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5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산악인 또는 모험가들이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 뛰는 곳들이 있다. 히말라야, 알프스, 파타고니아, PCT, 산티아고 순례길 등, 그리고 또 빠지지 않는 의외의 장소가 있다. 알래스카의 데날리 산(Denali. 6,194m) 이다. 많은 이들이 맥킨리 산으로 기억하는데, 미국 25대 대통령 윌리엄 맥킨리의 이름에서 유래되어 1896년부터 불렸으나, 2015년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원주민들의 원래 이름인 데날리로 바뀐다. 북미 최고봉으로 6,194m에 불과하지만, 태평양에서 바로 치솟아 해발 높이에 비해 매우 험준하고 고위도에 위치해 기상도 험악하고 등반 난이도가 무척 높다. 등반 기점이 1,000~2,000m에 위치해 등반 고도로는 세계에서 가장 높다. 에베레스트는 3,500m 등반 고도지만 데날리는 5,000m가 넘는다. 산소 농도가 히말라야 7,000m급이고 동계에는 섭씨 영하 50도 이하 혹한이 맹위를 떨친다.

   1977년 한국인 최초 에베레스트 등정으로 온 국민의 찬사를 받았던 고상돈 대원이 1979년 맥킨리 산 하산 도중 추락사했으며, 일본인 최초 에베레스트 등정자이자 12,000Km 빙판을 단독 주파하여 인류 최초로 북극점에 선 일본의 영웅 우에무라 나오미 또한 1984년 맥킨리 등정 후 하산 도중 실종되었고, 장애인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으로 세계 산악계를 감동하게 했지만 2021년 히말라야 등반 중 실종되었던 고 김홍빈 대장이 10개 손가락을 잃은 곳도 맥킨리 산이었다. 그리고 지금의 데날리 산. 그 이름에는 어떤 영광과 비극이 공존하는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영화가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배우 숀펜이 10년을 준비하여 만들었다는 '인투더 와일드(In to the Wild)'. 부유한 가정, 명문대 졸업으로 탄탄한 미래가 보장된 크리스 맥캔들리스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가지고 있던 모든 걸 구호 단체에 기부하고 신분 증명과 신용카드도 버린 후 가족과의 연을 끊고 사라진다. 2년간 미국의 온갖 곳을 떠돌던 그는 1992년 히치하이킹으로 알라스카로 향한다. 집착에 가까운 알래스카로의 녹록지 않은 여정 끝에 데날리 국립공원 근처에서 버려진 버스를 발견하고 그곳을 임시 거주지로 정한 후 수렵과 채집으로 생존을 이어간다. 자유와 고독 속에서 맨몸으로 자연과 대면했던 113일간.  그러다 실수로, 독성이 있는 야생식물을 먹고 앓아누운 채 서서히 굶어 죽어간다. 죽음을 감지한 그는 사망 직전, 직접 쓴 메모지를 들고 카메라에, 애써지은 미소가 슬퍼 보이는 자신의 마지막 모습을 남긴다. 25세 청년의 마지막 작별 인사는 이러했다. 나는 행복했고 신에게 감사한다. 안녕! 모두에게 신의 축복을! 그의 시신은 몇 개월 뒤 인근의 사냥꾼에게 발견되고 그의 비극이 세상에 알려진다. 그의 영혼은 행복하고 자유로웠을까. 그의 비극과 상관없이 지금도 많은 모험가가 데날리를 꿈꾼다.

