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우주
가득 차게 그리려면
죽을 만큼 아파보거나
아무 것도 잡을 줄 모르는
어린아이처럼 텅 빈 마음 되어야…
버리고 또 버려
아무 것도 남지 않았을 때 비로소
겨우 보일 듯 말 듯 열리는
우주의 노래, 바람 소리…
내가 곧 우주라는 것
알아차릴 때까지 차마
의자에 앉지 못하는 사람.
가늘게 떨리는 꽃 한 송이처럼
날마다 다시 태어나기.
참 나를 찾아 헤매는 캄캄한 길
문득 화살표 같은
한 줄기 빛, 텅 빈 우주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