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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이 어지러울수록 지도자의 존재가 중요해집니다. 당연한 이야기죠. 앞이 잘 안 보이는데, 누군가 정확하게 방향 제시를 해주는 사람이 없으면 우왕좌왕 좌충우돌 혼란 더 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의 현실이 바로 그렇습니다. 슬기롭고 강력한, 그리고 믿음직스러운 지도자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절입니다.

  코로나19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온 사회가 정신적 경제적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는데, 이 난관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르고, 전염병이 진정된 뒤에는‘뉴노멀 시대’라는 새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데 과연 그것이 어떤 모습일지도 불투명합니다.

  게다가 중국과 전쟁에 맞먹는 힘겨루기를 이어가고 있지요. 이건 그야말로 총칼만 안 들었지 전쟁 수준입니다. 사사건건 죽기 살기로 부딪치고 있지요. 어디 그뿐인가요. 국내적으로 인종 갈등문제는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지뢰처럼 곳곳에 아슬아슬하게 깔려 있습니다.

  그러니 믿을만한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비명이 나올 수밖에 없지요. 

  지금 대통령이 하는 일들이 영 미덥지 않고 불안한데, 그렇다고 마땅하게 대신할 다른 인물이 있느냐 하면 딱히 그렇지도 않으니 더 답답하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대통령이 나라 일보다 자기 재선에 더 신경을 쓰는 것 같다는 불만이지요.‘난세에 영웅 난다’는 말도 그저 흘러간 옛말일 뿐인 것 같군요.

  그래서 오는 11월3일(화) 실시되는 총선거가 대단히 중요합니다. 

   우리 같은 보통사람들이 그나마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길, 더 나빠지는 것을 막을 길은 선거밖에 없습니다. 

   한국에서처럼 촛불혁명이 가능하지도 않지요. 마스크 쓰고 촛불 들고 길거리로 나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구호를 외친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그리고 그 촛불이라는 것도 잘 생각해보면 그다지 환상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그다지 오래 가는 것도 아니고, 바람 조금만 세게 불면 꺼져버리고, 촛농에 화상 입기 십상이죠. 더구나 촛불 혁명이 성공하려면 참가하는 사람들의 질서나 배려 같은 시민의식이 반드시 필요한데, 그 동안의 현실로 보아 미국에서는 시위에서 그런 성숙한 시민의식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 답답하지만 투표를 통해서 우리의 생각을 밝힐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마저 안 하고 방관하면 세상이 더 나빠지는 것을 막을 길이 없는 거죠.

 

   11월 3일(화) 총선거의 중요성

  오는 11월3일에 실시될 총선거는 대통령을 비롯해 연방 하원의원 전원, 그리고 연방 상원의원의 3분의 1을 뽑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선거입니다. 

   또한, 각 주의회와 지방자치단체 선출직 공직자들에 대한 투표도 이뤄지고, 주민들의 실생활과 직결되는 발의안들에 대한 찬반투표도 함께 실시될 예정이니, 총선거일은 그야말로‘빅데이’일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미국 전역이 코로나 팬데믹의 블랙홀에 빠져 선거 캠페인이 사실상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초유의 사태 속에 치러질 선거여서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투표율 저조에 대한 우려, 우편 투표의 안정성 시비 등의 문제가 대두되는 겁니다.

  이럴 때일수록 중요한 것이 유권자들의 투표와 현명한 판단입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정부에서 심화된 반이민정책과 인종차별, 미국 내 소수민족의 입지와 권익 축소 등을 감안할 때 이번 선거야말로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합니다. 이번 선거가 한인들이 적극적인 투표 참여로 결집력을 보여줄 기회라는 것이죠.

