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1960년 대로 기억하는데, 기독교 라디오 방송에서 뉴스 시간이 되면, 트럼펫과 호른의 합주의 “다다다다-다다--- ” 시그널로 뉴스 시간을 알려주었습니다. 한 번만 들으면 결코 잊을 수 없는 깊이가 있고, 심금을 울리는 멜로디였습니다.
그 당시 이 멜로디가 어느 작품에서 나온 지를 전혀 몰랐지만, 바로 이 멜로디는 바그너의 악극 “파르지팔” 에 나오는 주 라이트 모티브였습니다.
리하르트 바그너는 (Richard Wagner)는 약 70년 생애(1813-1883) 동안 9편의 악극을 작곡했습니다.
파르지팔 (Parsifal)은 바그너 마지막 악극으로, 원작은 중세 독일 기사이자 음유시인인 볼프람 에셴바흐(Wolfram von Eschenbach, 1170~1220) 의 [파르치팔 Parzifal]로, 대본은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바그너가 직접 썼으며, 1882년 1월 작품을 완성하여 그해 7월에 바이로이트 축제극장에서 초연했습니다. 그리나 안타깝게도 바그너는 1년 후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바그너는 파르지팔에 대해 최초로 언급한 후 작품을 완성하기까지는 무려 25년의 긴 세월이 소요되었으며, 이 작품에“무대신성축제극(Ein Buhenweihfestspiel)”이란 부제를 붙였는데, 그 이유는 이 작품은 즐기는 무대 공연이 아니라, 마치 종교의식같이 장엄하고, 기독교의 회복을 기원하는 작품으로 작곡되었습니다.
1880년 9월 그의 든든한 후원자 루트비히 Ludwig 2세 왕 앞으로 이에 대한 자신의 소원을 피력한 서신을 보냈습니다.“저는 아주 공정한 감정으로‘파르지팔’에‘무대봉헌축제극’이라는 표제를 붙였습니다. 파르지팔은 앞으로 오직 바이로이트 Bayreuth 축제극장서만 공연되어야 할 것입니다. 파르지팔이 다른 극장에서 관객들의 여흥 거리로 제공되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인즉, 이렇게 하는 것이 제 작품의 사명을 보장받을 방법과 수단이 될 것입니다.”.
루트비히 2세는 바그너의 청원에 받아들였으며, 이런 연유로 1913년까지 바이로이트에서만 공연되었습니다. 즉 바그너는 이 악극은 관중의 여 흥거리가 아닌 정성 들여 구별된 무대 봉헌이 필수적으로 전제되는 축제 극으로 드리기를 원했습니다.
저는“파르지팔”을 여러 번 감상하면서, 지금까지 바그너를 향한 여러 가지 비난의 목소리와 함께 색안경을 끼고 그의 음악을 부정적으로 언급하는 많은 사람이 생각났습니다.
베토벤 생애를 그린, 영화 불멸의 연인 immortal beloved에서, 마지막 9번 교향곡에 매료된 조안나는, 그녀를 끊임없이 괴롭혔던 악성 베토벤을 진심으로 용서합니다.
베토벤 이후의 가장 위대한 독일 음악가로 칭송받는 바그너의 음악 세계에 심취하면, 모두가 바그네리안이 된다고 합니다. 4시간이 넘는 그의 마지막 작품“파르지팔”을 감상하면서, 남의 아내까지 빼앗고, 낭비벽으로 빚에 허덕였으며, 오만하고 독선적이며, 권위적이었던 그의 모든 허물은 눈 녹듯이 녹아내렸습니다.
바그너가 명시한 파르지팔이란 인물은 사실상 예수님을 상징하며, 구르네만츠 Gurnemanz라는 인물은 평생 구원의 길을 찾던 바그너 자신의 모습이요, 쿤드리 Kundry라는 여자 주인공은 사탄의 모습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진리 (구원)의 길을 찾는 일은 느리고, 고통이 따르지만, 결국에는 파르지팔이 이긴다는 내용입니다. (다음 기회에 악극“파르지팔” 해설을 올리겠습니다)
사실 이 악극은 흥행성이 전혀 없는 악극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바그너는 인기와 관중들보다는 진정한 기독교의 회복을 기대하며 이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파르지팔” 1막 서막, 하나님을 향한 성스럽고 숭고한 마음과 죄로 인한 우리들의 번민과 회개. 하나님의 사랑과 용서 그리고 감사가 교차합니다.
감상하기 전, 옷깃을 여미게 하는 이 서곡은, 저의 마음속 짐을 내려놓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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