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한 송금앱 ‘젤(Zelle)’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5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젤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미국에서 보편화 됐다. 많은 한인들도 젤을 이용하지만 젤에 대해 한인들이 전혀 모르는 게 하나 있다. 최고경영자(CEO)가 LA출신 한인 1.5세라는 사실이다.
젤은 애리조나주 스캇츠데일을 기반으로 하는 핀테크(FinTech) 기업‘얼리워닝 서비스(Early Warning Services·이하 얼리워닝)’가 소유·운용하는 머니 트랜스퍼 네트워크로 한인 알버트 고(Albert Ko)씨가 얼리워닝 CEO를 맡고 있다.
피닉스 비즈니스저널에 따르면 고 CEO는 한국 태생으로 4살 때 가족과 함께 LA로 이민왔으며, 남가주에서 성장했다. 그의 부친은 1979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던 중 팔라비 왕조를 무너뜨리고 이슬람 지도자가 최고권력을 탈취한‘이란 혁명’이 발생하면서 전 재산을 몰수당하는 시련을 겪었다. 이후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고 CEO의 가족은 새 삶을 개척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왔다. 처음 미국에 왔을 때 영어를 한마디도 못해 히스패닉 아동들과 같은 반에서 영어를 배운 고 CEO는 적응이 무척 빨랐고, 세월이 지나 보란 듯이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했다.
고 CEO는 예일대에서 역사학과 국제학으로 학사를, 하버드 법대에서 법학박사(JD)를 각각 취득했다. 영어·한국어·스패니시·포르투갈어 등 4개국어에 능통하다. 2019년 5월 얼리워닝 CEO로 임명된 후 젤을 보편화시키는데 리더십을 발휘했다.
얼리워닝 입사 전 터보택스와 퀵북으로 유명한 ‘인튜이트’ 고위간부로 회사성장을 이끌었고, 보스턴 컨설팅그룹과 맥킨지에서 제너럴 매니저로 근무하기도 했다. 현재 얼리워닝은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웰스파고를 비롯한 7개 대형은행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한편 젤은 2021년 미국 내 송금규모가 4900억달러로 거래규모에서 벤모(2300억달러)를 압도한다.
젤은 은행 어카운트에 있는 돈을 다른 어카운트로 송금하는 ‘뱅크 투 뱅크’ 트랜스퍼 방식으로 벤모보다 훨씬 빠르고 편리하다. 벤모의 경우 송금받은 돈이 벤모 안에 잠겨 있어 현금화를 위해 돈을 은행계좌로 옮겨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