   엔젤레스 국유림, 산가브리엘 산맥 중심에 위치한 Mt  Islip은 1800년대 중반 이곳 풍광에 반해 이곳에 거주한 캐나다인 George Islip의 이름을 딴 곳으로, 오래전부터 정상에서 보는 LA 일대의 전망과 모하비사막, 산맥 고봉들의 위엄 등이 출중하며, 정상에는 1927년 산불 감시를 위해 산림국에서 세운 전망대와 캐빈의 석조잔해가 남아있다. 바로 옆 크리스탈 호수는 남가주 유일의 자연호수이다. 크리스탈 레이크 캠프장 끝, Windy Gap 트레일 헤드에서 Windy Ridge Trail 방향으로 들어선다. 파인트리 가득한 숲속 등산로는 PCT 길과 겹친다. 피톤치드 향 듬뿍 호흡하며 0.4마일 후 소방 도로를 만나고 가로질러 길을 건넌다. 계속 오르면 30여 분 후 삼거리 표지판을 보며 Big Cinega Trail 왼쪽 길로 들어선다. 아래 계곡의 멋진 전망을 보며 감탄사를 내뱉지만, 트레일을 돌며 흐르는 땀은 그래도  Windy Gap에서 때때로 불어주는 청량한 바람이 식혀준다. 3마일 지점 아이슬립릿지 트레일을 만난다. 정상까지 0.9마일 남은 표지판에서 왼쪽으로 마지막 피치를 올린다. 다소 가팔라진 몇 번의 스위치백을 지나고 정상에 서면 발디 산과 산가브리엘 산 계곡과 크리스탈레, 북쪽의 모하비사막 전경까지 360도 파노라믹 뷰가 꿈같이 펼쳐진다.

   ▶ 높이; 8,250 피트.  등반고도; 2,450피트.  왕복; 8.5 마일.  난이도; 3 (최고5).  등급; 4 (최고 5)  ▶ 가는길;118(E)-210(E)- Azusa Ave 에서 내려 산길 북쪽 39HWY 직진-East Fork 다리 지나고, 39Hwy 계속 따라가면 Camp Ground 끝에 있는 파킹장.

 

산행 1.jpg

 

산행 2.jpg

 

 

  1. Josephin Peak - <밸리산악회> 김 찬 호-

    한국 산악계에 큰 족적을 남긴 박영석 대장(1963~2011). 그의 카리스마와 친화력으로 많은 후배가 그를 따랐고 소위 박영석 사단에 합류하는 것을 열망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현재, 한국 산악계에 박영석 사단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본인도 2011년 히말라...
    Date2023.02.26 ByValley_News
    Read More
  2. Inspiration Point -<밸리산악회> 김찬호-

    마라톤을 완주(42.195 km)한다는 건 인간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그 극한의 상황을 장시간 견뎌야 하는 고문에 가까운 종목이기에 풀코스를 완주해본 일반인은 별로 없는 게 사실이다. 한번 산행에 평균 2파운드 체중 감소를 겪는데 마라톤 풀코스 완주 ...
    Date2023.01.30 ByValley_News
    Read More
  3. Mt, Lukens - <밸리산악회> 김찬호 대원-

    경남 울산 울주군에서 열리는 국제 산악영화제가 있다. 2015년 시작하여 올해까지 7회째 진행되어 해마다 40여 개국 200여 편의 산과 사람, 자연과 환경 관련 다큐, 영화들이 상영되는데 2021년 초청작인 로체(Lhotse)를 우연히 보고 느꼈던 감동이 아직도 생...
    Date2022.12.30 ByValley_News
    Read More
  4. Strawberry Peak -<밸리산악회> 김찬호-

    최근 넷플릭스에서 시청한 히말라야에 관한 다큐멘터리에서 에베레스트 상업 등반의 심각한 현실이 조금은 충격적이었다. 4~5월 하계 등반이 시작되면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는 수백 개의 텐트가 생겨나 하나의 타운을 이룬다. 전 세계에서 온 수백 명의 등...
    Date2022.12.01 ByValley_News
    Read More
  5. MT. Hawkins -<밸리산악회> 김 찬 호 -

