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들어오면서 자주 사용되는 단어가 있다면 그 단어는 아마도 지구촌이라는 단어일 것입니다. 이 단어는 커뮤니케이션 학자였던 마샬 맥루한 (Herbert Marshall Mcluhan)이 그의 책 "21세기 인류의 삶과 미디어의 변화"라는 책에서 지구촌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했습니다.
그 이유는 산업과 정보와 통신과 기술이 발전됨에 따라 이전과 같이 친척과 부족으로만 구성된 기본 단위의 촌락사회가 아니라 그 촌락이 전 지구로 확장되어 온 인류가 쉽게 왕래하고 소통할 수 있는 세상으로 마치 세계인이 한 마을처럼 됐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그러고 보면 오늘날, 이 지구촌 사회를 이미도 많은 사람들은 각자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에서 경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때에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학습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런 문화 차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서로 오해하며 잘못 받아들일 때가 빈번하게 일어남을 알 수 있습니다.
특별히 한인 이민자로 타국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한인 1세와 2세의 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물론 언어의 장벽으로 갈등과 오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시적 관점을 넘어 거시적 관점으로 보게 되면 서로 다른 문화 속에서 자라며 교육을 받으며 생활하면서 사고방식과 행동의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네덜란드의 사회심리학자 헤이르트 호프스테더 (Geert Hofstede)는 40개의 국가를 대상으로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에 대해서 연구 했습니다. 그런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 결과, 북아메리카 혹은 유럽의 서양의 국가들은 개인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동남아시아 혹은 아시아 쪽의 동양의 국가들은 집단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데이터가 분석이 되었습니다. 이런 문화의 차이를 두고 미시간 대학교 심리학과 석좌 교수인 리처드 니스벳은 그의 책 "생각의 지도"에서 동양과 서양의 생각의 차이를 분석했습니다. 서양인은 사물을 바라볼 때 개체를 독립적인 맥락 속에서 보고 이해하는 반면에 동양인은 사물을 바라볼 때 개체를 관계적 맥락 속에서 바라보며 이해한다 라고 연구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런 예를 들어 2008년도에 EBS 다큐멘터리에서 방영된 <동과 서>에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동양인과 서양인에게‘원숭이’,‘판다’,‘바나나’라는 단어를 제시하며 두 개를 묶어보라고 한 것이었습니다. 놀랍게도 실험 속에서 동양인 그룹과 서양인 그룹이 서로 다르게 반응하게 됨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 서양인은 원숭이와 판다로 묶었고 동양인은 원숭이와 바나나로 묶었습니다. 그 이유는 서양인은 개체를 독립적으로 바라봐 동물들로 묶었다면 동양인은 개체를 관계적으로 바라보며 원숭이가 바나나를 좋아하기 때문에 묶었다라고 보여주었습니다. 이런 서양인과 동양인의 생각의 차이가 다름을 보여줍니다.
이런 관점 속에서, 서양문화와 동양문화에서 느끼는 수치심의 작용 또한 다름을 보여 줍니다. 명예와 수치 문화 안에서 사역이라는 책을 쓴 제이슨 조지스 (Jayson Georges)에 따르면 그는 서양과 동양에서 수치심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말하고 있습니다, "서양의 수치심은 개인의 내면적인 감정에 집중되어 더 사적이고 개인적인 것입니다. 동양의 수치심은 다른 사람들의 부정적인 평가와 공동체의 평판에 기인하는 공공적이고 공통적이다.”그런 서양인은 수치심을 느낄 때 개체와 속성을 독립적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개인의 내면적인 감정에 집중됨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양인은 관계적인 측면 속에서 수치심을 느낄 때 순환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때문에 동양인은 어떤 사건이 있을 때 서양인보다 훨씬 더 많은 인간관계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수치심을 느낄 때 관계적 맥락 속에서 해석하게 됩니다.
하지만 서양인은 개체를 분리해서 독립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개인이 수치심을 느끼면 한 개인의 존재에서 머무르게 되지만 동양인은 한 개인이 수치심을 느낄 때 자신의 존재뿐만 아니라 나의 가족, 친구, 친척, 회사 등등 나와 연결된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하는 걱정을 더 많이 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어떤 한 개인이 불명예를 느끼거나 수치를 느낄 때 자신의 수치의 파급효과를 감당하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를 쉽사리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동양 문화권인 한국문화가 느끼는 수치심의 무게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관계적 맥락 속에서 많은 인간관계를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우리는“우리"라는 단어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한국 사회는 나, 너라는 단어보다 우리 아빠, 우리 엄마, 우리 회사, 우리 집이라는 단어에 익숙하며 많이 사용합니다. 더 나아가 한국인이 갖는 의식구조 속에서 체면의 예를 들 수 있습니다.
그런 체면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비추어지는 한 개인의 평가를 말합니다. 그만큼 한국문화가 관계적 측면 속에서 사회가 형성되고 집단적인 성격이 강함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동, 서양의 사고방식을 통한 수치심의 이해가 나에게 주는 유익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내가 살아가고 있는 문화 속에서 나를 포함해 나와 함께 사람에 대한 이해와 수치심에 대한 대처능력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음을 보게 됩니다.
참고자료:
Jayson Georges and Mark D. Baker, Ministering in Honor-Shame Cultures: Biblical Foundations and Practical Essentials, (Downer Grove, IL: IVP Academic, 2016), 119-20.
Kim, Seokin. “Minimizing the Effects of Shame in Korean American Churches.” DMin diss., Biola University, 2021.
Romina Da Costa and Anne M. Spear, “Beyond the Standard: Geert Hofstede’s Widely Influential Cultural Dimensions Framework Has Some Limitations,” TD Magazine, January 31, 2020.
Richard Nisbett, The Geography of Thought: How Asians and Westerners Think Differently - and Why, Published April 5th 2004 by Free 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