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도 더웠지만, 올여름은 끊임없이 거의 매일 100도에 가까운 열기를 뿜어내고 있습니다. 이처럼 집요하게 더위가 지속되면, 어느정도 익숙해질 수도 있으련만, 한낮의 열기는 날이 갈수록 견디기 힘들어집니다. 10월의 인디언 섬머가 지나가야 비로소 여름이 지나갔음에 안도하게 되는데, 아침저녁 서늘한 바람에 떨어진 낙엽이 이리저리 뒹구는, 선선한 가을이 간절히 그리워집니다.
전원도시 애틀랜타의 교외에 사는 조카의 초청으로 봄, 가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뒷마당과 도시 곳곳이 숲으로 우거져 있고, 도시 곳곳에 큰 공원들이 여기저기에 있어서, 공원을 거닐 때면 마치 요세미티 공원을 온 듯 착각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높은 산과 바다가 가까이 없어서,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반면에 LA는 바다와 높은 산들이 가까이에 있어서, 더운 여름에도 더위를 식힐 수 있는 천혜의 도시이며, 그 고마움에 감사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베르뉴 지방은 남프랑스의 중앙부 산악 지대로서, 알프스와 피레네산맥 Los Pirineos와는 다르게 형성된 프랑스 중앙을 가로지르는 산맥의 줄기를 타고 앉아 있는 아름다운 곳입니다. 병풍처럼 둘러쳐진 산자락들, 푸른 목초지, 갖가지 과일이 생산되는 수많은 과수원, 맑은 호수, 바위를 타고 흐르는 계곡들, 양 떼들 … 오베르뉴는 그래서 프랑스 최고의 명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작곡가 요셉 캉틀루브(Joseph Canteloube, 1879-1957)는 오베르뉴 지방의 아노네 Annonay에서 태어난 토박이로, 프랑스 민요에 대해서 강한 열정이, 그의 작품 세계의 녹아있습니다. 그는 수십 년 동안 고향의 민요를 수집, 정리하고, 편곡하여 모두 다섯 권으로 출판하였습니다.
캉틀루브의 역작인 '오베르뉴의 노래'는 제1권의 2번째 곡으로, 민요의 가사 내용은 고원지대의 양치기 목동들이 목초를 찾아 유랑하는 모습을 소박하고 서정적인 선율에 담아 그려내고 있습니다. 유목 생활 속에서 피어나는 젊은 목동과 양치기 아가씨의 풋풋하고 애틋한 사랑을 담은 아름다운 곡입니다
조금도 겁내는 빛없이,
바일레로를 노래하네요
나도 마찬가지로 태연합니다,
당신 역시 바일레로를 노래하고 있으니까
목동이여, 목장에는 꽃이 만발합니다,
여기 와서 바일레로를 부릅시다.
이쪽은 온통 초록 풀밭입니다,
당신이 이리 와서 바일레로를 부릅시다
목동이여,
냇물이 우리를 갈라놓고 있고
나는 건너갈 수가 없으니 어쩌지요, 바일레로.
그럼 내가 당신께 건너갈까요, 바일레로
전원의 냇가에서, 목동과 건너편에 있는 양치기 아가씨와 서로 마주 보며 주고받는 사랑의 노래입니다. 곡 내용은 서로 주고받는 노래지만, 솔로 소프라노의 노래입니다.
캘리포니아가 자랑하는,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서쪽과 동쪽에는, 아름다운 공원들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여름이 가기 전에 이 아름답고 시원한 자연을 찾아, 깡틀루브의 목동의 노래를 들어 보아야겠습니다<*>
문의 chesonghw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