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감량을 결심했다면 한 번쯤 경험해 보았을 일이다.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서 칼로리 소비는 늘리고 섭취는 줄여야 하는데, 그렇다면 섭취 칼로리를 줄이기만 해도 체중감량에 성공할 수 있을까?
무리한 저칼로리 식사 뒤에는 반드시 요요현상이 따라온다. 칼로리 섭취를 급격하게 줄이면 단기적으로는 체중이 감소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간 지속하기 어렵고, 식사조절을 중단하는 순간 다시 체중이 증가하게 된다. 설령 굳은 의지로 저칼로리 식사를 계속한다고 하더라도 우리 몸이 기아상태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신진대사를 낮추기 때문에 체중감소 효과는 점차 줄어든다. 또한, 무리하게 먹는 양을 줄이거나 주요 영양소가 부족한 저칼로리 식사를 유지하게 되면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인 그렐린 분비가 증가해서 폭식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러한 굶기와 폭식이 반복되면 체중은 점점 증가하고 건강을 해치는 악순환 즉, 요요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칼로리만 신경 쓰다가 영양불균형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체중 증가의 원인이 된 좋지 않은 식사 습관을 그대로 유지한 채 양만 줄인다고 건강한 식사가 되지는 않는다. 단순히 음식의 양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질까지 생각해야 한다. 우리 몸은 칼로리를 만드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외에도 비타민, 무기질 등 필수영양소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영양성분표의 칼로리만 보고 식품을 선택하게 되면 필요한 영양소 중 일부만 먹게 되어 오히려 영양불균형을 초래할 수도 있다. 칼로리 높은 지방을 배제하여 지속적으로 먹는 경우 지방에 녹아 흡수되는 지용성영양소 결핍이 발생할 수도 있다.
칼로리보다 영양밀도와 비율을 고려해야 한다. 같은 칼로리를 내는 식품이라도 그 영양가는 같지 않다. 식품의 영양적 가치를 비교할 때 칼로리에 비해 다른 필요한 영양소가 많이 들어있는 식품을 “영양밀도가 높다”고 한다. 영양밀도가 높은 식품을 선택하는 것은 체중 감량뿐만 아니라 건강을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탄수화물은 때때로 금기식품처럼 여겨지기도 하는데, 설탕, 꿀, 시럽과 같은 단순당과 흰쌀, 밀가루처럼 정제된 곡류를 피하고 잡곡, 현미, 과일류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복합탄수화물을 적정량 선택하면 된다. 단백질은 지방이 적으며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게 함유된 생물가가 높은 단백질 식품(살코기 부위)이나 콩류를 이용하고, 지방은 불포화지방산과 필수지방산이 풍부한 등푸른 생선, 올리브유, 들기름, 견과류 등을 적정량 선택하는 것이 좋다. 여기에 비타민, 무기질,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포만감을 선사하는 채소류까지 매 끼니 더한다면 섭취 칼로리에 비해 영양밀도 높은 음식들로 고른 영양을 섭취할 수 있다.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사람이 체중을 감량하는 것은 단순히 외모를 가꾸는 것뿐만 아니라 대사증후군, 당뇨병 등 생활습관병을 예방하거나 조절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단순하게 음식의 양을 줄이고 칼로리 숫자에 연연하기보다는 질 좋은 음식을 먹어 필수 영양을 채우는 것이 체중 감량과 건강 유지에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