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연속 금리인상에도 물가 급등을 잡지 못해‘고물가, 고금리, 불경기’에 동시에 빠지는 스태크 플레이션에 내몰리지나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연준이 지난달에도 최소 0.75, 많게는 1% 포인트나 기준금리를 또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물가 급등의 다른 원인들인 식량과 에너지의 공급난과 주거비 등은 통제하지 못해 물가 잡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침체만 불러올 것으로 경고받고 있다.
물가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이 좀처럼 물가 급등을 잡지 못하자 고물가, 고금리, 불경기 등 3중고를 한꺼번에 겪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지지나 않을까 공포가 되살아나고 있다.
연준은 40년 만의 물가 급등을 잡기 위해 3월과 5월, 6월과 7월 등 4차례에 걸쳐 2.25%나 기준금리를 올렸으나 CPI(소비자물가)는 6월 9.1%에서 7월 8.5%, 8월에는 8.3%에 그쳐 기대에 못 미쳤다.
이 때문에 연준은 더욱 빠르고 큰 폭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지속할 수밖에 없으며 기준금리가 올 연말에는 당초 3.5%로 예고했다가 이제는 4%를 넘게 될 것으로 시사하고 있다.
문제는 기준금리를 4% 이상으로 올려도 올 연말 물가가 연준이 선호하는 PCE(개인소비지출) 물가로 현재 6.3%에서 5.2%로 1포인트 낮추는 데 그칠 것으로 연준마저 예상해 놓고 있다.
미전역을 종합하는 PCE 물가가 5%이면 대도시들의 CPI 물가로는 올 연말 7%대로 낮추는 데 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연준이 물가잡기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는 물가의 3분의 1이나 차지하는 렌트비와 유틸리티비 등 주거비, 20%를 점유하는 교통비와 에너지비용, 15%를 차지하는 식료품 비용 중에서 절반 이상에 대해선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의회 전문 더 힐이 보도했다.
미국민들의 지출 가운데 32%나 차지하고 있는 주거비의 경우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주택 모기지 이자율도 1년 만에 두 배인 6% 이상으로 뛰어 주택거래에는 찬물을 끼얹는 동시에 모기지 월상 환금, 렌트비 등은 모두 인상하고 있다.
미국의 집값 상승은 연준이 냉각시킬 수 있는 수요가 과열됐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공급부족에 따른 것이어서 연준이 통제하지 못하는 것이므로 물가 잡기에 오히려 역효과만 내고 있다.
6월 중순부터 석달 연속 급락해 1년 전에 비해 10.6% 하락한 휘발유값으로 미국의 전반적인 물가가 다소 진정됐으나 8월에 0.2포인트 낮아지는 데 그친 것은 주거비가 전년에 비해 6.2%, 식품 가격이 11.4%, 의료비가 5.6% 올랐기 때문이었다.
이는 연준이 파격적인 연속 금리인상으로도 물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거비와 식품 가격까지 낮추는 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물가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급등하는데 연준이 통제할 수 있는 분야는 수요의 과열을 냉각시키는 데 그쳐 연준이 할 수 없는 국제분쟁에 따른 공급난, 수송대란, 공급부족 사태 등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물가를 잡을 수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경제에서는 올 하반기와 내년 중반까지 4% 이상의 고금리에도 6~7%의 고물가가 지속되는 고통을 받게 되고 저성장보다 못한 제로성장 제자리 또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연준은 올해와 내년에 각 1.7%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해 놓고 있으나 골드만삭스는 올해 0%, 내년 1.1%에 그칠 것으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경제는 결국 공급 분야 문제를 정치권까지 앞장서 조속히 해결하지 못하면 물가 잡기에 성공하지 못한 채 고물가, 고금리 속에 경기침체까지 초래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란 적색 경고를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