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임기 첫날인 지난 1월 20일 파리기후협약 복귀를 지시하는 행정명령 등에 서명했다. 이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들을 뒤집어 놓은 첫 번째 일 중의 하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7년 6월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공식 발표했었다. 선진국에 더 많은 의무를 부과한 파리협약이 미국에 불공평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가 오늘 서명하는 행정적 조처의 일부는 코로나 위기의 흐름을 바꾸고 우리가 오랫동안 하지 않은 기후변화와 싸우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는 2019년 타임지가 선정한 최연소 올해의 인물이다. 그녀는 2019년 UN 기후 행동 정상회의에서 강연을 통해 “We will never forgive you”라며 어른들에게 일침을 놓았다. 당시 그녀의 나이는 16세였다. 생태계 전체가 무너지고 대규모 멸종의 시작을 앞두고 있는데 당신들(어른들)은 돈과 영원한 경제성장이라는 꾸며낸 이야기만 하면서 어린 시절 나의 꿈을 앗아갔다고 외쳤다.
툰베리는 이 연설을 위해 요트로 대서양을 건넜다. 환경 파괴의 주범 중 하나인 비행기를 타지 않겠다는 의지표명이다. 말이 요트 여행이지, 화장실과 샤워 시설이 없고 또 인터넷도 연결되지 않은 채, 온전히 바람의 힘에만 의지하여 오는 힘겨운 여행을 택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놀랄만한 말을 하였는데 자신은 현재도 새로운 옷을 사 입지 않지만 앞으로도 사 입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작은 소녀의 외침은 꽤나 큰 울림을 주었나 보다. 나 자신을 돌아보게 했으니 말이다. 우리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의식하면서, 또 뭔가를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현재 생활의 편리를 우선하고 있지 않은가?
콜럼비아 대학교의 환경생물학 샤히드 나임(Shahid Naeem) 교수는 대학 월간지 인터뷰 기사에 백만 종의 식물과 동물이 멸종의 위기에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 가운데 많은 것들이 10년 안에 사라진다고 한다. 이 같은 멸종은 호랑이나 팬다 같은 이국적인 생물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수천의 양서류, 물고기, 산호, 벌레, 미생물, 포유류 그리고 식물들이 위험에 처해있다. 이 모든 유기체가 중요한데 이들이 건강한 지구의 에코시스템을 만들기 때문이다. 즉 물과 공기의 오염을 없애고 토양을 풍부하게 하고 식물에 영향을 주며 기후의 체계를 조절한다. 박쥐가 없어지는 일은 미국의 농업에 있어서 굉장히 큰 문제인데 이는 박쥐가 자연 친화적으로 해충방제를 하기 때문이다. 박쥐가 줄어들수록 농부들은 더 많은 화학 살충제를 쓰게 되며 이는 더 많은 멸종과 오염을 불러올 것이다. 이와 같은 예들은 수없이 많다.
이런 시대,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환경의 문제를 생각하던 중, 재미있는 책을 발견하였다. [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했다] (양철북)라는 책이다.
[플라스틱 행성]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감동을 받은 산드라 부부가 아이들과 더불어 한 달 동안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결심을 했다고 한다. 이러한 한 달의 시도가 2년이 넘게 지속되어 일상이 된 것에 대한 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산드라 부부는 편의성에 빠져서‘나쁜 건 알지만 안 쓸 수가 없다’는 우리 핑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편리성은 사람을 맹목적으로 만들 수 있다. 우리는 플라스틱이라는 소재의 편의성에 빠져 그것에 내재한 문제점을 보지 못했고, 아직도 제대로 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어쩌면 뒷감당이 안 될 것 같아 일부러 피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피한다고 피해지는 일이 아니다.”고 했다.
사실 플라스틱 제품이나 일회용품 사용은 편의성 때문만은 아니다. 생활의 방만함이 더 큰 이유 일 듯하다. 꼭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사고, 그러다 보니 쓰지 않은 새 물건들이 집안 구석구석에 쌓여 먼지를 뒤집어쓰고 방치된다. 유행에 휩쓸려 새 것을 좇아 샀다가 조금만 싫증이 나면 바로 버리는 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