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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는 베토벤의 5곡의 피아노 협주곡의 최후를 장식하는 원숙한 작품으로, 깊이 있는 구성과 장대한 최대의 걸작품이며 1809년 (38세)에 작곡되었습니다. 베토벤은 35세에서 40세가 된 5년 동안에 비참한 전쟁을 두 번이나 겪었으면서도 그는 전쟁의 중심에 있는 빈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1805년과 1809년 2회에 걸친 나폴레옹 군과 싸움에서, 두 번 모두 오스트리아군은 참패했고, 빈은 나폴레옹 군대에 의해 점령되었습니다. 한번은 베토벤이 프랑스 장교와 길에서 엇갈릴 때, "내가 만약 전술을 대위법 (바흐가 만든 작곡 기법으로 베토벤을 포함한 많은 작곡가가 이 기법을 사용하여 작곡하였습니다) 만큼 잘 알고 있었다면, 한 번 혼을 내 줄 수 있었을 텐데...". 이렇게 말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혼란 속에서 "황제"가 탄생했습니다. "교향곡 제5번", "제6번"을 완성한 다음 해이니만큼, 베토벤의 왕성한 창작력은 설사 육체나 정신이 흔들리기는 했지만, 아니 혼란스러운 시기였기에, 결코 그 걸음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른바 베토벤의 창작 활동 후기로 접어들게 된 시기가 되었습니다. 이 협주곡은 그런 점에서 베토벤의 창작이 정점에 도달했을 뿐만 아니라 깊이 있는 원숙의 경지에 도달했던  시기의 작품이었습니다. 

   이 곡은 1811년  라이프찌히에서 초연되었으며 매우 호평이었습니다. 이듬해 2월, 빈에서 피아노 교과서로 유명한 체르니의 독주로 연주되었는데, 이때의 평은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찌 된 일인지 "제4번"과 마찬가지로 베토벤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다시 연주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마도 이 곡의 폭발적이고, 그 당시 대중이 생각하는 피아노의 한계를 넘어선 새로운 음악의 울림이 피아노 소나타 "비창 Pathetique"처럼, 청중에게 어떤 저항감을 느끼게 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베토벤의 생애를 그린 영화 "임모탈 비러비드 Immortal Beloved"에서 그 당시 파격적인, 혁명적인 기법으로 작곡된 피아노 소나타 "비창"의 초연을 들으며, 젊은이나 미성년자는 들어서는 안 될 것 같은, 두려움까지 느껴지는 곡이라고 회상하고 있습니다.

   보통 협주곡은, 특히 1악장은 오케스트라가 약 5분가량은 먼저 주제를 연주한 후에 피아노가 시작됩니다. 그러나 "황제" 1악장은 오케스트라의 한 노트 뒤에 피아노 독주가 바로 들어가는데, 처음 들었을 때 그 충격적인 기법으로 인해 저도 가슴을 쿵쾅거리며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베토벤 이후에 여러 작곡가가 황제 협주곡처럼 피아노 독주로 시작하는 협주곡은 작곡하였는데, 대표적으로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이 그러하고,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이 그러합니다. 이 형식의 기틀이 선구자인 베토벤에게서 왔다는 사실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 협주곡에서 가장 사랑받는 2악장(Adagio un poco moto)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움의 극치라고 표현해도 손색이 없는 최상의 아름다움이라 생각합니다. 영화 "임모탈 비러브더 Immortal Beloved"에서, 베토벤 친구가 마차를 타고 갈 때, "황제" 2악장의 조용하고 서정적인 아름다운 멜로디가 마차의 말발굽 소리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어 감동하며 그 장면을 보고 또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협주곡 5번의 "황제"라는 부제는 나폴레옹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황제"란 이름은 이 곡이 장대하고 숭고하며 그 구성이 호화롭고 마치 황제의 품격을 연상케 한다는 것과 이 곡의 규모나 내용 모두가 고금의 피아노 협주곡 중에서 최고라는 뜻으로, 후세 사람들이 "황제"라는 호칭을 붙여주었습니다. 

   베토벤 제5번 "황제" 협주곡은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 그리고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과 더불어 3대 피아노 협주곡입니다. 이 3곡의 협주곡들은 언제 들어도 아름다운 곡이며, 어느 악장 하나도 그저 뛰어넘을 수 없는 아름다운 곡들입니다.<*>     문의 chesonghw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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