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이래, 많은 교회가 ‘성찬’의 떡과 잔을 준비하고 떼는데 있어 물리적인 어려움이 있어왔습니다. 그러나 우리 크리스천들이 성찬과 같은 타협 없이 반드시 해야 할‘Essential Ministry’ (필수적 사역)에 관해 환난날에 취해야 할 자세는, 무턱대고 연기하거나 무책임하게 취소하기보다는 보건과 안전을 최대한으로 심사숙고하며 지혜롭게 진행하는 것이 옳고 성경적이라고 믿습니다.
그런 연고로 저희 웨스트힐 교회에서는 팬데믹중 성도들의 보건을 최대한 고려하여, 떡과 잔이 함께 개별 포장되어있는 ‘성찬 키트’를 따로 구매하여 사용해왔습니다. 팬데믹 초기, 주정부에서 교회 현장에 모일 수 없도록 규제하였을 당시에는 성찬 키트를 예배당에 모아놓고 장로님들과 함께 먼저 성찬식 분배를 위한 기도를 올린 후, 기도한 성찬 키트를 소포로 안전하게 포장하여 성도들의 댁까지 보내드림으로, 담임목사인 제가 온라인으로 성찬식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백신이 상용화되면서 주정부에서 현장예배를 허락한 시점 이후로부터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현장예배를 드리는 가운데, 성찬 키트의 분병과 분잔을 하고 몇 초간 턱까지 마스크를 내리고 성찬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안전을 최대한 갖추며 성찬예식을 진행하였습니다. 성찬식은 복음전도와 맞물려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부탁하신 타협 불가한 교회의 ‘필수적 사역’이라는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대망의 2022년 새해를 힘차게 시작하는 1월에,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을 믿는 성도로서 성찬을 대함에 있어 ‘성찬 시 꼭 기억해야 할 세 가지’ 내용을 함께 살펴볼 때에, 하나님께로부터 밸리의 모든 교회와 모든 교우들의 삶 위에 보배로운 은혜가 임하기를 소원합니다.
첫째로, 성찬을 대하기 전, 먼저 내 안에 ‘이기심’을 회개해야 합니다.
고린도전서 11:21-22을 보면, 당시 고린도 교회에 교우들이 함께 모여 성찬을 대할 때, 타인을 사랑으로 배려하며 기다렸다가 질서 있고 공평하게 성찬을 떼지 아니하고, 자기가 먼저 깨끗하고 좋은 부위를 떼서 가져가 버리려는 이기적인 행태가 만연했습니다. 또한 어떤 이는 필요 이상으로 무절제하게 많이 가져다가 먹고 마심으로 다른 이들은 성찬/애찬에 참예할 수 없게 되는 일들도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성찬식은 나를 위해 살 찢기시고 피 흘리신 주님의 몸과 피를 받는 시간입니다. 그 분과 함께 ‘내가 죽었음’을 마음에 새기는 예식임에도, 그 예식에 참여하는 중에도 우리의 내면은 여전히 ‘내’가 살아 주님 행세하고 있고 여전히 ‘내’가 가장 중요한 존재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성경은 성찬을 대하기 전 이러한 내 안의 ‘이기심’을 먼저 내려놓고 성찬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합니다.
둘째로, 성찬을 대하기 전, ‘나의 교만함’을 회개해야 합니다.
고린도전서 11:22을 보면, 당시 고린도 교회에는 거의 절반에 육박하는 교우들이 노예이거나 노예 출신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교회 내에도 빈부격차가 극심하여, 부자 교우들은 부자들끼리 따로 성찬을 떼면서 가난한 교우들을 멀리하고 업신여기며 은연중 창피를 주기도 했습니다. 낮아지신 예수님의 살과 피를 떼는 자리에서조차 가진 것으로 남을 판단하고 정죄하고 무시하며 성찬을 대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성경은 우리가 성찬을 대할 때, 나도 모르게 교만해진 마음을 낮추고 정죄하고 미워하는 사람을 용서하며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는 겸손한 심령으로 예수님의 몸인 성찬에 참여할 것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셋째로, 성찬을 대하기 전, 지난 ‘나의 안일함’을 회개해야 합니다.
고린도전서 11:23-26을 보면, 성찬식은 주 예수님께서 ‘나를 위해 죽으시기 직전’에 행하신 예식이었음을 보게 됩니다: “… 곧 주 예수께서 잡히시던 밤에…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 나를 기념하라” (23-25). “예수님께서 ‘나’를 살리시기 위해, 당신의 살과 피를 진짜로 주신 것이로구나…”라는 사실이 마음에 깨달아질 때, 참된 믿음은 시작됩니다. 그러나, 성찬의 목적은 나를 위한 차원에서 멈추어지지 않는다고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이 떡을 먹으며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의 죽으심을 그가 오실 때까지 전하는 것이니라” (26). 성찬을 받는 저와 여러분이 예수님 없이 외로이 죽음의 길로 돌진하고 있는 공허한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복음을 전달해주어, 그들도 주님의 몸안에서 참된 안식과 평안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타인에게 복음을 전해줌이, 성찬 후 나타나는 필연적인 ‘결과’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사랑하사 멸망받지 않게 하시려고 십자가 위에서 대신 살이 찢기시고 대신 피흘리사, 그 사실이 나를 위한 일이었음을 믿음으로 받는 사람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십니다. ‘성찬 시 꼭 기억해야 할 세 가지’ 내용을 기억하며, 이제는 그 사랑을 받지만 않고 다른 이들에게 나누어주기도 하는 영광스럽고 뜻깊은 2022년 한 해가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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