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Bill Murray가 주연한 영화 Groundhog Day를 여러 번 보았습니다. Groundhog Day는 2월 2일에 있는 미국과 케나다의 인기 있는 전통적인 행사로, Pennsylvania Dutch superstition에서 기인하는데, 2월 2일, Groundhog가 burrow 터널에서 밖으로 나와, 맑은 날로 인해 그림자가 생기면, 겨울이 6주 더 길어지고, 만약 날씨가 흐려서 그림자가 없으면, 봄이 빨리 온다는 미신에서 기인합니다.
이 영화는 주인공, Bill Murray와 Andie MacDowel의 알콩달콩한 사랑 이야기인데, Bill이 아침에 깨면 Groundhog Day 즉 2월 2일이 반복됩니다. Bill이 무슨 일을 벌여도, 심지어 자살까지 시도해도, 아침 6시가 되면 깨어나는, 이런 Groundhog Day가 반복됩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동안, Bill은 Andie를 사랑하게 되고, 이웃에게 선행도 베풀며,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피아노 선생에게 라흐마니노프 변주곡 18을 배워 그녀의 환심을 사게 됩니다.
결국에는 Andie도 Bill의 진심을 알게 되어 서로 사랑하게 되는 그날이 지나 다음 날 아침이 되자, 드디어 Groundhog Day의 반복이 멈춥니다. 마침내 2월 3일, 즉 다음 날로 넘어가게 된다는, 한 시골 마을에서 벌어지는 온정과 사랑이 가득한 영화입니다.
라흐마니노프(1873-1943)는 러시아 출생의 후기 낭만파 음악가입니다. 제가 2015년 6월에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소개해 드린 적이 있는데, 이 곡은, 매일 듣기가 아까워서 가끔 듣는 아름다운 곡입니다. 마치 장롱 속에 숨겨놓은 아끼는 보석을 가끔 들여다보는 즐거움처럼... 저도 작곡가 라흐마니노프를 아낍니다.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리던 파가니니가 작곡한 독주 바이올린 카프리스 24번 A 단조는 24개의 변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곡은 이미 브람스와 리스트의 작품에서 사용되었습니다.
라흐마니노프도 카프리스 24번의 변주를 사용해, 그의 대표적인 말년의 작품으로,“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작곡하였는데, 초연은 1934년 11월 볼티모어에서 스토코프스키 Stokowski의 지휘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본인의 피아노 연주로 발표되었습니다.
라흐마니노프가 작곡한 5개의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중 가장 마지막 작품이며, 미국 망명 후 작곡했던 또 다른 작품인 피아노 협주곡 4번에 비해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1934년 여름, 스위스에서 작곡한 이 광시곡은 파가니니와 달리, 서정적인 감정이 담겨있는데, 24개의 변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18번 안단테 칸타빌레(느리고, 노래하듯 부드럽게)는 원곡인 파가니니의 카프리치오 멜로디가 쉽게 떠오르지 않을 만큼 다른데, 파가니니의 곡이 빠르고 자극적이라면, 라흐마니노프는 느리고 낭만적입니다.
전체적으로 피아노 협주곡의 형태를 지니고 있으며, 크게 3부분으로 나누면 빠르게(~10변주), 느리게(11변주~18변주), 빠르게(19변주~24변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또한 일반적인 변주곡은 주제를 맨 앞에 제시하는 것에 반해 이 곡은 간단한 변주 후에 주제를 제시합니다.
작품 43번 중에 18째 변주가 아름답고 단독으로 자주 연주되지만, 저는 작품 43 전곡을 모두 감상하시길 권합니다. 첼로로도 자주 연주되는 첫 번째 변주를 시작으로, 3악장 형태를 띤 피아노 협주곡으로 들어도 손색이 없는 것 같습니다.
요즈음 K-Mozart에서 어렵지 않게 연주와 연주 사이에 광시곡 18째 변주를 들을 수 있습니다.
아! 귀에 익은 멜로디인데 … 네, 바로 이 곡이 라흐마니노프가 작곡한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 작품 43번”중 18번째 변주입니다.<*>
문의 chesonghw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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