    한 남자가 있다. 15세 때 난독증 판정을 받고 학업을 포기하게 된 그는 엘리트 군인을 양성하는 영국 공수 특전단에 지원, 5번의 불합격 끝에 입대에 성공하나 언어장애로 인해 진급할 수 없다는 현실에 낙담, 12년의 군 생활을 정리하고 1997년 제대를 선택한...
    Date2022.10.31 ByValley_News
    Read More
  6. 존 뮤어 트레일(JMT) - <밸리산악회>김찬호-

    세계 3대 트레일을 꼽으면 많이 거론되는 곳이 있다. 캐나다의 웨스트코스트 트레일,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그리고 미서부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존 뮤어 트레일이 그것이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이민자로 탐험가이자 환경운동가인 존 뮤어(1838~1914)는 그...
    Date2022.09.27 ByValley_News
    Read More
  7. Mt. Islip Via Crystal Lake -<밸리산익회> 김찬호-

    산악인 또는 모험가들이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 뛰는 곳들이 있다. 히말라야, 알프스, 파타고니아, PCT, 산티아고 순례길 등, 그리고 또 빠지지 않는 의외의 장소가 있다. 알래스카의 데날리 산(Denali. 6,194m) 이다. 많은 이들이 맥킨리 산으로 기억하는...
    Date2022.09.02 ByValley_News
    Read More
  8. Mt Baldy East Route-<밸리산악회>김찬호-

    지구상에서 인간의 발길이 닿기 어려운 5개 지역이 있다. 세 개의 극점(북극점, 남극점, 에베레스트)과 두 개의 극지(그린란드, 베링해협)을 일컬어 5극지라고 한다. 세계 최초로 그리고 지금까지 유일하게 5극지 탐험에 성공한 산악인이 있다. 홍성택 대장(56...
    Date2022.08.02 ByValley_News
    Read More
  9. Kelly Camp -<밸리산악회> 김찬호-

    잉글랜드, 스코틀랜드,웨일즈의 최고봉을 24시간 안에 등정하는, 영국 산악인들의 통과의례, 3 피크 챌린지를 한국의 산하에 반한 영국인 탐험가, 제임스 후퍼가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당일 산행 등정으로 지난해 최초 시도하고 성공하면서 한국산악계에 신...
    Date2022.06.30 ByValley_News
    Read More
  10. San Gorgonio Dry Lake -<밸리산악회>김찬호-

    에베레스트에는 정상을 향한 등반 루트가 20개가량 된다. 히말라야 고봉들의 전체 등반 루트역시 셀 수 조차 없이 많은 건 당연한데 그 많은 루트 중, 에베레스트 남서벽, 로체 남벽, 안나푸르나 남벽, 이 세 곳이 가장 어려운 3대 난벽이라고 불리운다. 그 중...
    Date2022.06.02 ByValley_News
    Read More
  11. Mugu Peak, LaJolla Valley-<밸리산악회>김 찬 호 -

    영국인 탐험가 제임스 후퍼(36세). 그의 경력이 예사롭지 않다. 영국에서는 모험을 꿈꾸는 청년들의 버킷리스트이자 통과의례로 여긴다는 3 피크 챌린지가 있다. 오랜 전통의 이 챌린지는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웨일스에 있는 가장 높은 봉우리 3개를 24시간 ...
    Date2022.04.29 ByValley_News
    Read More
  12. Mt Pacifico Via Three Points –PCT -<밸리산악회>김 찬 호 -

    위대한 등반가 중에서도 우뚝 서 있는 두 거인이 있다. 살아있는 전설이며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최초 완등자인 이탈리아의 “라인홀트 매스너"와 두 번째 완등자인 폴란드의 "예지 쿠쿠츠카". 라인홀트 매스너는 1970년 낭가파르바트에서 시작, 1986년...
    Date2022.03.31 ByValley_News
    Read More
  13. Hasting Peak -<밸리산악회>김 찬 호 -