  그런데, 대통령의 인기가 내리막이고 재선 가능성이 자꾸 줄어드니까, 무리수를 두는 것 같아 불안합니다. 워낙 엉뚱해서 예측하기 어려운 사람이란 건 다들 알고 있지만, 또 무슨 말을 할지 조마조마한 겁니다. 트럼프는 대통령 출마 1년 전인 2015년 출간한 자신의 저서 <불구가 된 미국>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무엇을 할지 말하지 않고, 경고를 보내지 않으며, 예측 가능한 패턴을 드러내지 않는다. 나는 무슨 행동을 할지, 혹은 생각을 하는지 드러내고 싶지 않다. 나는 예측하기 어려운 사람이 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상대를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불구가 된 미국> 한국어 번역판, 79쪽)

  “패를 드러내는 것은 저지르지 말아야 하는 아주 멍청한 실수다”

  이 말을 실천하듯, 불쑥 선거 일정을 연기하자고 했다가, 생각보다 반대가 거세니까, 한 발 물러서서 선거는 예정대로 치르기로 했습니다만, 선거 결과에 순순히 승복하지 않을 가능성은 계속 남겨두고 있습니다. 우편투표의 문제점을 핑계로 대고 있지요.

  선거 결과를 놓고 불복하며 싸움판이 벌어지면 세상이 어찌 될지 생각만 해도 아슬아슬합니다.

 

  코로나 같은 중대한 사안마저 정치에 이용하려는 태도는 위험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가령, 날마다 사망자가 1천명이 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오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대통령은 텔레비전에 나와서, 완벽하게 통제되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죽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완벽하게 잘 하고 있는데 주지사들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말합니다. 코로나 백신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기미가 보인다는 뉴스도 있었지요.  

  한국에 대해서는 한 만찬장에서 이런 불평을 늘어놓았다지요?

  “문재인 대통령을 상대(dealing with)하는 건 건 정말 좋아하지 않는다. 한국인들은 끔찍한 사람들(terrible people)이다. 

  왜 미국이 그동안 그들(한국)을 보호해왔는지 모른다. 그들은 우리에게 돈을 내지 않는다.” 

  생각할수록 불쾌한 발언입니다.

 

   추락하는 미국의 지도력

  상황이 이처럼 불투명하다 보니, 자유 민주주의의 위기론이 점점 커지는 양상입니다. 위기의 양상과 원인에 대한 진단은 사람마다 완전히 다르지만, 미국인의 자유와 미국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고 언론들은 입을 모읍니다.

  이와 함께,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지도력도 추락하고 있지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이후 계속되는 현상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미국을 세계에서 다시 존경받는 나라로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에서는 그 반대임이 드러납니다.

  갤럽이 135개국의 1천명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주요국의 세계적 지도력 평가에서 미국은 33%를 얻는데 그쳐, 독일에 한참 못 미치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독일이 44%로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2위이기는 하지만, 3위인 중국에 비해서는 겨우 1%포인트, 러시아보다는 3%포인트만 앞섰습니다. 

  더구나, 이 조사는 코로나19가 발발하기 전인 2019년에 실시된 것이어서, 코로나19 상황이 반영되면, 미국의 지도력 추락은 더 심각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미국은 이 조사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독일에 근소한 차이로 뒤진 2011년을 제외하고는 항상 1위를 차지해왔습니다. 

  미국의 지도력에 대한 평가는 전통적 우방이 있는 유럽에서 가장 낮았고, 한국에서는 지지 41%에 비해, 반대가 더 많아 47%로 나타났습니다. 

   찬성 비율도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재임 마지막 해인 2016년의 53%를 크게 밑돌았습니다.

   어디 뾰족한 수 없나?

  답답한 마음으로 어디 뾰족한 수가 없을까 둘러보지만, 경쟁 후보도 매카리 없는 노인네 모습이라 선뜻 믿음이 안 간다고들 합니다. 

  정직하고 믿음직스럽고, 자나 깨나 오로지 나라걱정만 하는 그런 강력한 지도자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그런 멋진 기적이 일어날 가능성은 아주 없는 걸까요? 우리 모두 손 모아 부지런히 기도를 하면 혹시나 모르지 않을까요? 

  그런 소리 말고, 투표나 꼭 하라구요? 알겠습니다.

  우편투표가 10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라니, 반드시 참여하겠습니다!

  아, 인구 센서스에도 빠짐없이 참여하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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