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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첼리스트보다 이제는 지휘자라는 호칭이 익숙해진 장한나(1982년~ )가 독일 함부르크심포니 새 수석 객원지휘자로 선임됐다. 

  “수석 객원지휘자가 돼 매우 기쁘다. 함부르크심포니는 작곡가의 비전에 충실하면서도 에너지와 영감으로 소리를 재창조한다. 우리의 음악적 모험이 무척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한나 외에 객원지휘자로는 샤를 뒤투아 등이 이름을 올렸다. 

  장한나는 첼로 스승인 미샤 마이스키와의 협연으로 오는 12월 4일 함부르크심포니 오전 음악회에서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첼로 협주곡 1번 등을 지휘할 예정이다. 

  유년 시절 천재 첼리스트로 이름을 알렸던 장한나는 30대에 들어선 2010년대부터 지휘자 활동에 주력해왔다.

  지휘자 김은선(1980년~ )이 샌프란시스코오페라(SFO) 상임 음악감독으로 지난해 8월 취임했다. 대단히 반가운 소식이다.

  세계 최고 오페라단 중 하나인 샌프란시스코오페라가 창단 98년 만에 최초로 여성 음악감독을 임명했으니,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세계 언론은‘오페라의 새 역사를 썼다’고 대서특필했다. 

  김은선 감독은 SFO에 취임한 후, 음악인들의 또다른 꿈의 무대인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메트)까지 데뷔했다.

  참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우리 인류는 오랜 세월 예술계에서 여성을 노골적으로 차별대우해왔다. 미술에서도 그렇고, 음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지휘자에 대한 차별은 심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지만, 아직도 여전히 차별은 존재한다.

  세계사를 움직인 여성들은 수도 없이 많은데, 왜 클래식 음악사 특히 지휘자의 역사에서 눈에 띌 정도로 적은 걸까? 우리는 왜 여성 지휘자가 이끄는 오케스트라를 쉽게 볼 수 없는 걸까?

 

   ■ 세계 무대에서 맹활약 중인 김은선, 성시연, 장한나

  현재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한국 여성 지휘자로는 김은선, 성시연, 장한나를 꼽을 수 있다. 세계적으로 귀한 여성 지휘자가 한국에서 세 명이나 탄생했다니 어깨가 으쓱해지는 기분이다. 

  김은선은 헤수스 로페즈 코보스 국제오페라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여성 지휘자로 활동을 시작했고, 베를린 국립오페라를 지휘하며 데뷔한 이후 스페인 마드리드의 왕립 오페라극장 부지휘자로 활동하며 점점 유럽에서의 입지를 쌓아온 지휘자이다. 데뷔 이후 지금까지 쉬지 않고 유럽과 미국의 중요한 공연을 맡아 지휘했다.

  성시연은 세계에서 인정한 여성 지휘자이다. 2014년 1월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예술단장으로 임명된 것은 클래식 음악사의 대단했던 사건이었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국립 오케스트라의 수장으로 여성 지휘자가 오른 것은 극히 이례적인 현상이었다. 

  한스 아이슬러 대학 출신인 그는 2006년 게오르크 솔티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한 후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를 객원 지휘했다. 그러던 중 정명훈의 부지휘자로 서울시향에서 지휘봉을 잡았고, 이후 4년간 경기필을 열정적으로 이끌었는데, 그의 공연은 매번 큰 화제를 모았다. 

  경기필과 계약 종료 후 그는 유럽과 미국 등에서 객원 지휘자로 연주 일정을 진행 중이다.

  장한나는 대단한 첼로 신동에서 여성 지휘자로 성장했다. 2007년 성남아트센터에서 첫 지휘 데뷔를 한 후, 지휘자로 꾸준한 경력을 쌓아왔다. 유럽에서 활동하는 여성 지휘자로 한때 불안정해 보인 시기도 있었지만… 현재 1909년 창단된 노르웨이의 트론헤임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로 23년 시즌까지 계약한 상태다. 

