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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절한 가수 김광석의 노래 중에“어느 60대 노부부이야기”가 있다. 정감있는 곡과 애잔한 가사로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리는 명곡이다. 근데 이 노래가사를 뜯어보면 나이 60에 인생이 허무하게 끝나는 것 같아 마음이 언짢았는데, 이 노래의 작곡자가 80년대, 옆집 노부부를 찾아오는 아들과 손자를 보고 이 곡을 썼다고 하니 시대적인 배경에서 이해가 갔다. 당시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65세 정도였고 2020년 오늘날의 평균수명은 84세를 넘었으니, 신의 은총인 듯 인생은 길어졌고 삶을 건강하게 즐기려고 산과 들을 누비는 60대의 발걸음이 많아진 것은 아름답고 멋진 일이라 하겠다. 뭐든 꾸준히 한다는 게 참 쉽지 않다.

   내일 산에 가자고 약속했지만, 게으른 아침 이불속에서 그 다짐이 물러지기 다반사다. 그래서 교회 단체나 등산동호회 등 쉽게 깰 수 없는 타인과의 구속력 있는 약속이 필요하다. 그렇게 해서라도 산행을 이어가야 한다. 산행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 정도로 생각하면 생활에 당장 지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으면 갈 일이 별로 없다. 그러나 산에 익숙해지면 더 멀리 걷고 싶고, 더 높이 오르고 싶고, 더 깊이 느끼고 싶은 기대가 몸과 마음에 피어오른다. 아스라한 능선을 지나 먼 봉우리를 두려워하지 않는 60대의 역동성, 이것이 액티브 시니어( Active Senior)가 아닐까?

 

   우리 가까이에 있는 Topanga 주립공원의 Sanra Yenez Canyon과 Eagle Rock은 밸리에서의 수월한 접근성, 깊은 숲과 계곡, 태평양의 수려한 경치, 온난한 기후로 사계절, 지역주민과 등산객이 이어지는 인기있는 코스이다. 파킹장에서  오른쪽으로 들어가 네이쳐센터(Nature Center)를 지나면 산등성이 길로 이어지다 만나는 소방도로를 건너 0.1마일 정도 올라가면 산타이네즈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계곡 아래편으로 들어서면 깊은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계곡의 멋진 전경이 코로나사태로 짓눌려온 몸과 마음을 씻어준다. 약 1.5마일 지점에서 폭포로 들어가는 이정표를 만난다. 심각한 가뭄에 폭포에 대한 기대는 접고 오던 길로 다시 돌아 나와 계곡을 따라 Musch Trail로 올라간다. 

   오크나무숲을 지나 산허리를 돌면 나타나는 넓은 초원지대와 호젓한 오솔길을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곧이어 Musch Trail 캠프장에 들어선다. 여기서 점심과 휴식 후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산등성이를 따라 계속 올라가면 소방도로와 Musch Trail 이 만나는 Eagle Jungtion 에 도착하고 왼쪽 길을 따라 모퉁이를 돌면 마침내 토팽가 주립공원의 랜드마크라는 독수리바위 이글락(Eagle Rock)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수백여 피트에 달하는 깎아지른 듯한 바위 경사면을 거슬러 이글락 위에 올라서면 토팽가의 숲과 산타모니카 해안 그리고 카탈리나섬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오늘 같은 산행을 하다 보면 산과 들 바다와 땅이 서로에게 스며드는 걸 느낄 때가 있다. 우리도 사실, 그렇게 존재하는 게 아닐까, 산행은 겸손하게 그것을 일깨우는 교실이다.

 

- 왕복; 10.4마일. 등반고도; 1400 Ft. 난이도; 3(최고 5) 등급; 4(최고 5) 

- 가는 길; 1 Hwy(Pacific Coast Hwy)-Topang Canyon Bl에서 

               라이턴-Entrada Rd에서 라이턴

 - Topang State Park. 주차료 준비해야 함.산행_1.jpg

 

산행_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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