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ion Peak via East Canyon -<밸리산악회> 김찬호 대원-

by Valley_News posted May 3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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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산 중 종종 마주치는 사람들이 있다. 산을 가볍고 빠르게 달려가는 사람들. 걷기에도 힘들고 버거운 산을 힘차게 뛰어가는 그들을 보면, 왠지 다칠 것 같아 위험해 보이기도 하고 또  한편, 나도 한번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은연중 들기도 한다. Trail Running 인구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마라톤처럼 잘 포장된 길이 아닌 산길, 둘레길, 해안, 사막 등 자연의 트레일을 달리는 아웃도어 스포츠로 그 수요와 공급은 트레일 문화가 발달한 미국과 유럽을 필두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까지, 폭발적으로 그 외연을 넓혀가고 있는바, 나이 때문에 도전하는 것을 주저하거나, 그 격렬한 활동성에  대한 두려움에 포기해 버리는 게 보통 사람들이라면, 마라토너 이무웅(80세) 씨는 여든을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트레일 러닝을 멈추지 않는다. 젊은 시절 테니스를 즐기던 그가 손가락을 다쳐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자 생각해  낸 것이 달리기였다. 집 근처 학교 운동장에서 연습을 하다가 첫 공식 대회에 참석한 게 1998년 춘천 마라톤대회. 10km 단축 부문을 완주했을 때 그의 나이 56세. 그때부터 그의 험난한 마라톤 여정이 인생 2막의 전부가 되었다. 마라톤  클럽에 가입하여 체계적인 훈련을 받고 60세가 넘어 처음 풀코스를 완주했을 때는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풀코스가 싱겁게 느껴져 100km 울트라 마라톤에 출전하게 되고,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참가하게 된 세계 4대 사막 마라톤대회에서 그랜드슬램(사하라, 고비, 칠레 아타카마, 남극)을 달성하는 등 지금까지 20여 차례 지구촌 극지 마라톤을 섭렵했다. 사막 마라톤은 식량과 침낭, 비상약 등 약 12kg의 배낭을 짊어지고 250km를 6박 7일간 달리는 극한 마라톤이다. 몇 년 전,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250km 산악 마라톤대회에서는 참가자 중 최고령인 그의 완주를 세계 각국의 모든 선수들이 기립박수로 축하해 주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그런 그가 코로나19 탓에, 2년 넘게 해외에 나가지 못하고 절치부심하던 차에 드디어 2022년 6월, 유럽 조지아에서 열리는 6박 7일 250km 트레일 러닝대회에 참가를 위해 현지로 출발한다. 그리고, 공식 확인은 거기까지. 그 이후의 후속보도나 근황은 어디서도 찾을 수가 없다. 도전 실패는 더 이상 뉴스거리가 되지 않는 현실이 서글프다. 80세 이무웅 씨. 끝나지 않은 그의 도전에 존경과 함께 안녕을 기원한다.

         

   Missiopn Peak은 샌퍼난도 밸리 지역과 산타클라리타 주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산인데도 엔젤레스포리스트 여타 산들에 비해 높이가 낮고 작으며 지역 확장성의 한계로, 타지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그라나다힐 북쪽 O’Melveny Park에서 오르는 South Routh 와 뉴홀시티 East Canyon에서 오르는 North Routh 가 있다. O’Melveny Park에서 오르는 South Routh 는 주말마다 공원파킹장에는 가벼운 차림의 인근 주민들의 차량으로 가득하다. 밸리 전지역과 멀리 다운타운을 바라보며 걷는 트레일은 왕복 5.5마일로 길지 않으나 거친 급경사로가 있고 공원을 벗어나면 그늘이 없어 더운 날씨 산행은 피하는 게 좋으나 산과 구릉에 야생화와 유채꽃이 제법 남아있는 요즘 아침 산행에는 꽤 인기있는 곳이다. 오늘 산행하는 North Routh는 트레일을 감싼 수령이 오래된 Oak Tree 가득한 시원한 숲과 푸른 초원, 노란 파피꽃, 보라색 야생화가 무더기무더기 발걸음을 잡던 야트막한 구릉 지대가 연달아 이어지며, 청량한 공기, 촉촉한 흙길 등산로가 한국의 야산같이 친근한 정겨움을 안겨준다. 주차장에서 왼쪽 개울을 끼고 들어선 등산로 초입과, 1마일여 가는 동안 4월의 잦은 폭우로 곳곳에 패인 웅덩이, 떨어진 낙석, 뿌리 드러내고 넘어진 고목 등으로, 일부 망가진 등산로가 있으나 산행에 지장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 5월 들어 상승한 기온으로, 고산들의 녹은 눈이 돌발 산사태로 이어질 수 있어 아직 많은 등산로가 개방되지 않아 선택지가 많지 않은 현재, 산악회 공식 산행지로 처음 찾은 Mission Peak North Routh는 기대 이상의 만족감으로 다음을 기약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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