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혼자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닙니다. 그런 인간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주변 환경과 타인과의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게 됩니다. 여기에 휴스턴대학의 연구교수로 재직 중인 브레네 브라운 박사는 인간이 어떻게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지 말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서로 관계를 맺고 살아야 한다. 그것은 우리 DNA 에 새겨진 본능이다. 갓난아기 때는 생존을 위해 관계를 맺어야 한다. 나이가 들면서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감정적, 육체적, 정신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사랑받고, 어딘가에 속하고 소중한 존재로 대우받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에 우리는 인간관계를 무엇보다도 중요시한다.”
따라서 인간은 끊임없이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이런 관계를 깨어버리는 감정이 있습니다. 그 감정은 바로 수치심(shame)이라는 감정입니다. 행동에 초점을 두고 있는 죄책감이라는 감정과는 다르게 수치심이라는 감정은 한 개인 존재 가치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런 죄책감은 내가 어떤 도덕적인 기준을 어겼을 때 나의 잘못된 행위에 느껴지는 내재적인 양심에 바탕을 두고 있다면, 수치심은 어떤 행위에 관계없이 나 자신 존재에게 초점을 두면서 느껴지는 감정인 것입니다. 그래서 이 감정에 묶여버리게 되면 한 개인은 자신의 존재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평가하며, 무가치하다고 여기게 됩니다. 또한 이 수치심이라는 감정에 묶여 버리게 되면 한 존재의 가치는 타인이 바라보는 시선이 기준이 되어 판단되게 됩니다. 그때 내가 거절당하고, 무시당하고, 존중받지 못하고 거절감을 느끼게 되면 이는 개인의 내면적인 분리를 초래해타인과 내면의 말에 쉽게 휘둘리게 됩니다. 그리하여 관계적으로 불편함을 갖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회피하거나, 숨거나, 분노하거나, 합리화하거나, 투사하거나, 부정으로 자기방어적인 태세로 나타내어 결국 사람들과의 관계를 깨어버리게 됩니다.
더욱이 이 감정은 동양 문화권에서 더욱 불편하게 작동을 하게 됩니다. 직선적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개인주의 문화인 서구문화와는 다르게 순환적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집단주의 문화인 동양 문화권에서는 공동체와의 관계 속에서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특별히 한국문화는 유교문화, 한문화, 체면 문화의 사회적 맥락 속에서 관계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리하여 나보다 남을 더욱 의식하는 공동체 문화에 익숙합니다. 여기에 이 수치심이라는 감정이 한 개인에게 스며들어 마음속 감정으로 자리잡게 된다면 결국 이 감정을 키우다가 한 개인은 고통을 이기지 못해 자기 파괴적인 행동으로 자기 자신과 사람들과의 관계가 깨어지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이 수치심이라는 감정은 오늘도 소리없이 개인과 관계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며 비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감정을 방치하고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다라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 수치심이라는 감정을 객관화하여 내가 느끼는 감정을 올바로 구분하는 연습이 참 필요합니다. 그럴 때 개인은 타인의 평가와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나의 나 다움을 인정하며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습니다. 그런 여러분 자신을 가치롭게 여기지 못하며 관계에 괴로워하는 감정 이 수치심의 감정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