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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명적인 사고를 겪고도 다시 산을 오르는, 등산 병에 빠진 이들의 사고회로는 정말 불가사의다. 불굴의 산악인 김홍빈 씨(55세). 1991년 북미 최고봉 맥킨리 등정에 나섰다가 조난을 당하고 죽음 직전에서 구조되나 동상으로 10개 손가락을 모두 잃는다. 귀국한 그에게 닥친 냉혹한 현실, 옷을 입는 것은 물론, 대소변조차 스스로 할 수 없는 비관적인 상황에서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싶어 약국에 다가서길 여러 차례. 그런 그를 일으켜 세운 건, 함께 생활하며 손과 발이 되어준 산악회 선후배들의 절대적인 도움이었다. 뼈를 깎는 노력 끝에 스스로 옷을 입고 대소변을 보게 되었을 때, 그는 북받쳐 눈물을 쏟는다. 그때부터 그는 부질없는 꿈을 다시 꾸게 된다. 불치의 등산 병이 도진 것이다. 열 손가락이 없어 로프와 장비를 다룰 수 없는 그의 무모한 도전이 2009년 장애인 최초 세계 7대륙 최고봉 등정 대기록을 세웠다. 이어서 장애인 세계 최초 히말라야 8,000m 14좌 완등에 도전하고 있는 현재, 2019년 5월 가셔브룸 등정에 성공하며 브로드피크(8,047m) 하나만 남겨두고 있어 멈출 줄 모르는 그의 위대한 도전과 꿈이 막바지에 다다른다. 사실 장애인 세계 최초라는 찬사가 그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의 도전은 온몸을 던져 살아있음에의 증명이었을 뿐. 부디 멀지 않은 어느 때 자신이 이룬 불멸의 기록도 담담히 내려놓고 석양의 산을 보고 있을 그의 무사한 모습을 기도한다. <*> 이상이 2019년 10월호 필자의 산행칼럼이다. 

   멈출 줄 모르던 그의 도전과 꿈이 결국 멈추고 말았다. 

   2021년 7월 18일 브로드피크(8,047m) 등정에 성공하며 장애인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하는 쾌거를 달성하지만 하산하던 중 조난을 당하고 19일 위성 전화로 구조를 요청하나 최종 추락으로 실종되고 만다. 불멸의 기록을 세우고 지금 히말라야 어느 계곡 속에 누워있을 그의 영혼은 편안하고 만족할까? 등산의 완성은 무사 귀가라는데, 결국 그의 인생 또한 미완성이 아닌가. 왜 그토록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가며 처절하게 살았는지, 고단했을 그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이 참 슬프다.

   

   벤추라 카운티에서 가장 높은 <Mt Pinos>(8,831 ft)는 Los Padress Wildness에 속해있는데 Pinos는 키 큰 소나무라는 스페인어로, 그만큼 소나무가 많은 산이며 파인 마운틴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한인들에게는 덜 알려진 곳이지만 겨울철 스키, 썰매 타기로 유명한 곳이다. 산자락에 캠핑장도 여러 곳 있어 사계절, 아웃도어 족들이 붐빈다. 요세미티 못지않은 키 큰 파인트리 숲의 밀도가 높은 이유는 바다가 가까워 습도가 높고 안개와 비가 잦아서라고 한다. 이곳에 거주하던 추마시 인디언들에게는 이 산이 모든 것이 균형을 이루는 세계의 중심으로 간주 될 만큼 신성한 곳으로, 이곳에서 그들의 경건한 종교의식과 축제 행사가 행해졌음을 자세히 설명한 안내문과 기념비가 정상에 있다. 트레일은 전체적으로 넓고 평탄하며 초보자도 어렵지 않은 코스이다. 파킹장에서 왼쪽 트레일로 들어서면 우거진 소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곳곳의 멋진 기암괴석과 함께 어우러진 모습이 요세미티의 숲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40여 분 후 잠시 숲을 벗어나 방송용 안테나 건물을 보며 왼쪽 길로 들어서고 잠시 후 나타나는 2마일 지점 멋진 뷰 포인트, Mt Pinos 정상이 나타난다. 이어서 기념비 오른쪽으로 난 트레일로 들어서고 곧이어 왼쪽으로 구부러지는 내리막 스위치백 길 20분여 내려가다 다시 오르막길, 그렇게 몇 차례 오르내리다 거친 호흡 끝에 나타난 아늑하고 시원한 숲 공터, 100도를 넘나드는 LA의 폭염 속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 같은 즐거움은 여름 산행이 주는 또 다른 묘미.

 

   ▶ 높이; 8,831 ft.   거리; 왕복 9마일.  난이도; 3 (최고 5)   등급; 4 (최고 5)

가는 길; 5 Fwy- 피라미드레익- Gorman 지나면-Frazier Park이 나온다. 여기서 내려 좌회전, 계속 직진. 15분 후 Chula Vista 파킹장.

   문의 (213) 445-1280,  www.valleyhikers.com

 

산행1.jpg

 

산행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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