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문단을 대표하는 이민 1세대 재미문학가이자 큰 스승이었던 고원(본명 고성원, 1925~2008) 시인의 시비(詩碑)가 고향인 충복 영동에 세워졌다. 시비는 영동의 대표 관광지인 송호리 관광지 내에 건립됐다.
재미 고원기념사업회는 지난 10월25일, 정찬열 회장과 김동찬, 이용우 총무등 미주 문인 6명과 영동 문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막식을 거행했다.
고원기념사업회는 고원 시인의 시 정신을 기리고, 지역사회에 널리 알리기 위해 시비 건립을 추진해왔다.
시비에는 시인의 사진과 대표 시 <오늘은 멀고>를 중심으로, 시비 건립의 말, 도움을 분들의 명단 등이 새겨져 있다. 건립의 말은 다음과 같다.
“머나먼 미국 땅에서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앞장서 투쟁하였고, 한글사랑을 펼친 시인 고원. 님의 온 생을 바친 조국애와 시정신을 기리고자 미주의 후학들과 영동군민이 한 마음으로 이 기념시비를 세운다.”
고원기념사업회 정찬열 회장은“시비 건립에 힘써준 영동군에 감사하고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수려한 경치와 함께 아름다운 시를 가슴에 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비건립에 도움을 준 이들은 미국의 고원기념사업회, 시비건립 위원장 박창규, 한국의 석광훈 신부, 유낙준 주교, 박세복 군수, 정영철 군수, 강호중 교수, 김용철 교수 등이다.
고원 시인은 1925년 영동 학산 면에서 출생해 1952년 3인 시집 <시간표 없는 정거장>으로 등단 후 1964년 도미, 한미 양국에서 60년 가까이 문예활동과 후배양성에 주력했다. 미주 한인사회에서는 20년 이상 <글마루>를 통해 많은 문인들을 배출하고, 순수문예지 <문학세계>를 창간하여, 별세할 때까지 꾸준히 발간했다.
또한, 고원 시인은 오랜 동안 노스리지와 포터랜치에 거주한 밸리 이웃사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