 장군이 스페인 Vitoria 전투에서 프랑스의 6만 나폴레옹 군을 격파한 전투를 기념하기 위하여 작곡된 곡으로 1813년 12월, 빈 대학 강당에서 베토벤 자신의 지휘로 교향곡 7번과 함께 초연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전해집니다. 오스트리아와 바바리아의 부상 제대군인들을 위한 초연 콘서트이여서 제대군인들의 환호와 열광은 대단했다고 합니다.
   이 곡은 2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전반부는‘전쟁터’즉 전투 장면을 묘사한 것으로, 영국군 진영의 북과 나팔소리 및 영국군의 행진 그리고 프랑스군 진영의 북과 나팔소리 및 프랑스군의 행진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영국의 행진곡‘브리타니아여 통치하라 Rule Britannia’와 프랑스의 행진곡‘말버러는 전장으로 떠났다네 Marlborough has left for the War’가 양쪽 군대의 위세를 알립니다.
   스테레오 시스템으로 감상하실 때에는, 왼쪽(스피커)은 영국군 진영, 오른쪽(스피커)은 프랑스 군입니다. 먼저 오른쪽 (스피커) 프랑스군이 대포를 쏘며 먼저 도전을 하며 영국군도 대포를 쏘며 응전을 하면서 전면전으로 치닫습니다. 치열한 전투가 진행되다가 영국군 진영의 대포 소리는 여전한데, 프랑스군 진영의 대포 소리는 점점 작아지며 결국에는 싸움에서 패하게 됩니다.
   후반부는‘승리 교향곡’즉 승전을 기념하는 교향곡 형식의 곡으로 영국 국가 (하나님이여 여왕을 보호하소서 God save the king)의 연주되며 점점 변주되면서 장엄하게 끝을 맺습니다. 변주 중에 베토벤 특유의 대위법 연주 부분이 귀를 간질이듯 상쾌합니다. 현대에 들어와서 전쟁 장면을 실감 나게 하기 위해 연주회에서 소총 소리와 대포 소리를 실제로 발사하거나 녹음하여 사용한다고 합니다.
   1812년 9월, 나폴레옹은 60만 대군을 거느리고 모스크바를 침공하여 겨울이 오기 전에 러시아를 정복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는 모스크바를 불태우고 도망간 후 집요한 게릴라전을 펼쳤습니다. 이 전략은 주효했습니다. 먹을 것이라고는 없는 폐허의 모스크바에서, 난생처음 겪어보지 못했던 혹독한 추위의 겨울을 맞은 프랑스군은, 결국, 6만 명의 패잔병만이 파리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러시아는 이때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모스크바에 교회를 세웠고, 차이코프스키는 이 승전을 위해“1812년 서곡”을 작곡했습니다. 대규모의 오케스트라가 프랑스 국가와 러시아 국가를 오가며 전쟁의 상황을 전개하고, 대포 소리와 함께 교회의 종소리가 일제히 울리는 것으로 피날레를 맞는 곡입니다. Los Angeles에 여름철이 되면, Hollywood Bowl orchestra가 조직되어, Hollywood Bowl 공연장에서 불꽃놀이와 함께 여름 축제가 벌어집니다. 공연의 마지막에 불꽃놀이가 있는데, 이 불꽃놀이와 함께 단골로 연주되는 곡이 차이코프스키가 작곡한 1812년 서곡과 헨델이 작곡한 왕국의 불꽃놀이, 두 곡입니다.
   “웰링턴의 승리” 는 잘 연주되지 않지만,“1812년 서곡”은 전 세계의 많은 행사에서 연주됩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웰리턴의 승리”뿐만 아니라“1812년 서곡” 도 연주되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제가 프랑스인이면, 저 역시 이 연주회에는 가고 싶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해가 갑니다.<*>     
  문의 chesonghw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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