  이어서 독일 함부르크심포니 새 수석 객원지휘자로 선임되어, 아직 젊지만 대단한 여성 지휘자로 유럽에서 성실히 공연에 임하고 있다. 

  앞으로 성시연과 장한나, 그리고 김은선이 만들어 갈 여성 지휘자계의 멋있는 역사를 지켜보고 싶다. 그리고 여성 연주자를 차별하는 클래식 음악계의 악습이 하루빨리 개선되기를 소원해본다. 브라바(brava)!

   ■여성 지휘자의 시대 이미 시작되었다. 

  세계적으로 여성 지휘자의 활약에 대한 기대가 크다. 지구촌 오케스트라 공연 무대 위의 여성 지휘자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게 되었다. 조금 과장을 보태자면, 오늘날 여성 지휘자들의 무대는 남성 지휘자의 무대만큼이나 자주 오르고 있다. 결코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2020년 100주년을 맞은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최초로 오페라 지휘를 여성 지휘자 요아나 말비츠에게 맡겨 화제를 모았다. 또 2020년 9월에는 세계 최초의 여성 지휘자 전용 콩쿠르가 열렸는데, 51개국에서 220명의 여성 지휘자가 참가해, 여성 지휘자의 밝은 미래에 대한 기대를 실감케 했다.

  여성 지휘자의 역할은 느리지만 멈춘 적이 없었다. 역사 속 여성 지휘자들의 노력과 눈물의 값은 사라지지 않고 서서히 열매를 맺고 있는 것이다. 

   ■ 20세기에 처음 등장한 여성 지휘자들 

  20세기에 처음 등장한 여성 지휘자 몇 명을 간단히 소개한다. 

  우선 비어트리스 브라운은 펜실베이니아 스크랜턴에서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다. 주디스 소모기는 아메리칸 코랄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로 활동했고, 말러의 조카 딸인 알마 로제는 스스로 <빈 왈츠 소녀들>이라는 오케스트라를 창단해 지휘 활동을 했다.

  또 프랑스의 잔느 에브라르, 캐슬린 리디크는 런던 여성 스트링 오케스트라를 창설해 어렵게 단체를 이끌었고, 마거릿 힐리스는 시카고 심포니 합창단의 지휘자로 활약했다. 에델 제린스카는 보스턴 필하모닉을 창설했지만, 별도로 보스턴 여성 심포니 오케스트라도 만들어 여성 지휘자로 두각을 나타냈지만 결국 은퇴야 했다. 

  안토니아 브리코는 메트로폴리탄에서“여성 밑에서 노래할 수 없다”는 바리톤 가수의 항의에 실제로 해고됐다.

  여성 지휘자 중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인정받는 사람은 프랑스의 여성 나디아 불랑제다. 그는 포레와 스트라빈스키에게 공부했고, 보스턴 심포니와 필라델피아를 최초로 지휘한 여성이다. 

  그 이후에는 이렇다 할 여성 지휘자의 출연은 없었다. 그러던 중 1976년 세라 콜드월이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라 트라비아타>를 지휘하며 여성 지휘자로 진출한다, 

  이후 시안 에드워즈가 등장해 런던 코번트 가든에서 지휘한 첫 여성으로 나섰는데, 그는 이곳에서 3년 동안 지휘하며 여러 작품을 성공시켰다. 그런데도 정식 채용되지 못했고, 유명 연주단체의 이벤트성 지휘를 이어갔다. 결국 영국 국립 오페라의 음악감독으로 임명되었지만, 그마저도 3년 만에 그만두었다.

  20세기부터 꾸준히 등장해 온 여성 지휘자들로 인해 점점 지휘대의 벽이 낮아지고 있다. 그러나 유명 오케스트라에 정식 채용되거나 중요한 연주를 맡기까지 아직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이 기사는 클래식 음악 칼럼니스트 정은주 씨의 글을 중심으로 인터넷의 글들을 참고로 간추린 것입니다. 정은주 씨는 <알아두면 쓸모 있는 클래식 잡학사전>의 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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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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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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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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