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봄이 되면 제일 먼저 피었던 꽃, 진달래.
학교 가는 길, 예배당 가는 길. 아빠 따라 들에 가는 길. 봄이면 어디서든 말라 비틀어진 앙상한 가지사이로 연산홍 꽃이 피어난다.
그 빛이 곱디곱다. 은은한 연분홍색이 왠지 어머니의 미소가 숨어 있는 듯 수줍은 모습을 드러낸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에 저절로 우리는 꽃에 손이 간다. 쌉싸름하면서 달콤한 그 맛, 지금도 나는 내 입 안에 그 맛을 기억한다.
긴 겨울 끝에 봄을 알려주는 진달래, 추운 겨울 동안 나무는 앙상하고 황량한 색으로 뒤덮여 산천에 색이 없었던 겨울이 지나고 진달래는 연분홍 수줍음으로 살포시 봄을 우리에게 알렸다.
엄마는 진달래꽃으로 많은 음식을 해 주셨다. 찹쌀을 익반죽해 진달래꽃을 얹어 화전도 해주시고 꽃술도 빚으시고 꽃을 빻아서 개떡도 해주시고 꽃을 떼어 화채도 만들고 항아리에 꽃을 가득 담아 효소도 만드셨다.
이렇게 먹을 수 있는 진달래는 참꽃이라 불렸고 먹을 수 없는 철쭉은 개꽃이라 불렸다.
옷감에 색을 들이면 고운 재색이 나오기도 한다. 우리가 사는 미국 땅에는 진달래가 없다. 참 그리운 고향 같은 우리의 꽃 진달래가 고향만큼이나 그립다.
우리는 진달래 하면 소월을 생각한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이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
<진달래화전>
▶ 재료
찹쌀, 소금, 설탕, 진달래, 식용유
▶ 만드는 법
찹쌀에 소금, 설탕을 조금 넣고 익반죽을 한다.
동굴 납작하게 빚어 기름에 부치면서 진달래를 얹고 상에 낼 때 그릇에 꿀이나 조청을 깔고 그 위에 화전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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