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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이월 다 가고 삼월이라네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며는
   이 땅에도 봄이 찾아온다네

  산과 들을 뒤덮은 초록색이 너무도 눈부시게 곱습니다. 산불로 시커먼 폐허가 되었던 땅에서 씩씩하게 돋아나는 생명이라서 한층 더 아름답네요.

  새롭게 태어나는 봄을 맞으며 기쁜 소식이 있었죠? 올해 아카데미 영화상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최고상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국제영화상, 각본상을 수상하며 새로운 역사를 쓴 일말입니다. 꿈이 이루어지는 통쾌한 순간이었지요. 세계로 뻗어가는 우리 문화의 힘을 실감하는 감격적 순간이기도 했구요.
 
  산과 들이 초록색으로 물들고, 꽃들이 피어나니 봄나들이라도 떠나고 싶어집니다. 떠나기 전에 잠깐 해야 할 일이 있지요.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은 선거와 센서스에 참여하는 일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말씀 드린 바 있지만, 워낙 중요한 일이라서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잘 아시는 대로, 3월3일 화요일에는 예비선거가 실시되는데, LA 12지구의 존 이 시의원이 재선에 도전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우편투표를 하셨을 줄로 믿습니다만, 아직도 투표를 안 하신 분들은 이 날 꼭 민주시민의 신성한 권리를 행사해주시기 바랍니다.
  지난해 8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되어, 전임 잉글랜더의 잔여임기인 1년 4개월만 재직하고 있는 존 이 시의원은 지금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이룩하기 위해, 예비선거에서 꼭 승리하여 4년 더(four more years) 일할 기회를 갖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결선투표에서 역전승을 거두었던 로레인 런퀴스트 후보(민주당)를 상대로 두 후보만의 재대결로 치러지는데, 이번 예비선거에서 과반수 이상을 얻으면 재선이 확정됩니다. 리턴매치 양자 대결이라 11월 본선 없이 1위를 차지하는 후보가 시의원으로 확정되는 것입니다.
  현역인 존 이 의원이 여러 모로 유리하다는 전망이 많지만, 이 지역 유권자의 성향이 민주당 우세로 바뀌고 있어서 쉽지 않은 대결이 예상된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습니다. 한인 사회의 적극적인 지지와 지원이 필요합니다.
  선거의 승리는 물론이고, 당선 후 꿈을 펼쳐나가는 과정에서도 우리 한인사회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할 것으로 믿습니다.      
 
   ▲ 센서스 참여의 중요성
  투표권 행사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인구센서스 참여입니다.
  2020년 인구센서스 캠페인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센서스국은 3월12일부터 설문 용지가 각 가정에 우편으로 발송되며, 4월30일까지 자발적인 답변을 얻지 못할 경우 직접 방문을 포함한 후속 작업을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10년마다 실시되는 인구조사는 연방 예산과 하원 의석수 결정 등 각종 중요한 정책의 기준이 되며 정치적, 경제적으로 우리의 삶의 질과 지역 수준을 높이는 일과도 직결된 중요한 조사입니다.
  인구 조사는 매년 1조 4000억 달러에 이르는 연방 예산을 집행하는 기준이 됩니다. 이에 따라 병원, 소방서, 헬스케어, 학교, 프리웨이 같은 기본적인 공공 사회사업 실시를 위한 정치적 대표권을 비롯한 모든 것이 결정되며, 가주에 배분될 6700억 달러의 연방자금과 보조금, 지원금 등도 인구수에 비례해 적용됩니다.
  뿐만 아니라, 센서스 결과는 주별 연방하원 의석수, 선거구 재조정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캘리포니아 주 재무부는 센서스 인구조사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연방 기금과 관련해 주민 1인당 연간 2,000달러 가까이 손해를 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한인사회에 적용하면, 참여율에 따라 한인사회가 수십 억 달러까지 손해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게다가 아시안 인구가 적을 경우 연방 의석도 줄어들어 아시안 정치력도 크게 약해지는 사태를 초래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인구조사에 많이 참여할수록, 우리가 받을 수 있는 자금과 혜택도 늘어나게 되고, 참여율이 높을수록 한인사회에 돌아오는 이익도 높아질 수 있는 것이죠.

  센서스 참여는 쉽고 간단합니다. 이름을 비롯한 간단한 개인정보를 적고, 질문 10개에 답하는 식으로 10분 정도면 마무리 할 수 있지요. LA에선 4월1일 시작되며 온라인, 전화, 우편 등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LA카운티 전역의 도서관, 시청, 공원, 비영리단체 사무실 등에 설치될 예정인 <센서스 키오스크>를 이용하면 더 간단하게 마칠 수 있다고 합니다.
  센서스의 집계 대상은 관광이나 사업상 출장으로 온 단기 방문자를 제외한  모든 사람입니다. 서류미비자이든 단기체류자이든, 또는 외국인 학생이든 외교관이든 미국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이 포함됩니다.
  그리고 당국은 인구 조사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와 정보는 이민 당국과 공유되지 않으며, 신분상의 불이익은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특히 한인사회 같은 소수계 커뮤니티의 경우는 숫자가 바로 힘이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한인사회는 참여가 저조한 대표적인 인종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번 인구조사 때 한인타운 센서스 트랙들은 인구조사 참여율이 최저 55%에 불과했었다고 알려지고 있지요.
   때문에 커뮤니티 규모에 비해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원인이 되기도 한 겁니다. 한인들과 저소득층 다수가 언어 장벽에 따른 거부감, 신분 노출에 대한 거리낌 같은 장애 요소 등이 작용하여, 조사를 기피했다는 것이죠.
  이번 인구센서스에는 한 사람도 빠짐없이 참여하시기 바랍니다. 숫자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것이 미국사회입니다. 숫자와 다수결은 민주주의의 등뼈이기도 하지요. 할 일을 해야 권리도 주장할 수 있는 법입니다.
  상세한 내용은 웹사이트 2020census.gov에 한국어로 안내돼 있으니 참조 바랍니다.

   ▲ 제정신을 되찾자!
  혹시 기억하시는지요?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0년 가을 워싱턴 D.C 내셔널몰에서는 <제정신 회복을 위한 집회(Rally to Restore Sanity)>라는 묘한 집회가 열렸습니다.
  이 집회에는 무려 25만 명에 이르는 사람이 참석했는데, 이들이 한목소리로 외친 것은 자유나 평등, 전쟁 반대 등이 아니라 바로 <제정신>이었습니다. 상식을 잃고 광분하는 미국 정치의 좌우 극단주의에 질린 시민들이 제발 제정신을 되찾자며 모인 것이죠. 정신 나간 정치가 무차별적으로 퍼지는 세상에 대한 경고였던 겁니다.
  <계몽주의 2.0>의 저자인 캐나다 출신의 학자 조지프 히스는 이 집회를 주목하며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서구사회에서 이성이 대규모 정치 저항의 주제가 된 것은 프랑스 혁명 이래 이때가 처음이었을 것이다.”
  그런 집회가 오늘날 더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쩐 일일까요?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로 가득하고, 좌우 양쪽에서 분노와 증오를 증폭하는 선동가들이 활개를 치고, 터무니없는 음모론이 번져나가는 험악한 세상에, 그래도 제정신인 사람이 아직 남아 있음을 눈으로 확인하고 서로 격려하고 싶기 때문이겠죠.
  제발 제정신으로 조용히 살고 싶습니다.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요? 선거 끝나면 좀 조용해지려나? 그랬으면 정말 좋겠네요, 제발!!<*>


  1. 제정신으로 조용히 살고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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