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보르작 - 첼로협주곡 B-단조 - <밸리 클래식음악 동호회> 윤 종 화-

by Valley_News posted Apr 2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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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94년 가을, 처음으로 미국 땅에 올 수 있게 해 준 자네트 더버Jeannette Thurber 여사의 집요한 재방문 요청을 받은 후 두 번째로 미국을 방문합니다. 

그러나 그는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그의 마음이 미국이 아닌 그의 친구와 가족들이 있는 고향 체코에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는 향수병을 달래기 위해 그의 많은 여가를 유럽으로 향해 떠나는 항구를 방문하면서 보내었다고 전해집니다. 승무원들과 잡담을 나누고, 그의 가족 편지들이 어느 배편으로 운송되는지 알아보는데 기쁨을 누렸습니다. 

   미국에 있는 동안 그의 주요 작품인 첼로 협주곡에서 보헤미아에 대한 향수가 가득 찬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것입니다. 저명한 드보르작 학파인 잰 클래펌은“분명히,이 첼로 협주곡에서 드보르작의 모든 생각은 고향으로 향하고 있다"  

   드보르작의 한 편지에 따르면, 그가 첼로 협주곡을 작곡하리라는 결정은 자기 자신조차도 놀라게 했다고 합니다. 역설적으로 드보르작은 첼로라는 악기가 관현악이나 실내악에는 잘 어울릴지언정, 독주 악기로서는 부적절하다는 것을 배워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마도 아래의 두 가지 이유가 그의 마음을 변하게 하였던 것 같습니다. 첫째로는, 드보르작으로 하여금 첼로 협주곡을 작곡하도록 용기 북돋아 주었던 보헤미안 현악 4중주의 첼리스트인 그의 친구 한스 비한 Hanus Wihan이었으며, 둘째로는, 빅터 헤르베르트 Victor Herbert의 첼로 협주곡 제2번 연주였습니다. 

   헤르베르트는 아일랜드계 미국 첼리스트로서, 지휘자인 동시에 작곡자였습니다. 드로르작은 1894년에 브루클린에서 그의 연주를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헤르베르트가 대작을 작곡한 후 드보르작에게 특별히 관심을 준 것은 스코어였는데, 이 스코어를 통해 드보르작이 문제점을 풀 수 있게 되어, 첼로 협주곡을 작곡할 수 있다는 확신을 하게 해 주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곡은 1894년 11월과 이듬해 2월 사이에 작곡되었습니다. 이 곡을 작곡하는 동안에 수년 전에 사랑했던 드보르작의 처형인 요세피나 Josefina의 중병 소식을 전해 듣게 됩니다. 그녀가 좋아했던 그의 자작곡인 "Leave me alone to my dreams 나의 꿈으로 홀로 남겨 두시고"를 그녀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2악장에 넣었습니다.

   1895년 4월, 드보르작은 영원히 미국을 떠나게 되지만, 그는 귀국의 감격 대신에  요제피나의 죽음을 맞습니다. 그는 이 슬픔으로 인해 이 협주곡을 다시  한번 수정하게 되는데, 3악장 후반부에 그녀를 기리는 위해 그녀가 좋아했던 노래인, 명상적인 안단테를 삽입하였다 합니다. 

   이 작품에 대한 브람스의 반응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누군가가 이와 같은 첼로 협주곡을 쓸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나는 벌써 오래전에 이와 같은 작품을 썼을 것이다”. 그만큼 드보르작의 이 작품은 19세기 전체를 통틀어 가장 훌륭한 첼로 협주곡이며 또한  드보르작이 유럽에서만 활동했다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첼로 협주곡은 탄생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 곡은 1896년 3월, 런던 퀸스 홀 Queen’s Hall in London에서 런던 필하모닉, 드보르작의 지휘, 레오 스턴 Leo Stern의 첼로 협연으로 초연되었습니다.     

   첨단 과학의 시대 21세기에,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전염병으로, 이곳 미국에서도 많은 사람이 질병과 경제적 고통 가운데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시민이 집에 갇혀 답답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왜 이토록 바쁘게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바쁘게 사는 것이 열심히 사는 것으로, 착각하며  살아왔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부드럽고 때로는 흐느끼는 듯한 엄마의 품처럼 포근한 첼로의 연주가 느껴질 즈음, 저의 마음은 벌써 추억의 고향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부모님과 친구 생각, 야노스 스타커 Janos Starker의 연주로 이 곡을 처음 듣던 학창 시절 그리고 봄의 향기 …<*>    

   문의 chesonghw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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