    히 말라야 8,000m의 산소농도는 평지의 1/3로 제자리에서 숨 쉬는 것만으로도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죽음의 지대라고 불린다. 지금은 장비가 발달하고 등반 루트가 개척되면서 수많은 상업 등반대가 히말라야 등정에 나서지만, 장비가 미비했던 1990년대 이전에...
    Date2022.03.03 ByValley_News
    Read More
  14. Fox Mountain -<밸리산악회> 김찬호-

    팬데믹의 혼란 중에 또 하나의 큰 별이 졌다. 영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산악인 "더그 스콧"이 2020년 12월 79세를 일기로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20세기 등반사에 획을 긋는 모험과 고산 거벽 등반에 평생을 바쳐왔다.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
    Date2022.02.01 ByValley_News
    Read More
  15. 산타모니카 백본트레일-<밸리산악회>김찬호-

    미대륙을 종단하는 3대 장거리 트레일인 서부의 PCT(2650마일), 중부의 AT(2181마일), 동부의 CDT(3100마일)를 모두 완주한 초인적인 6명의 한국인 트리플크라우너. 그들의 후일담을 들어보면 한국에선 경험하지 못한, 미국만의 감동적인 선진 하이킹 문화체험...
    Date2022.01.06 ByValley_News
    Read More
  16. 언제나 설레이는 정상의 경치 San Gabriel Peak. Mt Lowe_김 찬 호 <밸리산악회>

    팬데믹이 가져다준 전 지구적인 일상의 변화 속에, 산악인이나 하이커들의 도전 트랜드 역시 많이 변하고 있다. 인원과 비용이 많이 드는 에베레스트 등정같이 규모와 스케일이 큰 목표에서 경제적이며 혼자서도 가능한 장거리 트레일 하이킹에 도전하는 사람...
    Date2021.12.01 ByValley_News
    Read More
  17. 비를 기다리는, 그래서 고마운 숲속 청량함 Tom Sloan Saddle-<밸리산악회>김찬호

    미 서부 태평양 연안 등산로인 PCT(2,663마일), 미국 중서부 5개 주에 걸쳐 록키 산맥을 따라있는 CDT(3,100마일)와 함께 미국 3대 트레일로 꼽히는 장거리 하이킹의 시초인 AT(애팔래치안 트레일 2,181마일, 3,510Km)는 미 동부 14개 주에 걸쳐 애팔래치아산...
    Date2021.10.06 ByValley_News
    Read More
  18. 비를 기다리는, 그래서 고마운 숲속 청량함 Tom Sloan Saddle-<밸리산악회>김찬호

    미 서부 태평양 연안 등산로인 PCT(2,663마일), 미국 중서부 5개 주에 걸쳐 록키 산맥을 따라있는 CDT(3,100마일)와 함께 미국 3대 트레일로 꼽히는 장거리 하이킹의 시초인 AT(애팔래치안 트레일 2,181마일, 3,510Km)는 미 동부 14개 주에 걸쳐 애팔래치아산...
    Date2021.10.06 ByValley_News
    Read More
  19. Mt. Pinos -<밸리산악회>김찬호 대원-

    치명적인 사고를 겪고도 다시 산을 오르는, 등산 병에 빠진 이들의 사고회로는 정말 불가사의다. 불굴의 산악인 김홍빈 씨(55세). 1991년 북미 최고봉 맥킨리 등정에 나섰다가 조난을 당하고 죽음 직전에서 구조되나 동상으로 10개 손가락을 모두 잃는다. 귀...
    Date2021.08.26 ByValley_News
    Read More
  20. Mt. Baden Powell -<밸리산악회> 김 찬 호 대원-

    팬데믹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와 접촉을 꺼리는 분위기 탓에 각종 모임과 실내운동이 제한을 받으면서, 그 대안으로 등산에 초보 입문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음을 산행할 때마다 실감한다. 그러나 의욕적으로 시작은 하였으나 등산 장비와 기본 지식 등의 준...
    Date2021.07.24 ByValley_News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Next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