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희의 <3분 고전>에 송나라 때(960-1279) 학자 ‘정이’의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정이’는 누구나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불행일 수 있다며 인간의 세 가지 불행을 지적합니다.
인용하면, 첫 번째 불행은“소년등과”입니다. 어린 시절 너무 잘 나가면 교만해서 인생을 불행하게 만듭니다. 두 번째 불행은“석부형제지세”, 대단한 부모 대단한 형제를 만난 것이 행복이지만 그것만 믿고 노력을 게을리하면 불행이 됩니다. 세 번째 불행은“유교재능문장”입니다. 뛰어난 재주와 문장력을 가진 것이 행복이지만 그것만 믿고 안일함에 빠져 인생이 불행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행복이 불행이 되고, 불행이 행복이 됩니다. 같은 형편과 처지에서도 누군가는 행복을, 누군가는 불행을 느낍니다. 저 역시 코로나로 인해 답답하고 무기력하고 지루한 시간을 보내면서 동시에 코로나로 아프고 떠나보내야 하는 교인으로 인해 괴롭기도 했지만, 그동안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안식의 시간도 누리고 자기 계발(온라인 강의, 독서, 운동..)도 했고, 주변의 작은 것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느껴보는 의미 있는 행복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크리스천으로서 내 믿음이 어느 정도인지 분별할 수 있는 평가와 연단의 시간이기도 해서 큰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행복이 불행이 되고, 불행이 행복이 되기도 하니 절대적 행복, 완전한 행복을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을까요? 배가 아프지 않아야 행복합니다.
‘배 아프지 않은 행복’이란‘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물론 이 속담에 대한 다른 해석이 있다고는 하지만 근거가 빈약하기에 우리가 알고 있는 의미로 이해하고자 합니다. ‘비교하지 않고 자족(自足)하는 데서 오는 행복’입니다. 불행은 ‘비교의식’으로부터 옵니다. 비교의식이 자리를 잡으면 행복 끝 불행 시작입니다.
혼자 있을 때는 자족하고 작은 일에도 감사하며 즐겁게 행복을 느끼다가도, 친구나 집안의 형제들 모임이나 교회 모임에 가서 다른 집의 잘된 이야기를 들으면 자신과 비교하며 배 아픈 심리가 작동하여 기분 나쁘게 돌아옵니다. 없거나 부족해서 불행한 것이 아니라 나보다 더 가지고 더 높고 더 누리는 사람 때문에 배 아파서 상대적 빈곤감 때문에 불행에 빠집니다. 비교의식은 남보다 낫다고 생각되는 사람에게 우월감으로 교만하게 하고, 남보다 낮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열등감으로 위축되게 함으로 불행의 씨앗입니다.
행복(복)의 근원이신 하나님께서는 '진정한 행복'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쉬운 성경 인용).
“지금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는 것은 경건에 큰 도움이 됩니다. 우리가 세상에 올 때,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않았으므로, 세상을 떠날 때도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먹을 음식과 입을 옷이 있다면 만족할 줄 알아야 합니다”(딤전6:6-8). 그래서 기독교 최대 전도자 바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가난을 이겨 낼 줄도 알고, 부유함을 누릴 줄도 압니다. 배부를 때나 배고플 때나, 넉넉할 때나 궁핍할 때나, 어떤 형편에 처해서도 기뻐하고 즐거워합니다. 내게 능력 주시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빌4:12-13).
나이와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어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족함으로 감사하고 즐거워할 때 행복이 있다는 성경의 교훈을 마음에 새기고 내게 그런 자족과 감사의 능력을 주시는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진정한 행복을 누리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